관리는 종합예술이다 <223>


김경렬 율산개발(주) 경영·지원 총괄사장

 

세상의 모든 것은 값이 있고 값은 적정해야 하는데 과연 어떻게 값을 결정해야 서로 이해할 수 있을까요? 무조건 싼 값으로 좋은 것을 얻는 방법이 있을까요? 

1. 생산자(공급자)가 생각하는 값
생산자는 팔아서 이익을 남겨 다른 것을 사고 싶은 것입니다. 팔아서 얻은 이익 그 자체가 아니라 다른 것을 얻고 싶은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교환이 필요하고 교환가치를 담보하는 화폐가 생겨난 것입니다. 생산량이 적을 때는 필요한 사람의 수에 따라서 값을 정합니다. 보석류나 특허제품 등 희귀성이 값을 지배하지요. 그러나 여러 사람이 같은 제품을 생산할 때 많이 팔려는 사람들끼리 값을 내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싸게 팔지 말자는 카르텔(Cartel)을 통해 가격을 통제하고, 아예 자본을 결합해 가격을 독점하는 트러스트(Trust)나 지주회사(재벌)를 통해 다른 업종의 계열사를 통제하는 콘체른(Concern) 등 생산자는 시장독점과 가격통제를 통한 이익 극대화를 추구해 왔으나 공정거래법에 의해 카르텔은 불법, 트러스트는 자연소멸, 지금은 엄격한 제한하에 콘체른 제도로 값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지요.

2. 소비자가 생각하는 값
소비자는 싸게 사려고 하지만 도둑이나 강도가 아닙니다. 다만 재화나 용역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지요. 그런데 소비자는 생산원가에 관심이 적습니다. 다만 내가 얼마나 필요로 하는지, 얼마나 지불할 수 있는지 가진 돈을 비교할 뿐이지요. 생산자는 한 가지를 생산하기 위해 자본과 노력을 집중하는 데 비해 소비자는 살아가는 데 여러 가지가 필요하므로 ‘아저씨 떡도 싸야 사 먹는다’는 속담처럼 적정한 값이 아니면 소비를 줄여야 하니 싸게 사려는 노력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소비자는 압니다. 생산자에게는 생산비용과 유통비용 및 생산자가 존속하기 위한 재투자를 위해 이익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입니다. 다만 폭리를 취하지 말라는 것이지요. 생필품이 아닌 것은 소비를 줄일 수 있지만 꼭 필요한 것은 국가의 보호를 받아서라도 구입해야 합니다. 수입을 늘릴 수 없으면 경영비용을 줄여서라도 구매력을 확보해야 하는데 당장 살기 힘들다고 제살 깎아 먹기를 통해 치킨게임을 한다면 같이 망합니다.

3. 적정한 제값은 얼마일까요?
2008년 아프리카의 짐바브웨 공화국에서는 초등교사가 월 급여 5억 짐바브웨 달러(Z$)를 받는데 계란 한 개에 600만Z$, 빵 한 덩어리에 700만Z$로서 월급 5억Z$로 계란 84개, 빵 70덩어리 밖에 살 수 없습니다. 2019년 최저임금은 시급 8,350원으로 하루 10시간, 월 20일 일하면 167만원을 버는데 식비와 주거비 등의 생활비를 감안하면 생존비용으로도 부족하고 더 큰 문제는 하루 10시간, 월 20일을 일 할 수 있는 일자리가 없다는 것입니다. 2010년 7월 6일 주택관리업자 및 사업자 선정지침을 만들면서 주택관리업자의 입찰가격을 위탁수수료 최저가로 해 1㎡당 1원으로 응찰하고 추첨을 할 수밖에 없도록 했습니다. 100㎡ 규모의 500가구 100개 단지를 관리하는 경우에도 월 500만원의 수입이지만, 이것이라면 주택관리업자로서 생존비용도 보장받지 못하는 수준입니다. 10년이 흐른 지금은 평균 6원 정도로 월 3,000만원의 수입으로는 기본 기술인력의 보유나 현장을 지도 감독할 능력이 없으니 결국 관리소장에게 모든 업무를 맡기고 방관하게 돼 관리주체의 의미를 잃고 있는 것입니다. 공동주택은 아무리 정부가 관여하고 싶어도 사유재산이라는 한계가 있으니 입주자대표회의의 선택권까지 박탈할 수는 없습니다. 이제 공동주택의 재산가치를 지키려면 제대로 된 자에게 제값을 주고 관리서비스를 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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