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표 발언권 제한・CCTV 무단열람 ‘해임사유’

서울북부지법, 회장 해임투표 절차 진행 효력정지 가처분 ‘기각’ 마근화 기자l승인2019.06.26 14:02:10l112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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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북구의 모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A씨가 자신에 대한 해임투표 절차를 진행해서는 안 된다며 입대의를 상대로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지만 기각됐다. 
A씨에게 적용된 해임사유는 ▲피트니스 계약체결 등과 관련 독단적으로 업무를 처리한 점과 3,550여 만원의 적자를 발생하게 한 점 ▲하자보수업무를 등한시하고 하자보수 작업을 지연시켜 입주민에게 손해를 입힌 점 ▲보궐선거로 당선된 동대표의 발언권 및 의결권을 제한해 입대의 업무를 방해한 점 ▲의결하지 않은 안건을 의결된 것처럼 제시된 지출결의(피트니스 개장비용) 160여만 원을 임의로 결재 처리 ▲엘리베이터 CCTV를 무단으로 열람해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개인정보의 누설금지)을 위반한 점 등이다.   
이에 대해 A씨는 “절차적 위법사유가 있을 뿐만 아니라 해임사유를 뒷받침할 수 있는 객관적 증거자료가 충분하지 않거나 관리규약에서 정한 해임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면서 “자신에 대한 해임투표는 위법하므로 이를 중지해 달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서울북부지방법원 민사1부(재판장 김한성 부장판사)는 A씨의 주장을 배척했다. 
재판부는 “해임투표 결의는 당시 입대의 구성원 5명 중 A씨를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 전원이 참석한 상태에서 전원 찬성으로 이뤄진 점, A씨는 비록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으나 회의에 관한 공고문 등을 통해 회의일시, 장소, 목적 등을 알고 있었을 것인 점 ▲회장 해임투표 요청을 위한 입대의 의결은 입대의 구성원 과반수 찬성을 받으면 족한 점 등을 종합하면 A씨가 회의소집 통지를 받지 못했더라도 절차적 하자가 중대하거나 명백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아울러 “입대의 임원에 대한 해임 여부는 원칙적으로 입주자들의 자치적인 판단의 대상이 되는 것이어서 해임사유가 관리규약에서 정한 해임사유에 해당하지 않음이 명백한 경우가 아닌 한 입주민들의 의사가 반영된 해임결정은 가급적 존중돼야 한다”며 해임사유와 관련한 법리를 설명했다. 
이어 해임사유 중 피트니스 계약체결 건과 하자보수 관련 업무의 경우 관리규약에서 정한 회장 해임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지만 나머지 해임사유는 관리규약에서 정한 해임사유라고 판단, 해임사유의 실체적 위법사유를 다투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가 보궐선거로 당선된 동대표의 발언권과 의결권을 제한한 것에 대해 동대표의 자격취득 시기를 행정청에 신고한 때로 착각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지만 설령 이러한 사정이 있더라도 별다른 근거 없이 발언권 등을 제한한 A씨의 행위가 정당화된다고 보긴 어렵다”면서 “이는 관리규약에서 정한 동대표의 권한을 부당하게 침해한 것으로 관리규약을 위반한 때에 해당한다”고 해석했다. 
또 입대의 결의가 없는데도 관리주체로 하여금 160여 만원 상당의 컴퓨터 등 물품을 구입하도록 결재한 것은 관리규약 위반에 해당한다고 봤다.   
개인정보와 관련한 해임사유에 있어서도 “정보주체의 동의가 있는 등의 법령이 정한 예외적인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한 제3자가 예외적인 사유가 없는데도 그러한 사유가 없다는 점을 알면서도 영상정보처리기기의 촬영 자료를 제공받는 행위는 개인정보보호법 등에 위반되며 설령 촬영 자료 열람신청 등 관리규약에서 정한 절차를 거쳤더라도 마찬가지”라며 “엘리베이터 안에 설치된 영상정보처리기기의 촬영 자료를 열람한 A씨의 행위가 개인정보보호법 등에 위반된다고 볼 여지가 있으며, 이는 관리규약에서 정한 ‘공동주택관리에 관계된 법령을 위반한 때’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입대의 측 소송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산하 이재민 변호사는 이번 결정과 관련해 “입대의 회장에 대한 해임투표는 그 성격이 사법적인 제도가 아닌 민주적 절차를 보장하고 있는 것으로서, 법령이나 관리규약에서 요구하고 있는 형식적·절차적인 요건을 구비하지 못했거나 제도의 취지에서 벗어나 이를 남용하고 있는 것이라는 사정이 명백히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입주민들이 직접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기회 자체가 가처분 절차에 의해 제한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확인해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근화 기자  yellow@hap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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