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임 당사자에게 ‘동대표 해임건의안’ 보여준 선관위원장
입주민 개인정보 누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벌금형

마근화 기자l승인2018.09.05 14:44:05l108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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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수원시 모 아파트에서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을 약 5개월 동안 맡았던 A씨가 형사처분을 받게 됐다. 입주민들의 개인정보가 담긴 ‘동대표 해임건의안’을 해임 당사자인 동대표에게 보여줬다는 이유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기소돼 최근 벌금형 선고를 받은 것.  
수원지방법원 형사12단독(판사 이주연)은 지난 2016년 8월경부터 2017년 1월경까지 해당 아파트 선관위원장을 맡은 바 있는 A씨에 대해 ‘업무상 알게 된 입주민들의 개인정보를 누설했다’는 이유로 5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판결문에 의하면 A씨는 2016년 10월경 선관위원장 자격으로 절차에 따라 아파트 관리사무소장을 통해 입주민들이 제출한 ‘동대표 해임건의안’을 건네받아 보관하던 중 같은 해 12월경 해임 건의된 동대표 중 한명에게 동대표 해임건의안을 보여준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가 된 ‘동대표 해임건의안’에는 동대표 해임을 건의하는 입주민들의 성명, 거주하는 동·호수, 서명 등 개인정보가 기재돼 있었다. 
A씨는 선관위원장으로 해임요청 당사자에게 소명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업무의 일환으로 해임건의안을 보여줬다며 개인정보를 누설한다는 고의가 없었고, 사회상규에 위반되지 않는 정당행위였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법원은 “A씨는 해임건의안에 개인정보가 기재돼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해임 당사자에게 보여줬다”며 여기에는 개인정보를 누설한다는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한편 해당 아파트 관리규약에 따르면 해임요청 당사자에게 소명기회를 부여한 후 당사자가 제출한 소명자료를 입주민에게 공개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대해 법원은 “해임요청 당사자에게 해임건의의 사유를 고지하고 소명기회를 부여하면 충분한 것이지, 해임건의를 한 사람이 누구누구인지 알려줘야 소명할 수 있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 “A씨는 해임건의안에서 개인정보를 가리고 해임건의 사유가 적혀 있는 나머지 부분만 보여주는 등의 방법으로 자신의 업무를 할 수 있었으므로 A씨의 행위는 수단의 상당성, 법익의 균형성, 보충성 등의 요건을 충족하지 않아 정당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마근화 기자  yellow@hap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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