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과 십시일반

관리는 종합예술이다 <190> 김경렬l승인2018.11.21 13:38:50l109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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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렬 율산개발(주) 경영·지원 총괄사장
 

노자는 상생(相生)이란 서로 다름에서 생기고, 다름으로 인해 서로 보완하고, 상대방을 명확하게 하며, 서로 도와주기도 하고, 앞과 뒤처럼 서로 따라다니기도 하는 것처럼 상대적인 관점에서 보라는 것으로, 공존(co-existence)이나 공생(symbiosis)보다 더욱 포괄적인 의미라고 합니다. 상생은 둘 이상이 서로 북돋우며 다 같이 잘 살라는 것으로 양보하면서 조금씩 나눠 주는 십시일반(十匙一飯)과는 좀 다른 개념인 것입니다.

1. 상생은 상호관계다
음양오행설은 세상의 현상을 음양과 목(木)·화(火)·토(土)·금(金)·수(水)의 상호작용으로 설명하는 것인데, 상생하는 관계는 나무는 타서 불의 기운을 돋우고(木生火) 불탄 나무는 흙으로 돌아가며(火生土) 그 땅에서 금이 생기고(土生金) 금은 지하에서 물과 상호작용을 하고(金生水) 물은 나무를 도와준다(水生木)고 합니다. 물론 물과 불처럼 서로 화합하지 못해 반목하는 상극(相克)관계나 도움을 주는 쪽이 너무 왕성해 다른 쪽을 덮치는 상승(相乘)현상과 도움을 받는 쪽이 오히려 도움을 주는 쪽을 모욕하고 깔보는 상모(相侮)현상도 나타난다고 합니다. 사람과의 관계나 건강 문제도 음양오행설로 설명하고 있는데 상극이 되는 관계를 피하고 힘이 강해졌다고 상승이나 상모하지 말며 서로 돌보고 도와주는 상생관계를 이루라는 것이지요.

2. 상호작용을 못하는 사람들
음양오행설은 세상의 다섯 가지 성질이 나를 희생해 상대방을 돕고 그 대가는 순환해 나에게 돌아온다는 상생의 이치를 이야기하고 있는데, 설명하지 못하는 한 가지는 무관심입니다. 관심(interest)은 마음이 끌려 주의를 기울이는 것인데 흥미가 없는 것은 이해하려 하지 않고 남의 입장을 돌아보지 않으니 영향을 끼칠 기회가 없는 것이지요. M.하이데거는 인간은 세상에서 환경에게는 항상 배려하고(besorgen), 타인에게는 항상 신경을 쓰고(fürsorgen), 자기 자신에 대해서 항상 마음을 쓰면서(sorgen) 사는 존재라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사람은 현재 흥미를 끌지 못하는 것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아 상호작용이 없는 것처럼 공동주택에 살면서 동대표들이나 관리직원들의 업무에 무관심하고 오로지 관리비가 올랐는지 여부에만 신경을 쓰면서 어떤 관리를 하는지 모르고 있다가 나중에 비리가 있네 없네 억지를 쓰게 됩니다.

3. 십시일반은 구걸이 아니다.
등산을 가면 각자 먹을거리를 준비해 가는데 어떤 사람은 김밥 1줄, 컵라면 1개, 어떤 사람은 밥과 여러 가지 반찬 등 그 준비가 다양합니다. 그러나 산에서는 내것 네것 가리지 않고 모두 나눠 먹습니다. 가져온 것이 먹을 것의 전부기 때문입니다. 양보하고 나누면 양이 적어도 오히려 남지만 아무리 많아도 욕심을 부리면 부족합니다. 십시일반은 주는 사람이 양보하는 것으로서 십시일반의 가장 제도적인 형태는 ‘보험과 복권’입니다. 여럿이 조금씩 양보해 어려운 한 사람을 돕는 것이지요. 관리업무는 상생과 십시일반이 같이 필요한데 상생은 당장 1대1로 주고받는 것이 아니어서 내가 베푼 사람으로부터가 아니라 다른 사람으로부터 도움을 받는다는 순환과정입니다. 그러나 기다리지 못하는 사람은 순환상생을 기다리지 못하고 도와준 공로를 스스로 차버리고 마음 좁은 사람 취급을 받습니다. 관리업무는 특히 관리소장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회계직원, 기전직원, 경비원, 미화원, 승강기 유지관리업체, 소방시설 점검 보수업체, 저수조나 열교환기 세관업체, 소독업체, 조경업체, 기타 각종 공사업체 등과 함께 입주민의 안전과 편의라는 공동목표를 위해 힘을 합쳐야 합니다. 협력을 구걸하는 것이 아니라 상생하면서 십시일반 서로 양보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김경렬  kslee@hap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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