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원으로 떠나는 태백여행

이성영l승인2019.07.03 13:35:28l112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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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는 나무들 사이를 지나며 금대봉, 은대봉, 함백산을 따라 
만항재로 이르는 꽃길을 넘으며 산기슭 아래 바다 같은 구름을 만든다

 

태백시내에서 O2리조트와 태백선수촌을 지나 정선으로 이어지는 414번지방도는 ‘환상의 도로’로 들꽃으로 유명한 함백산 길이다. 
7월 초부터 범꼬리가 초록의 산정을 물들이기 시작한다. 물레나물, 태백기린초, 동자꽃, 둥근이질풀, 짚신나물, 터리풀, 노루오줌 등 각종 야생화가 화려하게 피어나며 늦여름까지 벌과 나비들을 유혹한다.  
태백과 경계선인 정선의 만항재가 자동차로 넘는 최고 높이(1,330m)의 길이라면, 태백의 주천역(855m)은 기차역으로 가장 높은 위치에 있다. 또한 용연동굴은 해발 920m에 위치해 우리나라에서 제일 높이 있는 동굴이다. 산상의 도시로 떠나 보는 여름여행은 불볕더위를 피한 여행자들의 발길을 머물게 한다.

▲ 매봉산의 바람의 언덕

바람이 넘어가는 하늘 길에서

태백산이 있어 태백으로 불리는 도시는 매봉산, 천의봉, 백병산, 함백산, 금대봉 등 수려한 경관이 병풍처럼 둘러싸인 고원에 위치한 도시로 주변의 정선, 영월보다 기온이 5℃가량 낮아 여름의 피서지로 적격이다. 
태백시는 국내 최고지대에 위치해 있는 도시로 지역이 평균해발 965m다. 백두대간 자락 허리에 위치한 태백은 2016년 태백산과 함백산 및 주변의 산들이 22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서 태백산국립공원이 됐다. 수천년간 제천의식을 지내던 태백산 영봉(1,560m)의 천제단과 한강의 발원지인 검룡소 등 풍부한 문화자원과 금대봉~대덕산 구간과 만항재의 야생화 군락지, 장군봉 주변의 주목 군락지, 세계 최남단 열목어 서식지인 백천계곡 등 다양하고 뛰어난 생태경관을 보유하고 있다. 
태백시내에서 35번국도를 따라 삼척으로 가다 보면 해발 920m의 재를 만나게 되는데 백두대간의 피재다. 이곳은 한강, 낙동강, 오십천의 분수령이 된다. 비가 오면 빗방울이 한강을 따라 서해로, 낙동강을 따라 남해로, 오십천을 따라 동해로 흘러가니 빗물이 분산돼 분수령이라 해 삼수령(三水嶺)으로 불린다. 삼수령을 피재라고도 하는데 삼척 지방 사람들이 황지지역을  ‘이상향’이라 해 난리를 피해 이곳으로 넘어 왔기에 피해오는 고개라는 뜻으로 사용됐다. 
삼수령 좌측으로 바람의 언덕 표지판을 따라 오르면 낙동정맥의 분기점인 작은피재와 매봉산풍력단지의 장활한 고랭지배추밭을 만난다. 한여름 서늘한 바람과 푸른 배추밭이 고원의 초원을 연상시킨다. 새벽에 그곳을 오르면 먼발치 구름은 하얀 바다를 만들고 아침 햇살 푸른 하늘의 흰 구름은 서늘하고 상쾌한 바람을 불러온다. 삼수령 아래는 태백시 황연동 구와우마을이 있다. 소 아홉 마리가 배불리 먹고 누워 있는 형상을 가진 평화로운 마을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 만항재의 야생화


해발 800~900m에 위치한 고원자생식물원은 멸종 식물 보호 식물원으로 사라져가는 우리 꽃, 우리 식물을 보호 육성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 꽃, 우리 식물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곳이다. 해바라기꽃이 만개하는 여름에는 이국적인 풍경을 만나니 7월 말부터 8월 초순은 해바라기축제 기간이다.  

