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관리는 종합예술이다 <218> 김경렬l승인2019.06.26 13:13:52l1127호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김경렬 율산개발(주) 경영·지원 총괄사장

세상에는 목표만 이야기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대부분 목표는 거창하고 이상적이니 혹하는 사람들이 많지요. 그러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이냐에 대해 얼버무리거나 명확하게 말하지 못하면서 How?라고 말하는 사람을 윽박질러 상처를 주기 일쑤이니 실천계획 없이 목표만 앞세우는 무모함은 경계해야 합니다. 이문열의 단편소설 칼레파타칼라(Kalepa ta cala)는 스피클레스라는 남자가 새로운 지도자가 다리를 저는 것 같다고 말했다가 불온한 언동이라고 경고를 받고 ‘아테르타 시민이여! 우리는 압제받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외치고 시민들은 이 목소리를 신탁(神託)으로 오인하고 시위를 통해 지도자를 몰아내지만 결국 권력에 눈 먼 야심가들로 인해 나라가 멸망한다는 내용입니다.

1. 구체적 실천계획 없는 목표는 위험하다
칼레파타칼라는 참으로 좋은 일은 이뤄지기 어렵다는 그리스 속담으로 스피클레스도 지도자를 몰아내려는 것이 아닌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좋은 생각이 왜곡됐음을 말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목표지상주의는 목표달성을 유일한 가치로 여기지만 목표가 수단의 정당성을 무시하면 일은 성공하지 못합니다. 아파트 관리의 목표는 명확합니다. 건축물과 시설물의 수명은 유한하니 오래 쓰고 고장으로 불편함이 없어야 하며, 유지관리 비용은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목표를 달성할 것인지가 명확하지 않으면 큰 혼란을 가져옵니다. 장기수선계획 수립기준은 최소한의 기준으로서 보다 세부적인 분류가 필요합니다. 특히 부분수선 항목이 대부분 삭제됐고 수선유지비로 사용해야 할 ‘부품교환’의 의미를 정의하지 않아 용도 외 사용으로 인한 과태료 처벌을 받을까 전전긍긍하도록 둬서는 안 됩니다.

2. 처벌규정은 대상이 명확해야 한다
공동주택관리법의 벌칙은 가장 무거운 것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 다음으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 1,000만원 이하의 벌금, 2,000만원 이하의 과태료,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로 그 경중에 따라 처벌하고 있는데, 장충금을 용도 외로 사용하면 경감 없이 1,000만원의 과태료로 무겁게 처벌하면서도 기준이 모호하다면 이는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공동주택을 불편함이 없이 오래 사용하기 위해 반드시 적시에 수선하면서 사용하라는 취지에 따라 강력한 처벌규정을 만들었으면 관리주체와 입주자대표회의가 할 일을 명명백백하게 알 수 있도록 구체적인 기준을 줘야 함에도, 모호한 기준의 장기수선계획을 스스로 조정하도록 하고 처벌만 앞세운다면 자칫 장기수선의 본질을 해치는 결과가 될 것입니다.

3. 관리는 무엇(what) 보다 어떻게(how)가 더 중요하다
모든 국민은 헌법상 재해·범죄로부터 안전할 권리,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쾌적한 주거생활을 할 권리를 보장받고 있으며 관리는 주거생활을 쾌적하게 하는 업무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어떻게 달성할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막연한 목표는 혼란을 가중시키니 일하는 사람에 대해 처벌만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고 수선에 필요한 매뉴얼도 누구나 알 수 있도록 한 후에야 처벌의 정당성이 확보될 것이고, 법령 위반의 1차적 해석과 처벌 여부와 수준을 결정해야 할 지자체 공무원들에 대한 법리교육도 필요합니다. 현장은 최선을 다하고 있음에도 지자체는 문언에만 매달려 기계적으로 처분하고 억울하면 소송하라고 하니, 일을 안 하는 것이 처벌을 면하는 길이라는 업무기피 현상까지 있다면 고의·중과실과 단순 부주의는 구분해야 법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지 않을까요?

김경렬  kslee@hapt.co.kr
<저작권자 © 한국아파트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기기사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여백
한국아파트신문 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152-727) 서울특별시 구로구 구로3동 222-8 코오롱빌란트2차 705호 (주)한국아파트신문
대표전화 : (02)884-5445  |  팩스 : (02)884-5995  |  등록번호 : 공보 다 04289  |  발행인 : 황용순  |  편집인 : 이경석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경석
Copyright © 2002~2019 (주)한국아파트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