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소장 궐위 중 관리비 지출 입대의 회장 ‘유죄’
항소심 전주지법, 구 주택법 위반 적용 ‘벌금형’ 선고

회장, 판결 불복 대법원에 상고 제기 마근화 기자l승인2018.10.03 20:10:04l109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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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출의 불가피성 인정되더라도 공동주택의 투명, 안전, 효율적 관리와 같은 공익적 목적을 고려해 의결기관인 입대의와 집행기관인 관리주체를 구분하고 있는 구 주택법의 입법취지를 뛰어넘어 법익균형성을 갖췄거나 긴급성, 보충성을 갖췄다고 볼 사정 없어 정당행위 아니다” 

 

 

관리사무소장이 궐위 중인 상황에서 관리비 지출에 실질적으로 관여했다는 이유로 구 주택법 위반죄로 기소된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이 항소심에서도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전주지방법원 형사3부(재판장 방승만 부장판사)는 최근 전북 전주시 모 아파트 입대의 회장이었던 A씨에 대해 구 주택법 위반죄와 함께 업무상횡령죄를 적용, 7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한 1심은 정당하다며 A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이에 따르면 A씨는 누구든지 공동주택 관리에 관해 주택관리사 등의 자격을 취득하지 않고 관리소장 업무를 수행해서는 안 됨에도 불구하고 관리소장이 궐위 중인 2015년 1월 7일경 아파트 잡철구입비로 3,000원을 지출한 것을 비롯해 같은 해 7월 21일경까지 총 40회에 걸쳐 약 310만원을 지출, 관리소장의 업무인 공동주택의 운영·관리·유지·보수·교체·개량·리모델링에 관한 업무를 집행하기 위한 관리비 등의 경비를 지출하는 업무를 수행했다는 이유로 구 주택법 위반죄가 적용됐다. 
또한 입대의 운영비를 관리규약에 정해져 있지 않은 용도인 회식비(3회에 걸쳐 약 40만원)로 사용했다는 이유로 업무상횡령죄가 추가됐다. 
이와 관련해 A씨는 관리소장 궐위기간 중 관리소장 업무를 수행한 사람은 직접 관리비를 지출한 경리직원 등이고, 자신은 관리비 지출 업무가 종결된 후 입대의 회장으로서 집행내역을 확인하기 위해 지출결의서를 결재한 것일 뿐 관리비 지출을 지시하거나 관리소장의 업무를 수행한 사실이 없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관리직원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보고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관리직원은 통상적으로 A씨로부터 지시나 허락, 요구 등 말을 듣고 지출을 하고 긴급한 경우에는 지출을 한 다음 A씨에게 지출내역을 보고하고 사후에 허락을 받았으며, 지출한 대체전표나 출금전표에는 A씨가 따로 서명하지 않았으나 지출결의서에는 대부분 A씨가 서명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재판부 또한 2015년 1월 7일부터는 아파트에 관리소장이 없었고 그 무렵 구성원 간 여러 분쟁이 있었는데 직원들이 회장 등 지출에 책임질 만한 사람들의 허락 없이 달리 독단적으로 각종 비용을 지출할 이유나 동기도 없어 보이는 만큼 직원의 진술은 믿을 만하다고 판단, A씨가 지출에 관여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인정했다.  
경리직원 등에게 관리비 지출을 지시한 사실이 없다는 A씨 주장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구 주택법에서 관리소장의 업무 중 하나로 규정하고 있는 ‘관리비나 그 밖의 경비의 지출 및 그 금원을 관리하는 업무’는 반드시 사전에 관리비 지출을 지시하거나 관리비 지출내역 등에 서면 결재하는 것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사후에 관리비 지출을 보고받고 내역을 파악하거나 정당성을 검토하는 등 관리비를 취급하는 업무 전반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뿐만 아니라 이전 관리소장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관리소장이 자리에 없는 긴급한 경우 먼저 지출을 한 후 관리소장에게 보고를 하면서 전표 처리를 하는 경우도 있다며 사전에 관리비 지출을 지시하지 않았더라도 관리비 지출을 허락하거나 사후에 보고받아 내역을 검토한 경우에도 관리소장의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시했다. 
정당한 지출행위였다는 A씨 주장도 기각했다. 재판부는 공동생활의 유지나 공동주택의 보수 등의 사정으로 지출의 불가피성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공동주택의 투명, 안전, 효율적 관리와 같은 공익적 목적을 고려해 의결기관인 입대의와 집행기관인 관리주체를 구분하고 있는 주택법의 입법취지를 뛰어넘어 법익균형성을 갖췄거나 달리 긴급성, 보충성을 갖췄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어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이유로 A씨의 주장을 배척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못 박았다. 
이에 대해서는 A씨의 지출행위 중 당장 지출하지 않으면 공동주택 유지가 어려울 정도로 긴급을 요하는 경우는 많지 않았고, 긴급성이 인정되는 경우라 하더라도 지출된 금액의 규모나 관리소장 공백기간에 비춰 A씨의 개인비용 등으로 이를 지출한 후 사후에 관리소장 승인을 받아 비용을 보전받는 것을 기대하기 어려웠다고 보이지도 않는다고 덧붙였다.  
업무상횡령의 경우 A씨는 입대의의 관행에 따라 운영비의 용도에 적합하게 지출했을 뿐이라고 주장했지만 이 역시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해당 아파트 관리규약에 의하면 입대의 운영비는 다과음료, 교통비, 통신비 등으로 사용하되 위락의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A씨가 지출한 ‘회식비, 선물비’는 이 규정의 ‘다과음료, 교통비, 통신비’에 해당하지 않아 용도 이외의 목적으로 자금을 사용한 것에 해당, 횡령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분명히 했다. 
또한 A씨가 횡령에 대한 인식을 하지 못했더라도 이는 단순한 법률의 부지에 불과하며, 자신의 행위가 적법한지에 관해 법률전문가에게 전문적인 자문을 구하는 등 자신의 지적 능력을 다해 행위의 위법 가능성을 회피하기 위한 진지한 노력을 다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는 이상 A씨가 그릇 인식하는 데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할 수는 없다고 부연했다. 
 

 

마근화 기자  yellow@hap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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