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탁관리회사 변경 시 고용승계 거부 ‘부당해고’ 판결 이끌어내
“주택관리사들의 온전한 신분보장 위한 초석 되길”

■ 공동주택관리부문 신지식인 김 쾌 식 주택관리사 마근화 기자l승인2018.07.24 15:02:32l108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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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주택 관리현장에서 위탁관리회사 변경 시 관리사무소장의 고용승계를 거부함에 따라 야기되는 신분불안은 비단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6월 서울행정법원은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기존 위탁관리회사와의 계약기간 종료로 관리사무소장에 대한 고용승계를 거부한 것을 두고 ‘부당해고’에 해당, 이와 달리 판단한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을 ‘취소’했다. <사건번호 2017구합79363, 관련기사 제1080호 2018년 7월 4일자 게재>
위탁관리를 하고 있는 아파트지만 입대의를 실질적인 사용자로 본 것이다. 이 같은 판결을 이끌어낸 주인공은 공동주택관리부문 제1호 신지식인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 김쾌식 주택관리사. 현재 대한주택관리사협회 입법조력위원회 위원이면서 경기도 안산시 월피주공2단지 관리사무소장인 김 주택관리사를 만나 이번 판결의 의의와 승소 판결이 나오기까지 결코 쉽지 않았을 소송과정 그리고 공동주택 관리제도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 등에 대해 들여다봤다. 

 

위탁관리 아파트 실질적 사용자 ‘입대의’
“관리계약 종료, 근로계약 자동 종료 아냐”

김 주택관리사는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에서 위탁관리회사와의 관리계약기간이 3개월밖에 남지 않은 상태에서 관리계약이 종료된다는 사실을 알고 근무했다. 아파트 입대의가 직접 면접을 통해 채용했으며 위탁관리회사가 바뀌어도 계속 근무하기로 했기 때문. 하지만 입대의 감사가 불합리한 요구를 했고 이를 들어주지 않자 관리소장을 고용승계 대상에서 제외시키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김 주택관리사는 “입대의가 모든 걸 결정했고 위탁관리회사는 위탁수수료만 받아갔을 뿐 단지 업무에 대한 지휘·감독권을 전혀 갖고 있지 않았다”면서 “위탁관리회사와 전혀 관계없이 인사가 결정됐음에도 불구하고 위탁관리회사에 소속돼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해고가 정당하다는 취지의 노동위원회의 판정은 공동주택 관리현장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내린 결정이었다”고 지적했다. 
실제 위탁관리를 하고 있는 아파트에서 관리소장은 위탁관리 소속으로 돼 있지만 입대의에 의해 관리소장에 대한 인사권이 전횡되고 있는 사례가 부지기수다. 하지만 대부분 입대의가 사용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중앙노동위원회 또는 법원에서 각하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 때문에 이번 판결이 갖는 의미는 더욱 크다. 김 주택관리사는 해당 아파트 입대의는 관리소장을 고용하기 위해 직접 면접을 봐서 결정했으며, 고용승계 여부와 관련해 관리소장도 마땅히 고용승계를 하도록 계약서에 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위탁관리회사를 변경하면서 관리소장을 고용승계 대상에서 제외시켰다면서 이는 명백한 부당해고라는 것이 이번 판결을 통해 밝혀졌다고 전했다.       
특히 “위탁관리계약이 종료된다 하더라도 관리소장의 고용계약과는 별개라는 것을 판결에서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위탁관리회사가 3개월 단위로 관리소장의 근로계약을 갱신하고 있는 문제점도 비판했다. 근로계약기간을 최소한 1년 이상 보장해야 하는데 이마저도 3개월 단위로 갱신해 말을 듣지 않거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근로계약이 종료됐다며 압박을 가해 3개월 만에 근로계약을 종료하는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주택관리사는 “이를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이 이번 판결문에 담겨 있다”며 “위탁관리계약이 종료되더라도 근로계약을 정당한 이유 없이 임의로 종료하지 못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연장근로수당’ 관리소장도 지급대상
“관리소장에 대한 역차별 근절해야”

