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풍경

 

살콤달콤한 바람 나부 대는 날에 
후리지아 노랑 꽃을 도청 앞 
전일빌딩 입구 리어카에서 한 묶음씩 팔았어
기차레일이 깔린 커피집에 가면
커피에 각설탕이 따라 나오고 
피아노 선율에 실리어 봄 오고

비오는 날엔 길목에서 발목까지 차오른 빗물 속을 
첨벙첨벙 걸어서 학생회관 앞으로 왔어
우산을 핑그르르 돌리면서 사람들이
우산 살을 부딪쳐 가며 싯싯거리는 소리와
비에 섞인 뙤약볕 사이로 해맑은 것들이 
쑥쑥 크는 소리 여름 오고

도청 앞 정류장 앞에서 우연히 친구와 마주치면
헤어짐이 못내 아쉬워 광주공원까지
한 바퀴 돌아오면 노란 해바라기 꽃에
못다한 얘기 새까만 점 되어 영그는  가을 오고

흰 눈이 소복소복 쌓이면 온 동네가
그림 속 동화나라가 되어서 눈 나비를 본 
아기들이 아장아장 걸어 나왔어
충장로 우체국에서 성탄카드 부치는 겨울 오고

사계절이 재깍재깍 재깍재깍 도는
도청 앞 동그란 광장 분수대에서 
어느. 날. 새빨간 꽃이 폈었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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