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본토나 미국령을 강타한 폭풍 중에서 1935년 등급5의 ‘노동절 허리케인’ 이후 83년 만에 가장 강력한 태풍” 기상전문웹 ‘웨더 언더그라운드’의 설명이다.
초강력태풍 ‘위투’가 지난달 25일 미국령 북마리아나제도를 강타했다. 시속 290㎞의 바람이 도심 곳곳에서 건물 지붕을 통째로 날려버리고 나무를 뿌리째 뽑아냈다. 전신주와 변압기가 다수 파손되면서 전력공급도 끊겼다. 사회기간시설들은 폭탄을 맞은 듯 처참하게 파괴됐다.
이로 인해 사이판을 관광 중이던 한국인 1,800여 명의 발이 묶였다.
정부는 곧바로 외교부 재외동포영사실 신속대응팀(QRT. Quick Response Team) 4명을 현지로 급파했다. 사이판에 도착한 신속대응팀은 국방부와 협조해 공군 수송기를 급파, 관광객들을 괌으로 이동시키는 작전을 수행했다. 물과 전기가 끊긴 상황에서 패닉에 빠진 관광객들에게 구호물품을 전달하는 등 수호천사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이에 앞서 지난달 12일 히말라야 원정에 나선 산악인 5명과 현지인 4명 등 9명이 눈폭풍과 산사태에 휩쓸려 전원 사망했다.
이 사고에도 신속대응팀이 파견됐다. 네팔 당국과 협의해 사고를 수습하고 시신이 무사히 가족의 품에 안기도록 도왔다.
이런 일들은 일찍이 보기 어려웠던 장면이다. 과거 정부들은 외국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현지 공관에 수습을 미루거나, 마땅한 대응책을 찾지 못해 당사자들을 더 큰 혼란에 빠트리기 일쑤였다. 이역만리 떨어진 곳에서 곤경에 빠진 국민을 외면해 절망에 몰아넣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정부의 발 빠른 조치는 국가가 왜 존재하는지, 그 의미를 확실하게 보여줬다.
지난달 11일 KBS가 황당한 기사를 내보냈다. 관리사무소장의 교육비와 협회비로 연간 100억원이 횡령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공영방송의 신뢰도를 무너뜨리는, 출처와 의도조차 의심스러운 오보였다.
대한주택관리사협회가 즉각 대응에 나섰다. 오프라인 교육의 특성상 교재비, 식비, 시설사용료 등이 포함되는 점 등을 설명하며 “관리종사자에 대한 교육비 등 지원은 안전하고 쾌적한 공동주택 관리와 근로환경 개선을 위해 지출되는 최소한의 비용이란 관점에서 바라봐 줄 것을 국민 여러분께 호소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고, 확대회장단 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했다.
보도 다음날인 12일, 오주식 경남도회장과 회원들이 기사의 진원지인 진주KBS와 진주신문을 항의방문하고, 17일엔 오주식 회장과 김홍환 부산시회장, 김학엽 대구시회장, 권오섭 울산시회장, 황보환 경북도회장 등이 가세해 KBS창원총국을 찾아가 잘못된 부분과 명예훼손 등에 대해 따져 물었다. 이와 함께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 및 반론보도를 청구했다.
KBS는 예상보다 빨리 받아들였다. 보도내용을 삭제하고 대주관에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지만, 이번에 KBS가 취한 사후조치는 충분히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예로 볼 때 거대 언론사가 자신의 보도에 대해 잘못을 인정하고 기사를 내리는 일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대주관의 이번 신속 대응은 KBS를 넘어 다른 언론사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유치원의 오랜 적폐문제를 수면 위로 부각시킨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의 활약상이 크게 돋보였다. 한국갤럽의 조사결과 국민들은 이번 국감에서 가장 크게 활약한 사람으로 단연 박용진 의원을 꼽았다. 지난 몇 차례 조사에선 이 정도의 스타급은 없었다고 한다. 동료 의원들조차 “초선의원이 만루홈런을 쐈다”며 축하할 정도였다.
정치인과 언론의 공통점은 관심받기를 좋아한다는 것이다. 이른바 ‘관종’들이 눈독을 들이는 아이템 중엔 ‘아파트 관리비’도 빠지지 않는다. ‘관심병’에 걸리면 설사 그것이 잘못된 정보라 해도 일단 터트리고 보자는 심리에 빠질 수도 있다.
다행히 요즘은 우리 국민들도 가짜뉴스를 판별해내는 능력이 점차 좋아지고 있다.
신속 대응은 그래서 더욱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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