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는 종합예술이다 <190>

독초와 약초는 같이 있다는 말이나, 방향은 반대지만 그 힘은 동일하다는 작용과 반작용의 법칙, 호사다마, 새옹지마, 동전의 양면 등 세상에는 혼자 존재하는 것이 없습니다. 그리고 상호의존은 하나로는 존재할 수 없고 서로 다른 한 편이 반드시 동반해야 하는 짝을 의미하며, 상호보완은 다른 한쪽이 반드시 동반해야 할 필요는 없지만 있으면 서로가 서로를 도와주는 것입니다. 혼자는 살 수 없고 스스로 홀로 존재하면서도 완전한 것은 하나님뿐이지요.

1. 나쁜 짝도 짝이다
짝은 존재의 성립개념이므로 반드시 상호의존적입니다. 죄의 짝은 벌이고 선의 뒤에는 악이 있으며, 실패는 성공과 같이 다닙니다. 관리업무의 짝은 업무를 하는 관리주체와 입주자 등을 대표하는 입주자대표회의입니다. 오직 하나의 존재만 있으면 상대방도 없습니다. 선은 악이 없으면 존재의 의미를 잃게 됩니다. 대칭과 비례, 존재와 부존재까지도 모두 비교대상이 있어야 하는 것이며 어느 쪽이 더 크냐 하는 것이 문제지만 이 또한 영원히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오월동주처럼 나쁜 짝끼리도 힘을 합치고, 토사구팽처럼 어려움을 같이했어도 내 이익을 위해 어제의 동지가 적이 되기도 합니다. 동행(同行)은 같은 방향으로 갈 때까지만 동행자입니다. 정 반대는 아니라도 아주 조금의 방향이 달라지면 나중에는 다른 길을 가게 됩니다. 특히 관리업무에 관여하는 여러 사람들은 ‘나만 바라봐’ 하는 사람이 많으니 말입니다.

2. 짝 없이 혼자는 존재하지 못한다
짝이 없으면 나도 존재하지 않지만 때로는 나를 힘들게 하는 짝도 나를 도와주는 경우가 있고 나를 좋아하는 짝도 나를 힘들게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중 관리책임자로서 가장 힘든 것이 싸우면서 서로 자기편을 들라고 하는 것이겠지요. 그것이 대표들끼리든지, 전·후임대표들 간인지, 입대의와 선관위들인지, 혹시 비상대책위원회든지 말입니다. 짝은 서로 견제하므로 힘이 비슷할 때는 상대방 핑계를 대면서 중간역할이 가능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등거리 줄타기 외교가 성공한 사례는 인류역사상 아주 드물고 우수한 외교관과 상대방을 압도할 조건이 있어야 하는데 관리업무의 현장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지요. 잘못된 것은 누구나 행정관청에 질의 한번으로 확인하고 처벌하니 결국 관리업무는 사람이 짝이 아니라 규정이 가장 중요한 짝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모두를 만족시키는 것은 불가능하고 규정을 모두 지키기는 어려우니 차라리 전횡을 하더라도 한 사람하고만 일할 수 있다면 편할지도 모릅니다.

3. 먼저 내가 좋은 짝이 돼야 한다
노자는 상대적인 관점에서 보라는 유무상생(有無相生)을 이야 하면서, 어렵고 쉬운 것은 서로를 보완해 주며, 길고 짧은 것은 서로를 분명하게 드러나게 해주고, 높음과 낮음은 서로 의논하며, 앞과 뒤는 서로를 따른다고 합니다. 또 같은 색끼리는 구별되지 않습니다. 빛은 서로 대비되는 보색(補色)끼리 섞이면 백색광이 되고, 색의 보색을 섞으면 검정에 가까워집니다. 그러나 진정한 짝이 되려면 서로를 지원하는 관계가 돼야 하는데 색의 대비효과처럼 상대방을 알고 내가 어떤 대비효과를 만들면 좋을 것인지 결정해야 합니다. 상반된 색이면서 어울리는 보색(補色) 관계인지, 같은 색이면서 순도가 다른 채도(彩度, 混濁)대비 관계인지, 밝고 어두운 명도대비인지, 차고 따뜻한 한난(寒暖)관계인지를 확인하고 나의 역할은 어떠할 것인지 결정해야 합니다. 상대방이 의욕이 넘치면 나는 냉정하게 판단해 오류를 막아야 하고, 겉으로 드러나기 좋아하면 뒤에서 지원하며, 나서기 싫어하면 앞장서 줘야 합니다. 다른 것끼리 모여 하나가 돼야 조화롭고 오래갑니다. 속 터져도 참을 줄 알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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