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 논단

 

하 성 규  한국주택관리연구원 원장

3D 프린팅(3D Printing)은 프린터로 물체를 뽑아내는 기술을 말한다. 종이에 글자를 인쇄하는 기존 프린터(2D)와 비슷한 방식으로 대상을 입체적으로 출력해주는 프린터다. 3D 프린터는 재료에 따라 고체 기반(FDM), 액체 기반(폴리젯), 파우더 기반(SLS)방식으로 나뉜다.
3D 프린팅 기술은 1983년 시작됐으며 이 분야 전문 업체 ‘3D 시스템스(3D Systems)’의 공동 창업자 찰스 헐(Charles W. Hull)이 기술의 주인공이다. 찰스 헐은 시제품 생산 단계에서 3D 프린팅 기술을 고안했으며 시제품을 제작하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시도된 것이다.
3D 프린터는 3차원 물체를 기존의 절삭가공 방식이 아닌 적층하는 방식으로 실물제품을 찍어내는 프린터다. 인간이 상상하는 대로 어떤 모양도 출력이 된다. 
3D 프린터는 다양한 장점을 지니고 있다. 첫째, 부품 수가 줄어들고 무게 및 부피를 줄일 수 있다.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부품들을 서로 결합하기 위한 볼트, 너트, 마운트 홀 등이 전부 생략된다. 이런 부품의 무게와 부피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무게를 최소화해야 하는 항공기, 자동차용 부품의 경우 3D 프린터의 공헌은 놀랄 만하다. 로켓 등 우주발사체의 경우 무게를 줄이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널리 적용되고 있다. 둘째, 작업 시간과 비용이 줄어든다. 특히 금형을 필요로 하는 사출, 프레스 제품은 소량 생산할 경우 금형부터 제작할 필요가 없는 3D 프린터 쪽이 훨씬 생산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그리고 3D 프린터는 기존의 작업으로는 제작이 불가능한 제품을 제작 할 수 있다. 인간이 상상하는 거의 모든 형태의 물건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 엄청난 기술의 발달이라 할 수 있다.
3D 프린터는 이제 집을 짓고 있다. 요즘 이러한 기술이 건축시장 활성화되고 있다. 기존에 사람이 하는 힘든 작업인 콘크리트 곡선 성형 작업을 3D 프린터는 매우 간단하게 해결한다. 아울러 3D 프린터를 활용하면 무게도 가벼워지고 콘크리트 재료도 절약할 수 있다. 그리고 기존 주택건설은 시간도 오래 걸릴뿐더러 비용도 만만치 않다. 이 문제 해결에 한 3D 프린터가 새로운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2017년 샌프란시스코 아피스 코르(Apis Cor) 회사는 3D 프린터로 24시간 만에 집 한 채를 건설하는데 성공했다. 비용은 미화 1만134(약 1,200만원)달러였다. 추가로 든 가장 큰 비용은 창문과 문 설치였다. (3,548달러). 3D 프린터로 제작한 외벽은 기존 방식보다 비용 면에서 약 70%의 비용절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작업 인력과 공사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중국은 3D 프린터로 하루 만에 10채의 집을 완성했다고 한다. 아울러 비용은 5,000달러에 불과하다는 실험결과는 엄청난 혁신과 주택생산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고 있다. 현재 단독소형주택에만 국한됐으나 이미 6~7층 아파트도 3D 프린터로 지을 수 있다.
2014년 네덜란드 건축회사 두스 아키텍츠(Dus Architects)가 높이 6m 크기의 일명 ‘방 만들어주는 기계’라는 별명의 거대 3D  프린터를 이용해 암스테르담에 주거용 빌딩(canal house)을 짓기 시작했다. 네덜란드의 아인트호벤에서 사상 최초의 3D 프린팅 임대주택 공급 사업이 시작됐다. 이 프로젝트에는 시당국은 물론 대학, 건설업체가 공동의 노력으로 5년에 걸쳐 순차적으로 임대주택을 짓는다. 
3D 프린팅 주택은 콘크리트 사용량이 기존 주택에 비해 월등히 적다. 이러한 시멘트 소비량을 줄임으로써 시멘트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줄여준다. 시멘트산업은  철강 산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2018년 프랑스 낭트대학은 3D 프린터로 29평 방 4개에 욕실 하나를 갖춘 일반적인 단독주택을 지었다. 이 집은 전형적인 3D  프린터를 이용해 치약을 짜듯 액체 상태의 건축자재를 층층이 뿌려 벽을 쌓았다. 이제 3D 프린터로 집을 짓고 사람이 거주할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됐다.
3D 프린터 기술의 발달은 앞으로 인간의 주거생활에 큰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3D 프린터를 활용해 기존의 공공주택에 비해 저렴한 주택을 대량 공급해 주택난을 해결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3D 프린터는 인공지능(AI) 그리고 로봇 기술과 접목해 인간이 원하는 어떤 장소에도 집을 건축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기술의 발달과 인간의 주거는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인식하고 미래 주거정책의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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