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면 양지바른 발코니 앞에 벚꽃이 화사하게 피고
퇴근해 띵 똥 초인종 누르면
아빠 왔다고 문 앞에서 깡충깡충 뛰던 두 토끼
잦은 야근 후 거나하게 한잔하고 늦은 밤
넓은 단지 들어서면 동네가 떠나가게 
선구자를 뽑아대던 야망의 계절
적수공권에서 출발하여 어렵사리 입성한 
꿈같은 보금자리
아침 회사통근버스 타러 나갈 땐 시골 들길 같이
공기도 달았던 그 때의 잠실
세상에 안 되는 것이 없고 무서운 게 없었던 그 때
그 시절이 가장 빛나는 봄날이었다고
가끔 우리 부부는 얘기 한다오.

저작권자 © 한국아파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