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반포아크로리버파크

 

올해 6월 아파트 단지 내 주민공동시설 전체를 외부에 개방한 국내 첫 사례가 나왔다. 주인공은 서울 서초구 반포동 소재 반포아크로리버파크(센터장 이천형). 지난 2016년 8월 입주를 시작한 이 아파트는 건설 당시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돼 ‘아파트 동간거리 및 층고 제한 일부 완화’를 적용받은 대신 커뮤니티시설을 외부에 개방키로 했다. 이에 따라 더욱 많은 지역 주민을 수용할 수 있도록 기존 아파트의 주민공동시설 대비 규모, 종류, 서비스의 질적 측면에서 큰 차별을 두고 조성됐다.  
이 아파트의 커뮤니티시설은 총 15개소. 이들 시설을 포함해 아파트 내 모든 시설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인력은 물론 선진 시스템이 추가적으로 필요했다. 이에 따라 기존의 아파트 관리사무소 업무보다 확장된 개념의 컨트롤 타워(Control Tower)가 마련돼야 했으며, 반포아크로리버파크는 주상복합건물 관리 전문업체 ㈜타워피엠씨에 관리업무를 위탁한 뒤 ‘관리사무소’ 대신 ‘생활지원센터’를 조성해 관리업무의 범위와 역할에 큰 변화를 줬다.
기존의 관리사무소 역할이 ‘사무’ 중심이었다면 생활지원센터는 ‘서비스’에 초점을 맞춘다. 커뮤니티시설을 관리하는 직원 수는 총 32명. 여기에 보안·미화·시설 등 직원을 합해 총 110여 명의 직원이 생활지원센터에 근무하며 15개동 1,612가구 대단지 아파트 입주민들에게 호텔에 준하는 생활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티하우스

조식 서비스 등 새로운 형태의 주민복지 시도

이 아파트에 마련된 커뮤니티시설은 기존 아파트들이 가진 시설에 비해 규모가 크고 종류가 다양하다. 피트니스, 수영장, 골프연습장, 사우나 등 스포츠시설과 티(Tea)하우스, 북카페, 키즈카페, 하늘도서관, 독서실(개방형·밀폐형), 방과후 아카데미, 비즈니스룸, 멀티미디어룸 등 수많은 문화시설을 갖추고 있다. 

▲ 카셰어링

이곳에서 다양한 분야의 50여 개 문화강좌를 진행해 입주민 간, 지역주민과 입주민 간 대면의 기회를 넓혔다. 또 개인이 일정기간 동안 공간을 대여해 작업실로 사용할 수 있도록 여러 개의 멀티미디어룸을 마련하거나, 일부 가구를 게스트하우스로 운영해 입주민 또는 입주민과 관련 있는 외부인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단지 내 시설 이용 기회를 확대했다.
커뮤니티시설뿐만 아니라 이에 수반한 커뮤니티 서비스도 새롭게 도입했다. 특히 올해 9월부터 ‘조식 서비스’를 시도, 케이터링업체를 통해 호텔식 조식 서비스를 제공해 입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아파트 내 티하우스 3곳 중 한곳에서 평일 오전 6시 30분부터 9시까지, 주말 및 공휴일 오전 7시부터 9시 30분까지 한식(6,800원)과 양식(7,800원)을 제공하는 형태로, 일평균 80명 정도의 입주민이 이용할 만큼 호응이 높다. 
조리 완료한 음식을 입주민이 직접 가져다 먹는 형태가 아니라 조리부터 서빙 및 플레이팅까지 직접 해준다는 점에서 타 아파트 조식 서비스와 차별화됐다.

