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원인은 ‘변압기 고장’ 아닌 ‘넘어진 촛불’
화재경보기 미작동…입대의 책임 인정 안 돼

“위탁관리 아파트 직접점유자인 주택관리업자에 1차적 배상책임 있어” 마근화 기자l승인2019.07.10 15:15:52l112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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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고법

아파트 변압기 고장으로 발생한 정전으로 입주민이 촛불을 켰고 그 촛불로 인해 화재가 발생했는데 때마침 화재경보기도 작동하지 않았다면 그 책임은 누가 져야 할까.
지금으로부터 약 6년 전인 2013년 9월 22일 오후 6시 30분경 부산의 모 아파트 입주민 A씨는 아파트 변압기 고장으로 인해 정전이 되자 거실 선반 위에 촛불을 켜둔 채 안방에서 잠이 들었다가 한밤중에 촛불이 넘어지면서 화재가 발생, 전신 화상 등의 피해를 입는 사고를 당했다. 화재 당시 경비실에 설치된 화재수신반에는 주경종·지구경종의 스위치가 꺼져 있어 화재 알림 경고종이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으며 관할 소방서는 이 사고로 아파트 관리사무소장에게 1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한 바 있다. 
피해 입주민 A씨 가족은 ‘변압기 고장으로 인해 촛불을 켰고, 화재경보설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화재피해가 컸다’는 취지로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에도 책임이 있다고 항소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앞서 1심 법원은 주택관리업자 B사에 대한 청구에 대해서는 입주민 A씨의 부주의가 화재사고 발생의 원인이었던 점을 감안해 30%의 손해배상책임이 있다며 A씨의 손을 일부 들어줬었다. <관련기사 제1079호 2018년 6월 27일자 게재>
항소심 부산고등법원 민사1부(재판장 김주호 부장판사)도 최근 1심과 마찬가지로 입대의 책임은 인정하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 사고는 A씨가 거실 선반 위에 촛불을 켜둔 채 잠들었다가 촛불이 넘어지는 바람에 생긴 화재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은 변압기의 고장이 아닌 화재고, 화재의 직접적인 원인은 A씨 등의 과실 내지 부주의”라고 밝혔다. 
또한 “A씨 등이 변압기 고장에 따른 정전 때문에 촛불을 켜게 된 것이긴 하나 A씨 등으로 하여금 촛불을 켜게 하도록 하는 것이 그 자체로 위법하다거나 A씨에게 어떠한 손해가 발생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이와 함께 “화재는 변압기 자체에서 발생한 화재 내지 변압기의 고장이 직접적인 원인이 돼 발생한 화재가 아니고 A씨 등이 촛불을 이용한 행위 및 촛불의 관리감독에 관한 A씨 등의 부주의 내지 과실이 개입됐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인정했다. 
뿐만 아니라 “통상 변압기 고장 및 정전으로 인해 이 사건 화재 및 사고와 동일 내지 유사한 사고가 발생하리라고는 쉽사리 예견하기 어려운데다 변압기 고장 및 정전이 입대의 측의 관리 소홀로 인해 발생했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화재사고로 A씨 등이 입은 손해는 변압기 고장과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손해로 보기 어렵다”고 못 박았다.  
특히 “A씨 등은 1심에서 주장했던 주경종 및 지구경종 등 화재경보설비의 미작동 주장을 반복하고 있으나 아파트 공용부분의 관리주체이자 직접점유자는 입대의가 아닌 B사이므로 주경종과 지구경종을 포함한 자동화재탐지 및 경보 설비의 유지관리의무는 관리주체이자 직접점유자인 B사에 있다”며 “주경종과 지구경종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확대된 것이라면 B사가 손해배상책임을 진다”고 판시했다. 간접점유자에 불과한 입대의에 주경종 및 지구경종의 미작동으로 인한 불법행위책임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 
그러자 A씨 등은 “입대의는 아파트 공용부분의 관리업무에 관한 권리의무의 궁극적인 귀속주체면서 공작물인 아파트 공용부분의 간접점유자이므로 전기시설, 소방시설 등 공용부분 하자로 인해 발생한 사고에 대해 민법상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아파트 공용부분의 직접점유자는 입대의로부터 관리업무를 위탁받은 관리주체인 B사고 입대의는 간접점유자”라고 전제하면서 “관리방법 결정이나 공용부분 관리에 관한 일정한 사항들이 여전히 입대의 의결사항으로 남아 있는 점을 참작하더라도 관리주체로서 아파트 공용부분의 직접점유자인 B사의 점유가 입대의의 점유보다 직접적·구체적”이라며 “아파트 공용부분의 관리 하자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이를 보수·관리할 1차적 권한 및 책임은 B사에 있다”고 분명히 했다. 
이는 결국 “민법 제758조 제1항의 1차적인 배상책임을 지는 자는 직접점유자인 B사고 입대의는 B사가 손해방지에 필요한 주의의무를 해태하지 않는 경우에 비로소 그 책임을 진다”며 “B사가 손해방지에 필요한 주의의무를 해태하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 없어 A씨 등의 주장은 이유 없다”고 판시했다.
또 “구 주택법 제47조 제2항에서 입대의에 장기수선계획의 조정의무, 장기수선계획에 따른 주요 시설의 교체 및 보수의무를 인정하는 듯한 표현을 하고 있긴 하나 공용부분의 교체·보수는 관리행위에 포함되는 것으로 관리주체 업무에 속하는 것이 원칙이고, 장기수선계획 관련 규정을 종합적, 체계적으로 해석해 보면 제47조 제2항만을 근거로 위탁관리하는 공동주택의 입대의에 관리하자로 인해 발생한 제3자의 손해에 대해 배상책임을 곧바로 인정하긴 어렵다”고 일축했다. 
 

마근화 기자  yellow@hap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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