2015년경에는 고용노동부에 진정서를 내기도 했다. 당시 근무하던 아파트에서 연장근로수당 지급을 거부하자 이에 적극적인 대처에 나선 것이다. 김 주택관리사는 이를 통해 미지급된 연장근로수당을 전액 보상받았다고 한다. 
지난 6월 28일 환경미화원들이 성남시를 상대로 휴일근로에 따른 가산임금과 연장근로에 따른 가산임금의 중복 지급을 구한 대법원 판례(2011다112391)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대법원은 이 판결에서 구 근로기준법상 휴일근로시간은 1주간 기준근로시간 및 1주간 연장근로시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봐야 하므로 휴일근로에 따른 가산임금과 연장근로에 따른 가산임금은 중복해 지급될 수 없다고 판시한 바 있다. 김 주택관리사는 이는 최저임금을 고려한 판단이라고 전하면서 아파트 관리사무소장의 경우 대부분 출·퇴근이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연장근로수당 지급은 정당하게 찾아야 할 권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리소장이라는 이유로 위탁관리회사 변경 시 재계약에서도 배제되는 등 불안정한 근로환경 속에서 관리·감독자라는 미명하에 연장근로수당 지급대상에서도 제외한다는 것은 관리소장에 대한 ‘역차별’이라고 역설했다.   
이미 이와 관련한 법원의 판결도 나온 바 있다. 관리소장이 관리·감독하는 업무에 종사하는 자로서 연장근로수당, 지급대상에서 제외된다고 하더라도 자기의 근무시간에 대한 자유재량권을 갖지 않고 출·퇴근 등에 엄격한 제한을 받는다면 관리소장도 연장근로수당 지급대상이라는 것이 법원의 판단 취지다. 

관리주체와 관리기구 업무구분 명확히

현재 전국 공동주택 단지는 1만5,000여 개인 데 비해 배출된 주택관리사들은 5만4,000여 명에 달하다 보니 과열된 취업경쟁 양상을 보이고 있다. 김 주택관리사는 “그렇다 보니 취업이 안 되면 봉투를 주거나 인맥을 동원하는 사례도 있고 심지어 입대의 구성원으로 활동하면서 위탁관리회사에 압력을 가해 취업하는 사례까지 자행되고 있다”면서 “이와 맞물려 주택관리업자 및 사업자 선정지침에서 적격심사제를 도입해 업체 선정을 하고 있지만 적격심사제의 뚜렷한 평가기준이 없다 보니 입대의 구성원들이 업체를 마음대로 선정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결과적으로 관리소장이 소신껏 고유의 관리업무를 수행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것. 
이 같은 문제에 대한 개선방안으로 관리주체와 관리기구의 업무 구분을 제안했다. 김 주택관리사는 “주택관리업자의 업무와 관리기구의 업무는 엄연히 다르며 주택관리업자인 관리주체의 업무와 현장에 배치돼 있는 대리인인 관리소장의 업무는 달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공동주택관리법령에서 관리주체에 대한 정의를 정하고 있으면서도 관리기구에 대한 구체적인 위임규정이나 명문화된 근거를 명시하지 못하다 보니 관리기구의 법적 책임과 업무 집행에 대해, 용역관리 및 공사업자 등 사업자 선정과 사업자의 관리·감독에 대한 입주민의 불만과 관리직원의 인사·노무관리의 불만사항에 대한 책임이 모두 관리소장에게 전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위탁관리 시 관리기구와 관리주체의 업무 및 책임소재를 명확하게 구분함으로써 법적 책임에 대한 소재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위탁관리회사의 책임 한계와 관리기구의 책임자인 관리소장의 업무는 법령에 그 근거를 별도로 둬야 공동주택 관리에 있어서 위탁관리회사와 관리소장 간 분쟁을 방지할 수 있고, 주택관리업자와 입대의의 책임한계가 명확해진다는 것이다.  

“관리제도 방향 바로잡는 데 기여할 터”

김 주택관리사는 현재 근무하고 있는 아파트에서 위탁관리 방식을 자치관리로 전환하면서 기존 위탁관리회사가 입대의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대해서도 입대의를 대리해 사건을 도맡아 진행하는 등 그동안 공동주택 관리업계에서 쌓아온 풍부한 경험과 해박한 법률지식 등을 토대로 대응해 아파트 입주민들에게 유리한 판결을 도출해 내기도 했다. 
물론 그에게도 부당해고 등으로 인한 소송과정이 결코 쉽지만은 않았다. 스트레스성 알레르기 때문에 두 달 동안 고생을 할 정도로 심정적으로 힘든 일이었다. 하지만 대한주택관리사협회에서도 회원 권익보호의 일환으로 법적 다툼에 대한 지원을 통해 동력을 부여했고, 무엇보다도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공동주택 관리제도 방향을 바로잡아야겠다는 일념으로 꾸준히 활동을 전개해온 그로서는 이번 사건만큼은 정확히 바로잡고 싶었다.
특히 법률대리인으로 적극 나서준 한영화 변호사에 대해서도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다만 부당해고를 인정한 서울행정법원의 판결에 대해 중노위(입대의 측)가 항소를 제기함에 따라 앞으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서울고등법원에서 더 다퉈야 할 전망이다. 
지난 2000년도에 공동주택관리제도 개선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공동주택 관리부문 제1호 신지식인으로 선정될 정도로 열정이 남다른 김 주택관리사. 그는 이번 법원의 판결이 주택관리사들의 신분보장을 위한 초석이 될 수 있길 바라면서 앞으로도 바람직한 공동주택 관리제도의 방향을 모색하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전했다.  
 

마근화 기자  yellow@hap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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