▲ 수경재배실

이뿐만 아니라 수경재배시설을 마련, 1년에 두 번씩 추첨을 통해 120가구를 선정해 상추 등 쌈 채소를 직접 재배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의 아파트 유휴공간에 마련하는 텃밭과는 달리 모종만 심으면 자동으로 물 공급 등 재배환경 관리가 가능해 이 역시 입주민들의 반응이 좋다. 
이 밖에도 무인세탁실 등 아파트 자체시설 및 인력을 활용한 서비스를 비롯해 카셰어링 등 외부업체를 적극 활용한 주민 편의 서비스까지 폭넓게 제공하고 있다.

 

▲ 키오스크


‘전자화’로 관리 효율화 및 민원 최소화

커뮤니티시설 외부 개방 전 입주민들이 가장 걱정했던 부분은 ‘민원사항 폭증’이었다. 시설 개방에 따른 보안문제를 비롯해 시설 및 서비스 다양화에 따르는 관리상 불편사항 증가 등을 우려한 것. 타 아파트에 비해 관리 인력이 훨씬 많이 투입되기는 하나 모든 관리업무를 인력으로 감당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었다. 
이에 따라 반포아크로리버파크는 서비스의 일정 부분을 ‘전자화’했다. 아파트 내 대부분의 시설은 아파트 홈페이지 및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자유롭게 예약 또는 취소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독서실이나 피트니스 등 예약내용의 변동이 잦은 서비스의 경우 키오스크(KIOSK, 무인 정보단말기)를 활용해 관리하고 있어 입주민의 이용 편리성을 증대했다. 

▲ 어린이 도서관

또 무인세탁기 이용을 비롯해 티하우스, 도서관, 독서실, 멀티미디어룸 등 시설 출입관리의 경우 단말기에 입주민 카드를 찍어야만 이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해 관리업무를 효율화한 동시에 보안 문제를 함께 해결했다. 
아울러 관련 설비들에 대한 관리는 전문업체에 맡기고 있어 생활지원센터 직원들은 생활민원 처리에 중점을 두고 있다. 덕분에 처음 우려했던 것과 달리 민원 발생은 타 아파트에 비해 오히려 적은 편이라고.
민원처리 역시 해결이 시급한 민원을 제외하고 주로 홈페이지를 통해 관리가 이뤄진다. 이천형 센터장은 특히 ‘민원 당일 처리의 원칙’을 세우고 민원에 대한 처리 및 회신은 하루를 넘기지 않도록 신경 쓰고 있다. 이에 더해 위탁관리업체(타워피엠씨) 홈페이지의 민원관리 프로그램을 통한 민원이력 관리까지 이중으로 이뤄지고 있어, 철저한 민원 처리에 대한 입주민 만족도가 높다. 
또 관리규약, 생활가이드, 관리비 부과내역 등도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하고 변경 시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는 등 입주민들로 하여금 홈페이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도록 유도해 민원 예방에도 주력하고 있다.


“입대의와 생활지원센터 각자 역할 존중해야”

이 아파트 이천형 센터장은 단지 내 수많은 주민공동시설 관리를 비롯해 아파트 관리업무를 원활히 수행할 수 있는 동력으로 ‘생활지원센터에 대한 입주자대표회의의 신뢰와 전폭적 지원’을 꼽았다. 
입대의 김정희 회장은 “15명의 동대표 모두 생활지원센터에서 진행하는 업무에 대해 믿고 맡기고 있다”며 “입대의는 안건에 대한 논의와 의결의 역할에 충실하고, 생활지원센터는 결정된 사항을 올바르게 집행하는 등 각자의 역할을 존중할 때 더욱 많은 것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 공동체 행사

특히 생활지원센터 직원들이 입주민과의 접점에서 보여주는 세심한 태도와 친절이 신뢰를 쌓는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 센터장은 이를 위해 일주일에 한 번씩 보안·미화 등 직원교육을 진행하는 등 관리주체로서 역할에 충실하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입대의 역시 생활지원센터 직원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최대한 수렴하고 있다. 
이러한 아파트 각 구성원들의 단합과 신뢰 덕분에 입주 2년 만에 두 번의 아파트 자체 행사도 성공적으로 추진할 수 있었다. 특히 커뮤니티시설의 원활한 운영 덕분에 입주민 간 교류의 폭이 넓어져 아파트 자생단체인 ‘마을공동체’가 생겼으며 벌써 70여 명의 회원이 활동 중이다. 이들은 지난해와 올해 단지 내에서 ‘아나바다’와 ‘푸드트럭’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러냈다. 아파트 입주민뿐 아니라 지역주민들까지 참여한 큰 행사로 진행, 커뮤니티시설 외부 개방의 긍정적 역할을 입증했다.

