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실 6개소에 입주민 부담으로 설치

 

최근 역대급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은 39.6℃까지 기온이 올랐다. 기온 관측이 시작된 1907년 이후 지금까지 가장 높았던 서울 기온은 1994년 7월 24일에 기록한 38.4도였다.
서울 성동구 행당동 삼부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 지기남 회장) 입주민들은 기록적인 폭염에도 비좁은 경비실에서 장시간 근무하는 경비원(12명)들의 근무여건 개선을 위해 경비초소 에어컨 설치문제를 놓고 입대의를 열었다.
498가구 전체 입주민 동의를 얻어 경비초소 6곳에 에어컨을 1대씩(대당 40만원 상당) 설치하고, 전기요금도 입주민들이 십시일반 관리비에서 분담하기로 했다.
입대의 지기남 회장은 “입주민도 최저임금 상승으로 관리비 부담을 안고 있지만 함께 사는 세상을 위해 경비근로자들과 고용안정 및 근무환경 개선 등을 위한 협약을 가진 바 있다”며 “이 협약의 연장선으로 경비실에 에어컨을 설치했고, 이것이 서로 상생하고 행복을 찾아가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이 아파트 경비근로자 노희일(70)씨는 “다른 지역에선 경비원에게 폭언·폭행하는 입주민도 있고, 관리비 상승을 이유로 에어컨 설치를 반대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각박한 세태에도 성동구는 그래도 사람 사는 동네”라고 말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올해 1월, 성동구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연합 회원들이 모여 아파트 경비근로자의 고용보장과 처우개선을 약속하는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며 “이번 삼부아파트 경비초소 에어컨 설치가 다른 단지에 귀감이 되길 바라며, 구도 살기 좋은 공동주택을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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