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노동자의 현실>>우리도 행복하게 일할 수 있을까 |아파트 행정직·시설직 노동자의 근로실태 <28>

Ⅲ 행정직·시설직 설문조사 분석 결과
☞ 지난호에 이어

7. 업무만족도

행정직과 시설직의 종합적인 근로만족도는 각각 4.30, 4.21로 보통 이하에 해당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행정직의 경우 유일하게 약간 만족에 해당하는 5점 이상의 응답이 나온 항목이 근무시간이었는데, 관리사무소 내 사무직은 대부분 주간 업무를 진행하므로 다른 노동자들에 비해 근무시간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시설직은 휴게 이용시간의 자율성에 대한 만족도가 가장 높았다. 가장 만족도가 낮게 나온 문항을 살펴보면 행정직은 휴게실 공간, 시설직은 타 직업 대비 임금 수준으로 나타났다.

Ⅳ 소 결

1. 근로 조건 개선

1)근로자에 대한 처우 및 인식개선
행정 및 시설직 근로자는 가장 표면에 드러나지 않는 직책에도 불구하고 일부 입주민으로부터 욕설, 무시, 폭언, 폭행을 당한 비율이 응답자의 40%를 차지했다. 부정적인 관계는 고용의 불안정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직원 휴게실이나 생리휴가 등 여성 직원 복지도 매우 미흡한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관리사무소에 근무하는 직원들에 대해 ‘내가 내는 관리비로 급여를 받으니 마음대로 부려도 된다’는 인식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아파트 단지가 원활하게 돌아가기 위한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한 근로자로서 직원들을 존중해야 한다.

2)근로계약 기간
행정 및 시설직 노동자의 근로실태는 경비원, 미화원과 마찬가지로 계약 기간이행정직 1.37년, 시설직 1.11년이고 위탁계약기간은 행정직 2.46년, 시설직 2.09년으로 근로계약기간보다 1년 정도 길게 나타났다. 근로계약과 위탁계약기간에서 나타나는 차이는 곧 고용 불안정성으로 이어질 것이다. 
또한 짧은 근로계약기간은 근로자가 책임감을 갖고 업무에 임하기 힘들 것이며, 업무의 연속성을 저해할 것으로 사료된다. 고용에 대한 안정성을 확립하고 근로자가 책임감을 갖고 연속적으로 본인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

3)관리사무소 인원에 비해 큰 업무 과중
설문조사와 신문기사 등을 통해 본 결과 행정 및 시설직 노동자 역시 본인의 주 업무가 아닌 부가적인 업무도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리사무소와의 관계에서 정해진 업무에서 벗어나 부당한 지시를 받은 경우는 행정직과 시설직 모두 8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원처리 역시 업무 중 하나로 하루 평균 6~10통의 전화를 받고 있었으며 많은 곳은 21통 이상 민원 전화가 들어오는 단지도 있었다. 앞서 과다한 민원 업무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응답한 비율이 높았다. 관리사무소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인원 수 대비해 업무 범위 및 업무량이 많아 근로자들의 스트레스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업무 과중을 줄일 수 있는 방법으로는 근로자들의 업무 범위를 계약서에 정확히 명기하고 근로자들에게 인지시켜야 한다. 
또한 효율적으로 민원을 해결하는 방법으로는 앞서 신문기사에서 살펴 본 것처럼 입주민의 지혜를 빌려 효율적으로 민원을 해결하는 방법을 활용한다면 관리사무소의 업무 과중은 줄이고 입주민 참여를 북돋을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 올 것으로 사료된다.

2. 실태조사 통한 데이터 구축의 필요성

아파트 노동자에 대한 연구는 매우 미흡하며 특히 행정직과 시설직에 대한 연구는 전무후무한 상태다. 
본 원고를 작성하기 위해 많은 자료를 검색해봤으나 관련논문이나 데이터 등을 찾는 것이 쉽지 않았다. 아파트 노동자들의 근로환경 개선과 고용 안정을 위해서는 끊임없는 연구가 필요하다. 또한 연구를 위해서는 관련 자료와 데이터 구득이 가장 중요하다.
본 연구원에서 처음으로 2015년 12월~2016년 1월 2차에 걸쳐 아파트 관리사무소 전 직군에 대한 설문을 실시할 때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그럼에도 본 데이터는 처음으로 관리사무소장부터 미화원까지의 전반적인 이야기를 담아냈다는 것에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그러나 여전히 아파트에 종사하는 전체 근로자 모두의 이야기를 담아내기에는 표본의 대표성이 부족하고 현재를 반영하기에는 오래된 데이터가 됐다.
따라서 이 분야의 연구를 꾸준히 지속하기 위해서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관심을 갖고 설문지 설계부터 조사, 정제 및 분석까지 가장 잘 수행할 수 있는 기관에 위탁해 데이터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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