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근로기준법 위반 ‘벌금형’ 확정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기소된 부산 부산진구 모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A씨가 해당 아파트는 자치관리가 아닌 위탁관리 방식으로 운영돼 근로자들의 사용자는 위탁관리업체인 B사라며 자신에 대한 면책을 주장했지만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법원 제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최근 A회장의 상고를 기각, A회장을 사용자로 판단해 벌금형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그대로 확정했다. <관련기사 제1108호 2019년 1월 30일자 게재> 
원심 판결문에 따르면 A회장은 근로자 4명에 대한 2016년 4월분 임금 중 일부(총 200여 만원)를 임금 정기지급일에 지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공소가 제기된 바 있다.    
이에 대해 원심 법원은 입대의가 관리업체와 위·수탁관리계약을 체결, 관리업체가 관리사무소장 등을 통해 경비원 등 근로자들과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관리업무를 했다면 근로자들의 사용자는 위탁관리업체가 되는 것이 맞지만 해당 아파트의 경우 여러 사정을 종합해 보면 입대의 대표자인 A회장이 근로자들에 대한 사용자의 지위를 갖는다고 판단했었다. 
법원이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자치관리 방식이었던 이 아파트가 2015년 9월경 C사와 위탁관리계약을 체결, 위탁관리 방식으로 변경하려고 했는데 입주민 중 일부가 관리방식 변경을 인정하지 않았고, 기존 관리사무소장 역시 C사 측에 관리사무소를 비워주지 않고 업무인계도 하지 않은 채 계속 관리업무를 수행했다. 이후 C사 측은 근로자들과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려 했지만 근로자들 역시 근로계약서 작성을 거절하자 2016년 2월경 관리업무를 수행할 수 없다는 이유로 계약을 해지했다. 
이에 입대의는 2016년 3월경 B사와 새로운 관리계약을 체결했는데 B사도 C사와 마찬가지로 기존 관리소장 등의 제지로 관리사무소에 들어가지 못했고 직원들과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못하다가 2016년 9월 이후에나 실질적인 관리업무를 수행하게 됐다. B사 측은 2017년 1월경 근로자들과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면서 작성일자를 소급해 2016년 4월 14일로 작성했다. 
또 입대의가 2015년 9월경 관리방식을 변경한 후에도 A회장이 근로자 측과 임금협상을 했고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일부 직원들에게 수당을 통해 이를 보전하도록 지시했다. 더욱이 A회장이 2016년 4월경 근속수당이 최저임금에 포함돼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이 과지급됐다고 판단, 2016년 4월분 수당을 지급하지 않겠다고 결정한 후 B사 측과 협의 없이 경리직원에게 수당을 지급하지 말라고 지시함에 따라 근로자들에게 임금 중 일부가 미지급된 것으로 확인됐다. 
항소심도 1심 판결이 정당하다고 봤다.  항소심 재판부는 입대의가 C사와 사이에 작성한 위·수탁관리계약서에는 수기로 ‘특약조항 1)기존 직원은 포괄승계(인사·노무·회계·법정사항 포함)한다’는 문언이 기재돼 있었던 반면, B사와 사이에 작성한 위·수탁관리계약서에는 ‘관리직원은 고용승계를 원칙으로 한다’고 기재돼 있을 뿐, 당연히 포괄승계한다는 내용은 포함돼 있지도 않았다고 인정했다. 또 관할관청이 2016년 2월경 A회장과 C사 대표이사에게 보낸 공문을 통해 ‘입대의가 보관하고 있는 아파트 관련 모든 자료는 관리주체인 C사가 보관해야 하므로 2016년 2월 25일까지 C사에 인계인수하고, C사는 인계인수서를 작성해 주택법령에 따라 보관·관리해 달라’는 내용의 시정명령을 했다며 C사가 2016년 2월경 관리업무를 수행할 수 없음을 이유로 입대의와 사이에 체결된 계약을 해지할 때까지도 기존 관리업체인 C사가 입대의로부터 관리업무를 인수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 같은 사실들을 토대로 상고심 재판부는 “공소사실을 유죄로 본 원심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근로기준법 위반죄에서의 ‘사용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A회장의 상고를 기각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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