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풍경

우리 가요
밤새워 달려가요
배고픈 등 떠밀리듯
신발 끈 매고 달려가요

역전식당 국밥 한 그릇
산장의 황토방 구들은 누구를 위한 것입니까
간이역 어묵 국물에 시장기를 누르며
가난한 국숫발 늘이듯 외길을 달려가요
동해선 영덕 어디쯤
호남선 강경 어디쯤

겨울은 이제 시작인데
자유로이 달려가는 장단 어디쯤
화사한 진달래꽃 피어도 될까요
판문점 묶인 허기를 풀어두고
목젖을 젖히고 
꼭 한번 외치고 싶은 함성을 질러요

얼음 강 풀리면 물빛을 건져
마알간 꽃잎을 뿌려요
길 아닌 길은 눈길 주지 말아요
일천 이백 리 경의선 끝점 
마침내 압록강 단둥을 건너
한 아름 해 뜨는 대륙을 만나요
배고픈 등 떠밀듯 우리 밤새 달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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