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 논단

하 성 규  한국주택관리연구원 원장

인간은 누구나 늙는다. 거스를 수 없는 자연의 섭리다.

인간의 근육조직은 성인이 된 뒤 죽을 때까지 꾸준히 줄어든다. 나이가 많은 사람은 체력이 약하고 신체활동 능력이 떨어진다. 노화가 진행될수록 상처 치료 속도는 급격히 감소한다. 
노인인구의 급속한 증가는 오늘날 한국사회의 중요한 이슈로 등장하고 있다. 아울러 장수 시대에 돌입하고 있다. 국내 100세 이상 고령인구가 10년 만에 3배에 가깝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17년 건강보험료 산정을 위해 파악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거주가 확인된 100세 이상 인구는 4,793명이었다. 10년 전 통계청 조사에선 1,764명이었고 100세 이상은 10년 후면 1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의학의 발달로 100세 이상 인구가 증가하는 ‘호모 헌드레드(Homo Hundred·100세 인간)’ 시대가 본격화하고 있다. 
한편 노인 혼자 쓸쓸히 죽음을 맞이하는 무연고 사망과 고독사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홀몸노인 숫자는 2014년 115만명에서 2017년 6월 기준 140만명으로 18% 가량 늘었다. 전통적 가족행태는 점차 핵가족으로 변모하고 노인들은 사회와 가정으로부터 소외돼 고독사는 최근 5년 동안 3,300여 명에 달한다고 한다. 
나이가 많아져 체력이 약하고 신체활동 능력이 떨어진 사람들이 안전하고 쾌적하게 살아갈 수 있는 정주공간으로 실버타운(silver town)을 들 수 있다. 실버타운이란 고령자들이 집단적 또는 단독적으로 거주가 가능하도록 노인들에게 필요한 주거 및 서비스 기능을 갖춘 노인주거단지다. 최근 실버타운은 각종 휴양·여가 시설, 노인용 병원, 커뮤니티 센터 등 노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서비스 시설을 갖춘 곳으로 건설되고 있다. 
실버타운의 설치 등과 관련해 ‘노인복지법’에서는 노인에게 주거시설을 분양 또는 임대해 주거의 편의·생활지도·상담 및 안전관리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편의를 제공함을 목적으로 하는 시설을 노인복지주택으로 정의해 그 설치에 따른 신고 및 분양·임대·양도 입소자격 등을 규정하고 있다.
노년층의 인구비율이 높은 노령화 사회가 되면서 노인층을 대상으로 하는 실버타운 조성 등의 실버산업이 성행하고 있다. 실버산업은 민간부문과 공공부문으로 나눠 생각해 볼 수 있다. 민간부문의 경우 노인들을 대상으로 그들의 생활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각종 상품이나 서비스를 공급하는 경제활동이라 할 수 있다. 이 중 대표적으로 실버타운을 들 수 있다. 한편 공공부문에서 제공하는 것은 주로 노인복지서비스 프로그램이 특징이다. 실버타운 입지형태에 따라 도시형, 도시 근교형, 전원형 등이 있으며 점유형태도 분양형과 임대형 다양하다. 
100세 시대 실버타운의 모델정립은 필요하고 풀어야 할 과제는 많다. 첫째, 실버타운 공급 및 운영에 있어 역할분담이 필요하다. 민간부문의 실버타운은 영리목적 실버타운과 비영리 실버타운으로 나눌 수 있다. 향후에는 비영리법인이 보다 더 실버타운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하는 지원책이 필요하다. 정부가 직접적으로 실버타운을 건설, 운영하기 어려운 상태라면 비영리 실버타운 운영기관의 체계적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둘째, 실버타운은 시설의 복합화와 시설상호 간 연계를 강력하게 추구해야 한다. 시설 상호 간 연계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안으로 민간이 운영 관리하는 시설과 연계하고 학교 등 공공기관 및 종교단체의 시설을 활용하는 방안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셋째, 향후 노인의 숫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100세 시대 노인주거복지 등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을 위해 재원 마련을 위한 노력을 선행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노인의 고독사 등 외로움과 소외감을 줄이고 보다 더 활력 있는 생활을 위해 노인, 청년, 중장년층이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소셜믹스(social mix)형 주거지 개발을 활성화해야 한다. 이미 일본, 미국, 영국 등 노인들만 거주하는 주거단지 개발이 아닌 소셜믹스형 주거지 개발이 노인은 물론 사회적으로도 바람직하다는 평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다양한 세대가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세대 공존형 주거’ 그리고 ‘어린이집과 노인정을 결합한 커뮤니티 시설’에 기초한 주거지 개발을 공공부문에서 선도적으로 시행해 한국형 모델을 정립해야 한다.

저작권자 © 한국아파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