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는 종합예술이다 <188>


김경렬 율산개발(주) 경영·지원 총괄사장
 

최저임금의 가파른 인상이 아파트 근로자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요? 현재도 최소한의 인원만 있어 대체근무자가 없는 상황이지만 인원은 변동이 없습니다. 그러나 임금은 어떨까요? 최소한의 생존급을 최저임금이라 한다면 최저임금을 부담할 수 없는 사람은 남의 손을 빌리는 서비스를 포기해야 합니다. 생산성을 높이고 비용을 줄이기 위한 방법은 다양합니다.

1. Ford시스템, JIT시스템, Taylor시스템
포드(Ford)시스템은 미국의 포드 자동차를 생산할 때 부품의 표준화, 제품의 단순화, 작업의 전문화 등 ‘3S운동’을 통해 컨베이어에서 각 개인은 단순한 하나의 표준화된 작업만을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일본 도요타는 포드시스템이 하루 생산할 부품을 쌓아두고 작업하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1시간 사용할 부품만 두고 다 사용하면 즉시 채워주는 JIT(Just In Time) 시스템을 택해 재고비용을 줄였으며, 테일러시스템은 하나의 작업을 완성하기 위해 필요한 동작과 시간을 분석해 작업량에 따라 성과급을 지급하는 방식입니다. 컨베이어는 한 공정이 일을 멈추면 다른 공정도 모두 중단되므로 인간을 기계화한다는 비판이 있고, 테일러시스템은 태업(怠業)을 방지할 수 있으나 모든 근로자의 능력이 같지 않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있는데 공동주택에 근무하는 직원들에게 적합한 작업방법과 성과는 어떻게 확보해야 할까요?

2. 관리는 생산이 아니다
관리는 생산이 아니고 업무량도 간헐적으로 발생하지만 시설별로 수리와 점검을 위한 시간을 최소화해야 입주민의 불편을 줄일 수 있으므로 각 작업마다의 표준 매뉴얼에 의해 작업시간을 정해 둬야 시간 외 비용이 발생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관리사무소장은 이익을 추구하는 경영자가 아니지만 오케스트라를 책임지는 ‘지휘자’입니다. 입주민이 만족하는 음악을 들려주기 위해서는 미리 음을 조율하고, 연습하며, 지휘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연주해야 합니다. 공동주택에 필요한 자격증은 주택관리사, 전기기사, 방화관리자 정도로 대부분의 시설관리직과 경비, 미화직은 법정 자격증을 요구하지 않으므로 현장교육(OJT)을 통해 업무능력을 습득할 수밖에 없으니 그 능력과 생산성은 천차만별입니다. 그 모두를 모아서 관리소장은 성과와 업적을 올려야 하니 표준화할 수 없는 만큼 관리소장의 고민은 깊어집니다.

3. 관리서비스는 포기할 것이 아니다
주거의 안정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의무며 장수명 관리라는 사회적 필요성에 의해 ‘의무관리’ 대상을 정해 일정부분 관리를 강제하고 처벌까지 하고 있는데 최저임금법을 아파트 근로자에게도 적용해 일자리 늘리기와 근로자의 소득증가라는 다소 이율배반적인 정책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입주민들은 내 수입이 늘어나지 않으니 관리비용을 줄이려면 결국 인원을 줄이거나 휴게시간을 늘려 관리서비스를 포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402개 단지를 조사해 보니 관리소장의 임금은 300만원 이하가 30.3%, 300만~400만원이 69,7%며 500만원 이상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과장은 35.3%가 300만원 이상, 경리직원은 200만~250만원이 48.2% 였습니다. 2018년 최저임금은 시급 7,530원으로 24시간 정상적으로 2교대 근무를 하는 경비원이나 시설관리 직원의 월 근무시간은 426시간이므로 퇴직금과 4대 보험, 연차휴가수당 외에 순수 임금만 월 320만7,780원을 줘야 합니다. 24시간 교대근무를 하는 기전실 직원은 200만~250만원이 59.5%인 것으로 조사돼 총 근무시간의 4분의 1 정도를 휴게시간으로 해 최저임금과의 차액만큼 관리서비스를 포기하고 있는데 이대로 괜찮은 것일까요? 택배 찾으러 갔는데 경비원이 휴게시간이라며 자리에 없다고 화만 낼 것이 아닙니다. 서비스의 질은 비용에 비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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