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찰방해죄로 기소된 소장 항소심서 ‘무죄’ 판결

“입대의 회장 지시로 입찰공고문 수정했을 뿐” 소장 항변 인정 마근화 기자l승인2018.09.04 13:54:19l1088호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인천지법, 1심 유죄 판결 파기

입찰방해죄로 기소돼 지난해 11월경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관리사무소장이 항소심에서는 1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받았다.  
인천지방법원 형사4부(재판장 양은상 부장판사)는 지난달 24일 인천 남동구의 모 아파트 관리사무소장이었던 A씨에 대해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1심 판결을 파기, 무죄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A소장은 지난해 11월경 1심 법원으로부터 공사업체 두 곳 대표(B씨와 C씨)와 함께 입찰방해죄로 기소돼 유죄판결을 받았는데 B씨와 C씨는 각 징역 10월과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항소를 포기해 형이 확정됐고, A소장만 항소를 제기했다.      
당초 공소사실의 요지는 A소장이 B씨가 대표로 있는 공사업체가 낙찰받기에 유리한 조건으로 입찰공고문을 작성해 공고하고, C씨는 B씨 보다 높은 가격으로 입찰가격을 제출할 수 있도록 B씨로부터 예가를 사전에 통보받아 평소 알고 지내는 건설업체 담당자들에게 연락해 입찰서를 넣도록 순차적으로 공모, 이로써 2013년 2월경 사실은 B씨 측의 단독입찰임에도 5개 업체가 경쟁입찰을 한 것처럼 가장하기 위해 4개 업체 이름으로 높은 입찰가격을 기재한 입찰서를 제출해 B씨가 낙찰받도록 입찰의 공정을 해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A소장은 항소이유를 통해 “당시 입대의 회장의 지시와 입대의 의결내용에 따라 제한경쟁입찰절차를 진행했을 뿐, 특정업체에 유리한 조건으로 입찰공고문을 작성해 공고한 사실이 없다”고 항변했다. 
이에 대해 항소심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A소장이 B씨, C씨와 공모해 공소사실과 같이 입찰방해 행위를 했음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며 A소장의 항소를 받아들였다. 
A소장은 최초로 입찰공고 초안(자격요건 자본금 20억원 이상)을 작성했으나 당시 입대의 회장이 자격제한을 대폭 완화한 초안(자본금 3억원 이상)을 자신에게 제시했고, 이에 회장이 제시한 초안의 오탈자 등을 수정해 입찰공고문을 작성하게 됐다는 것. 
이와 관련해 재판부는 “회장이 증인으로 출석, A소장이 최초로 작성한 초안은 자격요건이 엄격해 큰 기업들만 들어올 수 있도록 돼 있었는데 입대의에서 자격제한을 완화하자는 내용의 의결이 이뤄졌고 이를 A소장에게 전달해 공고문이 다시 작성됐다고 진술했다”면서 “회장의 지위, A소장과의 관계 등에 비춰 볼 때 회장이 A소장에게 유리하게 거짓 진술할 만한 동기는 없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A소장이 입대의에서 자격제한을 완화하기로 의결하는 데 관여했다거나 B씨와 C씨가 소위 ‘들러리’를 세우는 방식으로 담합행위를 할 것이라는 점을 알았거나 이에 가담했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다”며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해 무죄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A소장의 법률대리인을 맡은 ‘한영화 법률사무소’의 한영화 변호사는 이번 판결에 대해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해야 하는데,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공모해 입찰방해 행위를 했음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됐다고 보기에 부족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해 무죄를 선고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특정 업체에 유리하게 할 의도로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하거나 다른 업체를 들러리로 입찰에 참가시킨다는 것을 알면서 이를 돕기 위해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하거나 특정 업체를 낙찰자로 하기 위해 특정 업체에만 유리한 공고를 올리는 등의 사정이 없도록 입찰 시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한주택관리사협회 회원권익위원회는 지난 2016년경 회원권익 보호의 일환으로 A소장이 이 같은 사건에 제대로 대처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마음고생이 심했던 A소장은 먼저 대한주택관리사협회와 한영화 변호사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이어 “무죄 판결을 이끌어내기까지 약 3년 5개월이나 걸렸다”면서 “그동안 억울한 누명을 쓰고 우울증과 적응장애 등을 앓으며 약 없이는 잠을 못 이룰 정도로 힘들었는데 이렇게나마 명예를 회복할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마근화 기자  yellow@hapt.co.kr
<저작권자 © 한국아파트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마근화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여백
한국아파트신문 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152-727) 서울특별시 구로구 구로3동 222-8 코오롱빌란트2차 705호 (주)한국아파트신문
대표전화 : (02)884-5445  |  팩스 : (02)884-5995  |  등록번호 : 공보 다 04289  |  발행인 : 황용순  |  편집인 : 이경석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경석
Copyright © 2002~2018 (주)한국아파트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