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소장이 회식 후 퇴근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로 사망한 사례에서 ‘업무상 재해’ 인정(서울행정법원 2017구합58656 판결)

최승관 변호사의 쉽게 푼 노동법 판례 해설 (11) 최승관l승인2018.08.06 10:11:02l108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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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송에 이르게 된 경위

가. 회식에 참석한 관리사무소장의 사망 사고

서울 은평구 임대아파트에서 관리사무소장으로 근무하던 A씨는 2016년 1월 26일 오후 7시에 열린 임차인대표회의에서 ‘관리사무소 직원 임금 인상안’ 등의 안건을 의결한 후 근처 식당에서 열린 회식에 참석했다. 약 2시간에 걸친 회식이 종료된 후 임차인대표회의 총무의 제의에 따라 아파트 단지 내의 벤치에 앉아 맥주를 마시며 아파트 관리상의 현안 등에 관한 대화를 나눈 후 밤 11시 40분경 헤어진 A씨는 관리사무소 방재실에 들러 근무자를 격려한 후 바로 옆 단지 아파트에 있는 자택으로 돌아가다 자택 아파트 출입구 앞에서 미끄러져 화단에 쓰러지는 사고를 당했다.
지나가던 행인에 의해 발견된 A씨는 119구급차로 병원에 이송됐고, 그곳에서 ‘경추손상’이라는 진단을 받고 수술 후 입원치료를 받다가 2016. 2. 22.경 사망했다.

나. A씨 유족들의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 거부처분 취소 소송의 제기

A씨의 유족들은 A씨가 업무상 재해로 사망했다고 주장하면서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와 장의비의 지급을 청구했으나, 근로복지공단은 ①A씨가 업무의 일환으로 참석한 회식에서 만취했다고 보기 어렵고 ②이 사건 사고가 사업주의 지배·관리를 벗어난 곳에서 발생했으므로 업무상의 재해로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부지급 결정’을 통지했다.
이에 유족들은 이에 불복해 행정법원에 근로복지공단의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 거부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했다.

2. 회식 과정에서 근로자가 사망한 경우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기 위한 요건

 법원은 회식 과정에서 근로자가 주량을 초과해 음주를 한 것이 주된 원인이 돼 부상·질병·신체장애 또는 사망 등의 재해를 입은 경우 다음과 같은 기준에 따라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따진다.
즉 ①회식이 사업주의 지배·관리 아래에서 업무의 일환으로 이뤄졌는지 여부 ②재해를 입은 근로자와 다른 근로자들이 마신 술의 양이 어느 정도인지 여부 ③근로자의 음주와 재해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는지 여부 등을 고려한다는 것이다. (대법원 2017. 5. 30. 선고 2016두545890 판결 등 참조)

3. 이 사건의 경우(법원의 판단)

가. 이 사건 회식이 사업주의 지배·관리 아래 있었는지 여부(이 사건 회식의 성격)

근로자가 어떠한 행위를 하다가 사망한 경우에 그 사망이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그 행위가 해당 근로자 본래의 업무행위 또는 그 업무의 준비행위 내지는 정리행위, 사회통념상 그에 수반되는 것으로 인정되는 생리적 행위 또는 합리적·필요적 행위이거나, 사업주의 지시나 주최에 의해 이뤄지는 행사 또는 취업규칙, 단체협약 기타 관행에 의해 개최되는 행사에 참가하는 행위라는 등 그 행위 과정이 사업주의 지배·관리 하에 있다고 볼 수 있는 경우여야 한다.
법원은 “임차인대표회의가 비록 A소장의 사용자는 아니지만 A소장이 소속된 관리회사와 서울주택도시공사와의 관리사무 위탁계약을 갱신할 것인지 여부의 결정에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고, 관리사무소 직원들의 임금 등 인상 여부에 관한 실질적인 결정권을 갖고 있는 등 관리소장으로서의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임차인대표회의와 원활한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고, 이 사건 회식은 모두 A소장의 업무를 원활히 하기 위한 것으로 그의 본래 업무행위 또는 그에 수반되는 것으로 이뤄지는 행위”라고 판단했다.

나. A소장이 만취했는지 여부

법원은 A소장이 겨울 새벽 자택 아파트 출입구에서 화단에 쓰러졌음에도 스스로 구조를 요청하지도 못할 정도로 만취했다고 판단했다.

다. 근로자의 음주와 이 사건 사고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지 여부

법원은 ①A소장은 임차인대표회의 간부들과 업무상 친밀한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었고 관리사무소 직원들의 월급 인상이 결정된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회식에 임할 업무상 필요가 있었던 점 ②A소장이 임차인대표회의 간부들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독자적이고 자발적으로 과도하게 술을 마셨다고 볼 사정이 없는 점 ③A소장이 자택 아파트 현관에서 미끄러지게 된 것은 업무의 일환으로 마신 술에 취해 몸을 가누기 어려웠던 데에 주된 원인이 있었던 점 등을 종합해보면, 이 사건 사고는 A소장의 업무와 관련된 회식에 통상적으로 따르는 위험이 현실화된 것으로 A소장의 음주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정  리

본 사안은 임대아파트에 근무하는 관리사무소장이 임차인대표회의를 마친 후 이어진 회식에 참석해 과음을 한 상태에서 밤늦게 퇴근을 하다가 넘어지는 사고로 인해 사망에 이르게 된 안타까운 사건이다. 그가 비록 관리사무소장 본래의 업무행위 과정에서 사고를 당한 것이 아니었지만, 법원은 회식 전후의 사정을 고려했을 때 그가 참석한 회식도 넓은 의미에서 본래의 업무 내지는 그에 수반되는 행위로 봐 ‘업무상 재해’를 인정했다.

최승관  kslee@hap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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