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투표’ 비밀투표로 이뤄졌다면 ‘해임투표’ 유효

동대표 지위 확인 가처분 신청 ‘기각’ 마근화 기자l승인2019.05.01 13:49:15l112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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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 해임투표 아닌 동대표 해임투표 절차 진행…입주민 선택사항 

 

수원지법 안산지원

동대표 및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에서 해임된 자가 방문투표로 진행된 해임투표는 무효여서 자신이 여전히 동대표 지위에 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해임투표가 방문투표로 진행됐다는 사정만으로 공정성이 확보되지 않아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며 호별 방문투표 시 비밀투표 원칙이 지켜졌다면 이는 유효하다는 취지로 해석했다.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민사10부(재판장 김호춘 부장판사)는 최근 경기도 광명시 모 아파트 동대표 및 입대의 회장이었던 A씨가 입대의를 상대로 제기한 동대표 지위 확인 가처분 신청에 대해 이 같이 판단, 기각했다. 
A씨는 호별방문에 의한 방문투표는 공정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투표방법이어서 해임투표에 적용할 수 없는 점, 회장 지위에 있는 자신을 해임하려면 동대표 해임절차가 아닌 회장 해임절차를 거쳐야 하는 점, 정당한 해임사유가 없는 점 등을 제시하며 중대한 하자로 인해 해당 해임투표는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재판부는 “이 아파트 선거관리위원회규정은 동대표 등의 선출을 위한 투표방법에 관한 규정만을 두고 있으며 해임투표방법에 관해서는 별도의 규정이 없다”며 “동대표 등의 선출을 위한 투표방법에 관한 규정은 해임의 경우에도 그대로 준용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선관위규정에는 투표방법에 관한 일반원칙으로 ‘선거는 기표방법에 의한 무기명 비밀투표’와 ‘투표는 직접투표에 의한 1인1표’로 정하고 있으며, 방문투표도 허용하고 있다”며 “B씨에 대한 동대표 해임은 투표 대상자가 여러 명이 아닌 A씨 1인이고 오직 A씨에 대한 동대표 해임 여부에 관한 찬반투표만을 실시하는 경우에 해당, 선관위규정에 근거해 방문투표도 허용된다”고 밝혔다. 
특히 “방문투표의 경우 호별방문에 의해 공개되지 않은 장소에서 이뤄지게 되므로 공개된 장소에 설치되는 투표소에서 이뤄지는 투표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선거의 공정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나, 해임절차가 방문투표로 진행됐다는 사정만으로 공정성이 확보되지 않아 중대한 하자가 존재한다고 단정할 수 없고, 세부적인 진행 방법과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한 장치가 충분히 마련돼 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검토해 판단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A씨에 대한 동대표 해임절차는 방문투표와 투표소 설치에 의한 투표방법이 병행됐으며 방문투표는 호별방문한 입주민에게 무기명 투표용지를 교부해 입주민이 해임 찬반을 표시한 후 밀봉된 투표함에 투표용지를 삽입하는 비밀투표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선관위원 2인과 참관인 1인으로 구성된 방문단이 호별 방문을 진행함으로써 3인의 상호 감시가 이뤄져 호별 방문자와 해당 입주민 사이의 친분관계 등에 따라 투표내용에 영향을 받을 우려를 차단하는 충분한 장치가 마련돼 있었다고 판단했다.
동대표 해임투표가 아닌 회장 등 임원 해임투표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A씨 주장도 기각했다. 
재판부는 “이 아파트 관리규약은 해임과 관련해 동대표에 대한 해임절차와 회장 등 입대의 임원에 대한 해임 절차를 구분해 병렬적으로 규정하고 있고, 각각 해임의 요건과 세부절차가 다를 뿐만 아니라 해임에 따른 효과도 상이하므로 해임을 요청하는 입주민들의 의사에 따라 동대표 해임과 입대의 임원 해임을 선택해 진행할 수 있다”며 “어느 동대표가 입대의 임원 지위를 겸하고 있다는 사정만으로 해당 동대표를 동대표 해임 절차에 의해서는 해임할 수 없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근거가 없다”고 해석했다. 
아울러 “A씨에 대한 해임사유가 주로 회장 지위에서 행한 행위를 이유로 한 것이기는 하나, 본질적으로 입대의 임원의 지위는 동대표 지위가 존재함을 전제로 하는 것이고 동대표 자격을 상실한 때는 임원의 자격도 당연상실하게 돼 입대의 임원 지위와 동대표 지위는 상호 높은 견련성을 지닌다”며 “해임사유가 된 A씨의 행위가 동대표 지위를 배제한 채 오직 회장 지위만을 기초로 이뤄진 것이라고 평가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해임사유’와 관련해서는 A씨가 적정한 예산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아파트 승강기 교체공사를 진행함으로써 관리규약을 정면으로 위반했고 관할관청으로부터 승강기 교체공사 업체 선정 부적정으로 인한 구 주택법 위반을 이유로 2018년 5월경 200만원의 과태료 부과처분을, 장기수선충당금 용도 외 사용에 따른 공동주택관리법 위반으로 같은 해 9월경 1,000만원의 과태료 부과처분을 받은 바 있다며 이는 관리규약상 동대표 해임사유에 해당한다고 봤다. 
 

마근화 기자  yellow@hap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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