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과 단합대회 위해 설악산 등반 중 쓰러진 관리소장
유족 ‘입주민 민원에 재계약 스트레스 극심’ 주장했지만…

법원, 강제성 없는 행사에 위탁사도 몰라…업무상 재해 아니다 마근화 기자l승인2018.10.31 14:48:23l109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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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들과 단합대회 일환으로 휴무일 설악산 등반에 나섰다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에 이른 서울 송파구 모 아파트 관리사무소장 A씨. 유족은 ‘업무상 재해’라며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울행정법원 제13부(재판장 유진현 부장판사)는 최근 A씨의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 취소소송에 대해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고, 이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A씨는 지난 2015년 10월 31일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들 일부와 함께 설악산을 등반하다가 오전 10시경 설악산 흔들바위 부근에서 쓰러졌다. 소방헬기를 통해 병원으로 긴급 후송돼 심폐소생술 등을 받았으나 12시 7분경 사망에 이르렀다. 
이에 대해 유족은 ‘업무상재해’에 해당한다며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했다. 
하지만 근로복지공단은 지난해 6월경 ‘업무특성상 입주민 민원 및 계약연장 여부에 대한 스트레스가 있었을 것으로 판단되나, 발병 전 24시간 이내와 발병 전 일주일 동안 업무상 부담이 될 만한 요인이 확인되지 않았으며, 발병 전 4주와 12주 동안 평소 업무를 수행했고, 업무의 양이나 시간에 있어 과중한 부담을 받았다고 볼 수 없으며, A씨가 받은 스트레스가 급성 심근경색증을 일으킬 만한 직접적인 요인으로 보기 어려워 업무와 A씨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서울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의 심의결과에 따라 부지급 처분을 한 바 있다. 
그러자 유족은 A씨의 야근이 빈번했고 매달 진행되는 입주자대표회의 회의가 오후 8시경 시작해 다음날 1~2시경에 끝나는 경우가 종종 있었으며 퇴근시간 이후 간부회의와 임원회의가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열리는 등 주당 평균 근무시간이 52시간을 초과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주장했다. 
또한 입주민들이 관리비 절감을 위해 경비인원 최소화, 용역 청소원 감원 등을 해 관리인들은 경비업무 외에 청소, 주차관리, 분리수거 등의 업무가 더욱 늘어났고, A씨는 2,600가구의 대형 아파트 관리소장으로서 수많은 민원에 시달렸다고 호소했다. 더욱이 사망 무렵 A씨는 계약기간 만료가 다가와 재계약 여부에 대한 스트레스가 컸다며 업무상 과로와 스트레스가 급성 심근경색을 유발해 사망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A씨의 업무 수행과정에서의 과로나 스트레스가 곧바로 급성 심근경색을 유발해 사망에 이르게 할 정도의 것에 해당한다고 보긴 어렵다고 밝혔다. 
우선 관리사무소 업무 전반을 지휘·감독하는 소장으로서 책임감과 광범위한 업무, 민원 등으로 인해 업무적인 스트레스를 어느 정도 받았을 것으로 보이나 A씨는 이곳에 근무하기 전에도 소장으로서 계속 동일한 업무를 수행해 왔으므로 업무에 충분히 적응했을 것이라고 봤다.
또한 A씨의 근무시간은 고용노동부 고시 ‘뇌혈관 질병 또는 심장 질병 및 근골격계 질병의 업무상 질병 인정 여부 결정에 필요한 사항’에서 ‘만성적인 과중한 업무’의 일차적인 기준으로 정한 ‘발병 전 12주 동안 업무시간이 1주 평균 60시간을 초과하는 경우’ 또는 ‘발병 전 4주 동안 업무시간이 1주 평균 64시간을 초과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고, ‘단시간 동안 업무상 부담’의 일차적인 기준으로 정한 ‘발병 전 1주일 이내의 업무의 양이나 시간이 일상 업무보다 30% 이상 증가한 경우’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한편 산업재해보상보험법령에서는 사업주가 주관하거나 사업주의 지시에 따라 참여한 행사나 행사준비 중에 발생한 사고를 업무상 사고로 규정하면서, 운동경기·야유회‧등산대회 등 각종 행사에 근로자가 참가하는 것이 사회통념상 노무관리 또는 사업운영상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로서 ▲사업주가 행사에 참가한 시간을 근무시간으로 인정하는 경우 ▲사업주가 근로자에게 행사에 참가하도록 지시한 경우 ▲사전에 사업주의 승인을 받아 행사에 참가한 경우 ▲그밖에 이에 준하는 경우로서 사업주가 근로자의 행사 참가를 통상적·관례적으로 인정한 경우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업무상 사고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하지만 이 사건 단합대회는 휴무일인 토요일에 있었고 단합대회에 참석한 관리직원들은 총 직원수(약 30명)의 3분의 1도 되지 않았던 점, 위탁관리회사에서 행사비용 등으로 지원하는 금액은 없었던 점, 참석에 대한 강제성이 없었던 점, 사업주인 위탁관리회사는 단합대회에 대해 몰랐던 점 등을 종합하면 단합대회를 사업주가 주관하거나 사업주의 지시에 따라 참여한 행사로 볼 수 없다며 업무상 사고로 인정하지 않았다. 
 

마근화 기자  yellow@hap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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