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건강 <45>

 

최 해 은 간호사
근로자건강센터 아산분소

 

고혈압을 비롯해 당뇨병·고지혈증 같은 만성질환을 관리하려면 약제를 매일 복용해야 한다. 이 때문에 약에 대한 내성이 생기는 것을 우려하는 환자가 많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만성질환 관리는 내성이 없다고 보면 된다.

1. 고혈압 약 : 고혈압 약은 혈압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복용한다. 점점 강한 약을 사용하는 이유는 약의 효과에 몸이 적응해서가 아닌 시간이 지날수록 혈관이 점점 약해지거나 질환 자체가 더 심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멋대로 약을 끊으면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2. 진통제 : 진통제는 종류에 따라 내성 및 의존성이 다르다. 마약성 진통제는 내성과 의존성에 주의해야 하지만 병원에서 처방받아야만 먹을 수 있다. 약국에서 쉽게 구하는 진통제는 모두 비마약성 진통제로 정해진 용법·용량만 따르면 내성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그렇다고 약을 지나치게 자주 먹으면 몸이 약효에 익숙해지고 간과 신장에서 약을 처리하는 속도가 빨라져 약효 지속시간이 짧아진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어떤 진통제든 월 15회 이상 또는 주 3회 이상 복용하지 말라고 권유한다. 그러나 내성 걱정에 무작정 약을 피하면 더 심한 통증에 시달린다. 이땐 더 많은 양의 진통제가 들어가야 하므로 결과적으로 더 많은 약을 복용하게 된다. 
3. 항히스타민제 : 봄철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고생하면서도 내성을 두려워해 약 먹기를 미루는 경우 또한 많다. 그러나 이때 복용하는 항히스타민제는 1년 내내 사용해도 효과가 유지된다. 오히려 알레르기 증상이 심해질 때까지 기다렸다 약을 복용하는 것보다 알레르기 시즌이 다가오면 미리 투약해 시즌이 끝날 때까지 계속하는 방식이 더 효과적이다.
4. 항생제 : 내성이 말썽을 부리는 건 항생제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병원 감염의 82.2%, 지역사회 감염의 61.5%가 페니실린계 항생제인 암피실린에 내성이 생긴 상태다. 항생제 내성 문제가 심각해진 데는 오용이 크다. 가장 주의해야 하는 것은 복용 기간이다. 일주일치 항생제를 처방받았다면 반드시 끝까지 복용해야 한다. 복용량을 줄이거나 중단하면 세균이 완전히 사멸하지 않고 항생제에 대응해 유전자 변이를 일으킨다. 같은 항생제에는 반응하지 않는 내성균이 된다. 
5. 스테로이드제 : 스테로이드 제재도 내성에 주의해야 한다. 스테로이드는 악명과 달리 몸에 반드시 필요한 물질이다. 몸에서 나오는 스테로이드만으로 부족할 때 외부에서 일시적으로 필요한 양을 주입하는데 적정 복용량과 기간을 지키지 않으면 내성이 생길 수 있다. 일상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건 연고 형태의 스테로이드다. 정해진 기간 이상 사용하면 부신피질이 착각해 스스로 분비량을 줄이게 된다. 그러면 더 많은 양을 주입해야 효과가 나타나고 이 관저에서 의존성이 생기니 주의해야 한다.

저작권자 © 한국아파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