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 고

* 이 글은 카페 ‘전아모’ ‘mel73’의 글을 참조한 것입니다.

나는 경리직원이란 직업을 알게 되면서 인터넷에서 이런 저런 정보를 보며 경리를 꿈꿔왔다. 남들은 학원 나오고도 취업이 힘들다고 하지만 되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이력서를 넣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카페에 올라온 서무 자리에 지원했는데 운 좋게 취업이 됐다. 
일단 취업이 됐지만 학원도 다니지 않아  불안했다. 
출근 전날 밤, 첫날에는 민원전화가 많지 않길 바라며 어떤 일을 해야 하고 무슨 일이 벌어질지 참 궁금했지만 설레며 잠이 들었다. 
드디어 첫 출근날. 긴장되고 설레기도 했다. 
출근하자마자 아침부터 수목소독 안내방송을 해야 했다. 처음 해보는 방송이라 너무 긴장이 됐지만 무사히 끝낼 수 있었다. 방송일이 끝나자마자 정신이 없는 상태에서 관리사무소로 전화가 왔다.

서무: “OO아파트 관리사무소입니다.”
입주민: “박기학(?) 있어?” 

나이가 있는 입주민의 문의였다.
서무: “제가 오늘 처음이라 누가 계신지 잘 모르겠는데요. 찾는 분이 ‘박기학’씨인가요?”
입주민: “뭐라고? 잘 모르겠으면 소장 바꿔!”
서무: “소장님 안 계시는데요!”

이상한 전화 같아서 나는 자리에 있는 소장님을 없다고 말했다.

입주민: “그럼 누가 있어?”
서무: “경리주임님이 있습니다.” “경리주임님! 입주민이 누굴 찾는데 잘 모르겠으니 전화 좀 받아주세요!”
경리: “입주민이면 그냥 소장님 바꿔드려요!”

그래서 나는 소장님을 바꿔줬다. 소장님은 통화한 후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소장: “‘바퀴 약’을 찾는데 왜 나를 바꿔주는 거예요?”
서무: “예? 바퀴약은 생각도 못하고 사람을 찾는 줄 알았어요. 소장님, 죄송합니다!”

‘바퀴약’을 ‘박기학’으로 잘못 알아 들었던  것이다. 어찌나 당황스럽던지….

관리사무소장님은 나에게 ‘일은 실수를 하면서 배우는 것’이라고 좋게 말해줬지만  나는 너무 창피했다.
지나고 나면 이번 일도 추억이 되겠지만 열심히 노력해서 실수를 줄이고 많이 배워가면서 일을 열심히 해야겠다.  

저작권자 © 한국아파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