 

▲ 검룡소

태백은 두 개 강의 발원지로 금대봉 북쪽계곡 검룡소에서 발원한 한강과 태백시내 한가운데인 황지동 황지연못에서 발원해 안동, 상주를 거쳐 남해까지 521.5㎞에 이르는 한남 최장의 하천으로 영남의 젖줄을 이루고 있는 낙동강의 발원지가 있다. 검룡소는 금대봉 기슭의 제당궁샘으로 고목나무샘, 물골의 물구녕 석간수와 예터굼에서 솟아나는 물이 지하로 스며들어 검룡소에서 솟아나와 514㎞의 한강발원지가 되는 곳으로 1987년 국립지리원에서 도상실측 결과 최장 발원지로 공식 인정됐다. 검룡소 주차장부터 1.3km 이어지는 검룡소 오름길은 심한 오르내림이 없어 가족들이 함께 삼림욕을 즐기기에 좋다. 
 

▲ 황지연못

황지연못은 낙동강 1,300리의 발원지로 태백시내 중심부에 위치한다. 연못의 둘레가 100m인 상지, 중지, 하지로 구분되며 1일 5,000톤의 물이 용출하고 있다. 전설에 황부자 집터가 연못이 됐다 해 황지(黃池)라고 부르는데 훨씬 이전에는 하늘 못이란 뜻으로 천황(天潢)이라고도 했다. 가뭄이 들 때는 태백시민의 식수로 사용되기도 한다. 
태백시내를 빠져나와 철암역으로 발길을 돌린다. 과거 석탄을 실어 나르던 화차가 붐볐던 철암역은 석탄산업 사양화로 사람의 발길은 보기 힘들지만, 이곳에는 과거와 현재를 잇는 공간들이 남아 있다. 철암역은 역사보다 그 옆에 자리한 선탄장이 유명하다. 국내 최초 무연탄 선탄 시설이자 우리나라 근대산업사의 상징적인 시설로 평가받아, 등록문화재 21호로 지정됐다. 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를 촬영한 곳이기도 하다. 
선탄장 건너편에 자리한 1970~1980년대 마을과 상가풍경은 기억 저편의 향수를 끌어 올리고, 철암역 건너편 미로마을은 거미줄처럼 연결된 1㎞ 골목에 광산 근로자들의 생활상을 담은 벽화가 있어 철암탄광역사촌으로 재단장돼 전시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철암역에서 승부역, 양원역을 거쳐 봉화의 분천역까지 시속 30㎞로 천천히 산허리를 넘는 백두대간 협곡열차 3량짜리가 하루 3회 왕복 운항되니 낙동강 세평하늘길로 또 다른 여행을 떠날 수 있다. 

▲ 구문소

태백에서 빼놓고 볼 수 없는 곳이 구문소다. 황지에서 흘러나온 물이 동점동에 이르러 큰 산을 뚫고 지나가며 큰 석문을 만들고 깊은 소를 이뤘다. 구문소(求門沼)는 구무소의 한자 표기로 ‘구무’는 구멍·굴의 고어다. 또 다른 말로는 산을 뚫고 흐른다 해 ‘뚜루내’라고도 한다. 주위가 모두 석회암반으로 됐으며 높이 20~30m, 넓이 30㎡의 석회동굴로 석문 위에 자개루가 있고 기암절벽과 어우러져 절경이다. 장마가 시작되기 전 ‘오복의 문 뚜루내 전설이 열리다’를 주제로 용 축제가 열린다. 구문소 자개루에서는 마당소, 삼형제폭포, 닭벼슬바위 등 구문팔경과 5억년 전 바닷가의 다양한 지질구조 등 고생대 화석들을 볼 수 있다. 
고원과 바람, 물과 안개, 수많은 별이 뜨는 서늘한 산상의 도시는 또 다른 여행의 출발지다.

이성영  여행객원기자(laddersy@hanmail.net)


 

이성영  kslee@hap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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