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강기 갇힘사고 관리직원이 관행대로 강제 개방 'STOP'

대법원, 관리사무소장 업무상과실치사로 ‘금고형 집행유예’ 확정 마근화 기자l승인2019.06.05 15:03:55l112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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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군포시의 모 아파트. 지난 2015년 12월 17일 오후 3시경 관리사무소 직원으로부터 25층 2호 승강기에 입주민이 갇혔다는 전화를 받은 기전기사 A씨는 기계실에서 보관 중이던 승강기 도어 해제 비상열쇠를 갖고 경비원과 함께 1호 승강기를 타고 25층으로 올라갔다. A씨는 곧바로 비상열쇠를 이용해 승강기 문을 경비원과 함께 강제 개방했다. 문제는 직전에 승강기가 정상 작동해 갇혀 있던 입주민이 승강기에서 하차했고 승강기는 이미 아래층으로 내려가 25층에서는 승강기 위치를 확인할 수 없는 상태였다. 그러자 A씨와 경비원은 열려진 승강기 도어에 다가가 승강기 위치를 확인했고 그러던 중 경비원이 균형을 잃고 1층에서 올라오던 승강기 위로 추락하면서 사망에 이르렀다. <관련기사 제1054호 2017년 12월 20일자 게재> 
이 사고로 A씨와 관리사무소장 B씨는 업무상과실치사로 기소됐고 2017년 3월 1심 법원은 A씨에 대해서는 금고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B소장에게는 금고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으며, 각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한 바 있다.  
1심 법원은 “승강기 도어를 강제 개방할 경우 추락으로 인한 사고의 위험이 있으므로 전문가의 도착을 기다려 전문가로 하여금 이를 실시토록 해야 한다”면서 “전문가가 도착하기 전에 강제로 열어야만 하는 경우에도 승강기에 사람이 여전히 갇혀 있는지, 승강기가 다시 작동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 반드시 확인하고,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승강로에 추락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하는 등 강제 개방 후에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며 A씨의 과실을 인정했었다.
B소장에 대해서도 승강기 비상열쇠 사용과 관련해 보관장소나 보관책임자를 지정하고, 사용대장을 기록하며, 승강기 갇힘사고 발생에 대비해 담당직원들에게 안전교육이나 대처요령, 매뉴얼 등을 교육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같은 해 11월 항소심 재판부도 이들의 과실을 인정했다. 다만 B소장에 대해서는 1심에서 추가로 적용됐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죄 부분은 제외해 금고 4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으며 40시간의 사회봉사명령을 내렸다.
이에 대해 B소장만 상고를 제기했는데 최근 대법원 제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B소장의 상고를 기각, 원심 판결은 정당하다며 판결을 확정지었다. 
원심 법원이 판단한 사실을 토대로 재판부는 “이 아파트에서는 이전에도 몇 차례 승강기 고장사고가 발생했고, B소장은 1심에서 ‘승강기 사고가 발생한 경우 승객 구조를 전문가가 해야 한다는 점을 알지 못했고, 관행적으로 관리사무소 기전기사가 구조해왔다’고 진술했으며, 관리사무소 기전기사들이 사실상 승객 구조업무를 수행했으나 기전기사들은 안전과 관련된 체계적인 교육이나 매뉴얼을 제공받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아울러 “B소장은 승강기 관리주체로 승강기를 안전하게 유지·관리하고 승강기 사고에 대비할 의무를 부담하는데 자신의 지휘·감독을 받는 관리사무소 직원인 기전기사들을 통해 승강기 내에 갇힌 승객에 대한 구조작업을 수행했으므로 기전기사가 승강기 도어 해제 비상열쇠를 이용해 승강기 문을 경비원인 피해자와 함께 강제로 개방해 피해자가 승강로에 추락해 사망한 사고에 대해 B소장이 승강기 관리주체로서 주의의무를 다했다고 볼 수 없다”며 “B소장의 과실과 피해자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도 인정되며, 기전기사와의 공동정범이 성립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특히 “B소장은 승강기 관리주체로서 승강기 고장 시 승객을 구조하기 위해 비상열쇠로 승강기 문을 강제로 열 경우 승강기의 이동으로 인해 구조자나 승객이 추락할 위험이 있으므로 반드시 승강기 운행과 안전에 대한 지식을 갖춘 관계자로 하여금 비상열쇠를 이용해 구조작업을 하게 할 의무가 있었는데도 관리사무소 직원으로 하여금 관행적으로 비상열쇠를 이용해 승객을 구조하도록 계속 방치한 업무상 과실이 인정된다”며 “B소장의 업무상 과실이 원인이 돼 기전기사의 구조작업 당시 사고가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한편 산업안전보건법 위반과 관련해 2심 재판부는 B소장이 승강기 수리·점검 내지 구조업무를 담당하지 않는 경비원인 피해자에게 승객구조업무를 지시했다거나 경비원이 승강기 사고현장으로 출동해 승객구조업무에 동참한 사정을 알면서 방치했다고 볼 증거가 없는 이상 B소장이 승강기 사고 시 승객구조업무를 담당하는 기전기사를 비롯한 직원들에 대해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조치의무를 부담하는 것과 달리 피해자에 대해 그러한 의무를 부담한다고 보긴 어렵다며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죄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시했었다. 
 

마근화 기자  yellow@hap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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