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석 춘
서울 성북구 동행 활성화 추진위원
(행복코리아 대표)
길가에 풀어놓은/ 코스모스 반가이 영접하고/ 황금물결 일렁이는/ 가을의 들녘을 바라보며/ 그리움과 설레임이/ 밀물처럼 달려오는/ 시간이었으면 합니다./ 한동안 뜸했던/ 친구와 친지, 친척 만나보고/ 모두가 어우러져/ 까르르 웃음 짓는 희망과 기쁨이/ 깃발처럼 펄럭이는/ 그런 날이었으면 합니다./ 꽉 찬 보름달처럼 풍성하고/ 넉넉한 인심과 인정이 샘솟아/ 고향길이 아무리 멀고 힘들지라도/ 슬며시 옛 추억과 동심을 불러내어/ 아름다운 상상의 나래를/ 활짝 펼 수 있는 의미 있고 소중한/ 팔월 한가위이었으면 합니다.
반기룡 시인의 ‘팔월 한가위’라는 시입니다.
추석이 다가옵니다. 올해 추석은 토, 일요일과 겹치고 이어져서 5일간의 연휴를 즐기게 됐습니다. 추석(秋夕)은 음력 팔월 보름을 일컫는 말이자, 가을의 한가운데 날이라는 뜻이며, 연중 으뜸 명절이고 한가위, 중추(仲秋), 중추절(仲秋節), 중추가절(仲秋佳節)이라고도 합니다. 한가위는 순수한 우리말이며, 한가위의 ‘한’은 ‘크다’는 뜻으로, 크다는 말과 가운데라는 뜻의 ‘가위’가 합해진 것입니다.
한가위란 8월의 한가운데에 있는 큰 날을 뜻합니다. 추석의 유래는 12세기 ‘삼국사기’에 기록된 자료를 보면 신라 초기에 자리 잡았으며, 신라시대의 대표적인 명절이라고 기록돼 있습니다. 신라시대에도 이미 세시명절로 자리 잡았던 추석이 고려에 와서도 큰 명절로 여겨졌고, 조선시대에 추석은 설날과 한식, 단오와 함께 4대 명절의 하나로 꼽히게 됐습니다. 오늘날 사회는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변화하면서 세시 명절 또한 약화됐으며, 추석 또한 전통적인 성격은 전보다 퇴색했지만 오늘날까지도 우리나라의 큰 명절로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이맘때는 오곡이 무르익어 거두는 때입니다. 농경민족인 우리 조상들에게 있어 수확의 계절인 추석은 1년 중 가장 즐겁고 마음이 풍족한 때기도 합니다.
오곡백과가 풍성하게 익어가는 가을의 한가운데 들어있는 명절이 바로 ‘추석’이지요. 추석이 되면 맛있는 음식을 풍성하게 먹고 마시며 가족과 함께 즐기고, 차례를 올려 조상에게 제를 지냅니다.
올해는 여느 해보다도 무더운 여름을 보냈습니다. 모두가 힘들었던 여름을 보내고 수확의 가을을 맞으면서, 마음의 고향인 농촌을 지키며 뜨거운 여름에 농산물을 가꾸느라 땀 흘린 농업인들의 노고를 한번쯤 생각해 보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합니다.
이해인 수녀의 ‘달빛기도- 한가위에’라는 시를 음미하면서 가족과 이웃 간에 정을 나누고 더불어 행복한 한가위를 맞이하기 바랍니다.
너도 나도/ 집을 향한 그리움으로/ 둥근 달이 되는 한가위/ 우리가 서로를/ 바라보는 눈길이/ 달빛처럼 순하고 부드럽기를/ 우리의 삶이/ 욕심의 어둠을 걷어 내/ 좀 더 환해지기를/ 모난 마음과 편견을 버리고/ 좀 더 둥글어지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하려니/ 하늘보다 내 마음에/ 고운 달이 먼저 뜹니다./ 한가위 달을 마음에 걸어 두고/ 당신도 내내 행복하세요./ 둥글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