직원 처우 개선은 곧 서비스의 질 향상

반포아크로리버파크 생활지원센터 직원들은 대부분 입주 초기부터 함께했던 이들이다. 특히 커뮤니티센터 직원들은 티하우스 음료 등 판매, 도서관 사서, 피트니스 데스크 등 서비스 업무를 주로 담당하고 있지만 생활지원센터 정직원으로 채용하고 있다.
이 아파트가 ‘대(對) 입주민 서비스’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여느 서비스업 종사자들처럼 업무상 정신적·심리적 노동이 수반되는 경우가 많지만, 이러한 부분을 이해하고 열심히 임하는 만큼 인정해 주는 입주민과 센터 직원들 덕분에 즐거운 분위기에서 근무하고 있다.
또한 센터장실 출입문 가운데 ‘민원고충상담실’이라는 푯말을 붙여 입주민뿐 아니라 직원들도 자유롭게 고충을 상담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직원 간 소통의 기회도 열어뒀다.
이 센터장은 “직원들에게 책임을 지우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노력을 인정해 주고 그에 맞게 처우를 개선해 주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때문에 입대의 및 입주민들에게 항상 ‘인력을 줄이는 만큼 서비스의 질이 떨어진다’고 강조하며 직원 한 명 한 명에게 주어진 역할의 무게와 중요성을 상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리환경 변화 발맞춰 다양한 시도 할 것”

이 센터장은 “공동주택의 형태가 점차 변화함에 따라 입주민들의 요구가 달라졌으며 이로 인해 관리시스템 역시 진화할 수밖에 없다”며 “이러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관리사무소가 계속해서 공부하고 변화에 발맞춰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입주민들이 ‘수동적 업무처리’를 요구하던 것에서 ‘적극적 서비스 제공’을 요구하는 것으로 인식이 변화함에 따라 우수한 단지 환경 조성, 에너지 절감, 생활 편의 충족, 공동체 교류 등 무형의 서비스가 중요해진 것에 주목했다.
이에 따라 향후 ▲조경관리 ▲하우스키핑 도입 ▲의료서비스 도입 ▲마을공동체 활성화를 아파트 관리의 중점사항으로 추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반포아크로리버파크는 ‘흙이 보이지 않는 조경’을 콘셉트로 계절별 초화류 및 수목의 개화시기에 맞춰 식재하고 있어 사계절 식물의 색채로 가득 찬다. 특히 소나무 등 상록을 중심으로 석가산, 여울폭포, 수련지 등을 단지 곳곳에 조성해 입주민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며 가을에는 상록과 낙엽이 조화를 이뤄 장관을 연출한다.
이 덕분에 지난해 한국건축문화대상에서 공동주거부문 대상을 수상했으며 올해 조경문화대상에 참여해 결과를 기다리는 중으로, 향후 지속적으로 아파트 조경 관리에 힘써 입주민들의 주거환경 향상을 도모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가사일의 도움이 필요한 가구에 유료로 인력을 파견해 설거지, 빨래, 청소 등 시간단위 인력을 제공하는 ‘하우스키핑’ 서비스도 고려 중이며, 인근 병원과 협약을 통해 출장 의료상담을 정례화하는 의료서비스 도입도 계획 중이다.
아울러 기존 조식 서비스를 석식 서비스까지 확대하거나 마을공동체 주최 행사를 다양화하는 등 입주민 생활복지 향상을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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