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는 종합예술이다 <216>

무지개는 공중에 떠 있는 물방울이 햇빛을 받아 일반적으로 일곱 색깔이 모여 반원형의 형태로 나타나는 것인데 프리즘을 통해서도 200가지 이상의 색으로 스펙트럼(Spectrum)을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무지개가 아름다워 보이는 것은 주로 보이는 일곱 가지 색의 조화의 결과로서 하나의 색이 너무 강해 다른 색이 안보이면 더 이상 무지개가 아닙니다.

1. 무지개는 조화다
영롱(玲瓏)하다는 말은 여러 색깔이 어우러져 광채가 눈부시게 찬란하거나 소리가 맑고 아름답다는 뜻인데 ‘오색이 영롱하다’는 다섯 가지 색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동양에서 천지가 다섯 가지 성분이 상생한다는 음양오행설에 따라 오색을 모든 색이라고 해석합니다. 마찬가지로 서양에서는 칠(7)을 신성한 숫자로 생각해 칠채색이란 표현은 일곱 가지 색이 아니라 역시 모든 색을 의미합니다. 무지개는 주로 일곱 가지 색으로 보이지만 모든 색의 조화라고 생각한다는 것이지요. 무지개를 뜻하는 홍예(虹霓)는 아이가 구름을 올려다보는 것처럼 때 묻지 않은 순수한 눈이어야 신비한 것을 본다는 뜻인데 모든 것들이 모나지 않고 다름을 배척하지 않으며 어우러져 조화를 이룬다는 것입니다. 가장 편하게 생활해야 하는 공동주택에는 여러 가지 색을 가진 사람들이 살고 있는데 아파트에 무지개는 있을까요?

2. 프리즘(Prism)에 비추면 정체가 드러난다
프리즘은 빛을 분해해 색을 분석해 줍니다. 광학적으로 여러 형태의 프리즘을 만들 수 있고, 프리즘의 재질, 제작방법, 각도에 따라 다양하게 색을 나눌 수 있으니 내가 어떤 프리즘을 갖고 있는지를 알아야 다양한 분석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천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처럼 사람은 알기 어렵습니다. 더구나 사람은 욕심과 지식의 정도도 다르고 수시로 변하므로 일정한 성질을 가진 빛을 다른 방법으로 나눠 보는 것과는 다릅니다. 그 사람을 알려면 어떤 사람인지 비춰 보는 프리즘이 필요합니다. 어떤 프리즘이 필요할까요? 먼저 사람이 가장 영향을 받는 환경을 보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하는 일에 따라 생각과 행동이 다르니 먼저 하는 일을 보고, 어떤 것에 만족과 결핍을 느끼는지 관찰하며, 어떤 사람들과 친한지 싫어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를 확인한 후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면 대충 그 색깔이 보입니다. 그리고 수시로 변하는 현재의 욕심이 어떤 것인지를 알아야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어렵지요? 결국 내 프리즘을 잘 만들고 활용해야 합니다.

3. 나는 어떤 색을 갖고 있나?
아무리 감추고 싶어도 프리즘(Prism)을 통과한 빛은 어떤 색깔인지 드러나게 됩니다. 혼자 살아가는 세상이 아니니 자기가 어떤 색인지 모르는 독불장군은 세상을 망치게 됩니다. 그러면서도 자기가 무슨 짓을 하는지 모릅니다. 사사건건 관공서에 감사해 달라고 민원을 내고, 매일 공무원을 찾아가 항의하며, 입주자대표회의 중에 고성을 지르거나 다른 사람에게 윽박지르고, 적반하장과 교묘한 곡학아세로 질리게 하니 결국 견디지 못하고 사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떤 단지의 감사가 법대로 해야 한다는 이유로 입대의 회장은 의결까지만 하고 집행에는 일체 관여하지 못하게 하며 모든 관리업무 집행확인은 감사인 본인이 하겠다고 합니다. 관리사무소장은 입대의 회장과 감사의 상호견제와 불화로 힘들지만 양쪽에서 한 쪽씩 팔을 잡아당기면서 자기편을 들라고 하는 것보다는 가운데 서있을 수 있어 좋다고 합니다.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견제와 균형은 이루고자 노력해온 덕분에 제도상으로는 정리됐으나 아직 힘의 논리, 억지가 사촌보다 나은 경우가 많습니다. 나는 무지개를 망가뜨리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볼 때입니다. 

저작권자 © 한국아파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