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 고

김 학 록
경기 남양주시 진접읍 금강아파트

 

 

 


한국노동연구원의 청소·경비 노동자들의 직장 내 괴롭힘 실태보고서에 따르면 이업종의 노동자 가운데 58.8%는 한번 이상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했다고 한다. 우리 사회 고령자가 많이 종사하고 있는 청소나 경비 직종이 직장 내 괴롭힘에 취약한 것이다. 
조사는 서울에 있는 23개 기관에서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노동자 331명을 대상으로 했다. 
유형별로 보면 업무성 괴롭힘이 35.5% 로 가장 많고 합당한 이유 없이 업무에서 배제되거나 실수를 핑계로 해고하겠다고 협박하는 경우다. 청소·경비 노동자들이 상대적으로 불안정한 근로환경에 놓여 있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업무상 괴롭힘 외에도 비하 발언, 노동자 간 이간질, 관리자의 사적인 일 등 인격적 괴롭힘의 비중도 34.2%나 된다. 
이런 통계는 우선 사람들이 갖고 있는 청소·경비 노동자에 대한 편견이 원인이다. 그들도 엄연한 우리 사회 일원인데 일부 입주민들이 편견을 갖고  지나친 간섭을 하고 있다. 
아파트 경비원은 보통 24시간을 근무하는데 새벽 2시나 3시에 경비원이 졸고 있지 않은지 감시를 하는 사람도 있다. 이럴 경우 노소를 막론하고 반말은 예사고 인격적인 모욕을 당해도 감수해야 한다. 그런데도 정치권이나 사회의 무관심 속에 오늘도 그들은 인격의 사각지대에서 잘못이 없어도 갑질을 당해도 참아야 한다.
입주민이 쓰레기를 무단 투기하거나 불법주차를 해도 단속을 못하고 오히려 단속을 하면 경비원이 입주민에게 대든다며 해고까 지 하지만 이것 역시 감수해야 한다.  
청소·경비 노동자들은 오히려 적은 수의 입주민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것이 더 힘들다고 한다. 입주민과 경비원은 주종관계나 갑을관계가 아니다. 지금이 이조시대인가? 오히려 그들이 노년기에 할 일을 찾아 열심히 일하고 있는 모습은 아름답고 칭찬받아야 마땅하다.
지금 우리 사회는 적폐니 인권이니 하면서 국민화합을 말한다. 그런데도 그늘진 사각지대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청소·경비 노동자에 대해 별 관심이 없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고 하지 않은가? 그들도 가정에 가면 존경받는 아버지 어머니고 사랑하는 남편이고 아내다. 소외된 계층 없이 인간 대접하고 서로 아끼고 사랑하는 사회를 바란다. 사회는 정의롭고 기회는 균등하며 인권은 소중한 그런 사회가 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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