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는 종합예술이다 <222>

 

김경렬 율산개발(주) 경영·지원 총괄사장

 

유대의 율법책인 탈무드(Talmud)에는 세 사람의 친구에 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어려움에 처해 친구에게 동행할 것을 청했는데 한 친구는 즉시 거절, 두 번째 친구는 들어 주기만 했고, 세 번째 친구는 기꺼이 어려움을 함께 해결하는 데 동참했다는 이야기인데, 이 이야기의 첫 번째 친구는 재물, 두 번째 친구는 가족, 세 번째 친구는 평소에 행한 선행으로서 평소에는 눈에 띄지 않지만 마지막까지 남는 것은 이것뿐이라고 합니다.

1. 무전유죄 유전무죄의 환상
누구나 잘못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해결하는 방법은 천차만별입니다. 돈을 주고 죄를 해결하려는 것은 목이 마르다고 바닷물을 마시면서 끊임없는 갈증에 시달리다 가장 고통스럽게 죽는 것과 같습니다. 위인전을 보면 미국의 조지 워싱턴 대통령이 어린 시절 아버지가 아끼는 나무를 자른 잘못을 인정한 것을 두고 ‘정직’의 표상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무전유죄 유전무죄가 될 것이라는 말은 거짓을 포장한다는 것으로 죄를 판단하는 사람에게는 직을 걸어야 할 중대한 결정입니다. 자기의 지위나 결정권 전부를 대신할 수 있을 만큼 죄를 덮어 달라고 하려면 얼마나 많은 돈이 필요할까요? 그리고 명예와 가족이 당할 비난까지도 감당해야 하니 간단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돈을 많이 써도 순수하고 따뜻한 마음이 없는 선행은 위선입니다. 우리는 선행을 가장한 위선을 너무 많이 봐 왔습니다. 돈으로는 죄를 가릴 수 없습니다.

2. 실수도 용서하지 않는다
최근 어떤 주택관리업자는 관리업체 선정 영업을 하고 다니면서 지금 근무하는 관리사무소장을 정년까지 근무하도록 하겠다는 조건을 제시한다고 합니다. 결국 지금 동대표와 입주민들에게 신망을 받는 관리소장이 있는 단지를 대상으로 한다는 것이지요. 동대표가 관리소장은  입대의 의결을 집행하는 것이 업무인데 그러면 회사가 직접 하는 일은 무엇이냐고 하니 대답을 못하더랍니다. 관리소장은 관리업무를 기획하고, 방법을 결정하며, 리스크 요소를 파악하고 대처하며, 사후관리를 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 모든 처리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류를 체크해 주는 ‘업무 교정사’가 없습니다. 법은 무지를 용서하지 않으므로 고의나 중과실 이 아닌 모르고 ‘아차’한 실수도 처벌합니다. 오죽하면 27만원짜리 배수펌프 1대를 구입하고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는데 왜 계약서를 공개하지 않았느냐고 지적을 하고, 장기수선공사의 입찰공고와 사업자 선정을 모두 입대의에서 처리하고도 과태료가 부과되면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관리소장 때문이라며 과태료를 내라고 구상소송을 제기 하기까지 할까요?

3. 남 도와주지 말자
내 욕심을 위해 도움이라는 방법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것이 잘난 체 하는 것이든, 남이 알아주길 바라는 것이든, 이익을 나누는 것이든 말입니다. 그리고 도와주는 것은 전심을 다해 내 일을 하는 것처럼 성과를 내지 못합니다. 세상에 봉사하는 사람은 많은데 목적이 있는 봉사는 독선을 낳습니다. 수단이 정당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목적으로 포장해도 실패합니다. 사람은 많은 사람의 도움을 받고 나도 다른 사람을 도우며 살아가고 있는데, 이 도움은 직접적인 것이 아닙니다. 그저 내 일을 열심히 최선을 다한 결과가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지요. 그러니 남을 돕겠다고 어설프게 나서서는 안 됩니다. 자기일이 아니면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완벽하지 않습니다. 도와주지 말고 그냥 내 일처럼 하면서 어려움을 함께 해야 제대로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책임 있는 사람만이 함께할 수 있습니다. 건성건성 조언하는 동료가 아니라 직접책임을 지는 사람과 의논해야 실패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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