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비로 소송비 지출해 업무상횡령죄로 기소된 입대의 회장 ‘무죄’

“개인 당사자인 법적 분쟁이지만 입대의・관리사무소와 업무 관련성 깊어” 마근화 기자l승인2018.07.11 13:41:43l108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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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법

부산지방법원 형사8단독(판사 송중호)은 최근 개인이 당사자가 된 법적 분쟁에 관리비로 변호사 선임비용 등을 지출했다는 이유로 업무상횡령죄로 기소된 부산의 모 아파트 전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A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회장 개인이 소송 당사자이긴 했지만 해당 법적 분쟁은 실질적으로 아파트 업무와 깊은 관련이 있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A씨는 2009년 5월경 A씨 개인이 당사자가 된 소송사건의 녹취록 작성비 명목으로 25만원을 관리사무소장으로부터 지급받아 개인적인 용도로 소비하는 등 2010년 12월경까지 사이에 총 23회에 걸쳐 약 900만원을 마음대로 소비해 횡령했다는 이유로 기소됐었다. 
이에 대해 법원은 대법원 판례(2011도4677)를 인용, “단체의 대표자 개인이 당사자가 된 민·형사사건의 소송비용은 단체의 비용으로 지출할 수 없다”면서 “다만 예외적으로 분쟁에 대한 실질적인 이해관계는 단체에 있으나 법적인 이유로 대표자 지위에 있는 개인이 소송 기타 법적 절차의 당사자가 됐다거나 대표자로서 단체를 위해 적법하게 행한 직무행위 또는 대표자 지위에 있음으로 말미암아 의무적으로 행한 행위 등과 관련해 분쟁이 발생한 경우와 같이 당해 법적 분쟁이 단체와 업무적인 관련이 깊고 제반 사정에 비춰 단체의 이익을 위해 소송을 수행하거나 고소에 대응해야 할 특별한 필요성이 있는 경우에 단체의 비용으로 변호사 선임료를 지출할 수 있다”고 전제했다.  
이어 “A씨가 아파트 관리비를 개인적 용도에 소비한 것이 아니라 아파트 입대의가 관리권한을 위임한 관리사무소가 소송 당사자로 된 경우이거나, 당해 법적 분쟁이 아파트 입대의 및 관리사무소와 업무적인 관련이 깊고 당시 제반 사정에 비춰 입대의 및 관리사무소의 이익을 위해 소송을 수행한 경우일지도 모른다는 합리적 의심을 넘어설 정도로 공소사실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우선 “고소인인 현 회장 B씨는 당시 아파트 단지에서 거주하고 있지 않아 아파트 단지에 관해 일어난 일에 대해 잘 모르고 직접 목격하거나 경험한 사람이 아니며 심지어 당시 입대의 결의나 승인 혹은 동의를 얻어 지출했는지 여부조차 몰라 그녀의 증언이나 진술은 증명력이 낮다”면서 “오히려 당시 동대표 2명의 증언에 의하면 각 지출은 모두 입대의 동의나 의결을 얻었다”고 인정했다.  
A씨가 임의로 소비했다고 주장되는 관리비는 모두 법률적인 사건 관련 비용으로 지출됐는데  ▲당시 부녀회장이던 C씨가 A씨를 모욕, 명예훼손죄로 고소한 사건 ▲C씨가 부녀회장에서 퇴임한 이후 A씨와 관리사무소장, 경비원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사건 ▲C씨가 A씨와 그 전 회장에 대해 인근 재개발 공사 보상금 임의 사용을 이유로 업무상횡령죄로 고소한 사건 등이다.  
법원은 “고소사건 중 C씨가 부녀회장이던 중 명예훼손 건은 당해 법적 분쟁이 아파트 입대의 집행부와 부녀회장 사이의 인근 재개발 공사 보상 관련 갈등에 관한 문제여서 아파트 단지와 업무적인 관련이 깊다”고 판단했다. 
또 “입대의 회의록 내용이나 주민총회결과 이에 대한 변호사비용 등 모든 비용은 아파트 충당금에서 지급하기로 참석 입주민이 찬성 결정한 것으로 기재돼 있는 점 등 제반 사정에 비춰 아파트 입대의의 이익을 위해 소송을 수행하거나 고소에 대응해야 할 특별한 필요성이 있는 경우”라고 봤다. 
아울러 “고소사건 중 부녀회장 퇴임 후 명예훼손 건은 당해 법적 분쟁이 아파트 부녀회장이 누구인지 및 인근 재개발 공사현장 보상에 관한 문제이고, A씨 등 고소를 당한 당사자들이 입대의 회장, 관리소장, 경비원이어서 아파트 단지와 업무적인 관련이 깊다”고 인정했다. 
더욱이 당시 불기소결정서에 의하면 A씨 등이 한 안내방송이 입대의 결정사항을 알리고 C씨로 하여금 더는 아파트 단지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행위를 중단해줄 것을 요청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이상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어서 입주자들의 이익을 위해 고소에 대응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크다고 설명했다.  
C씨가 A씨를 업무상횡령으로 고소한 사건 또한 당해 법적 분쟁이 아파트 입주민들의 손해보상금 분배에 관한 문제여서 아파트와 업무적인 관련이 깊고, 보상금 사용용도는 소송 관련 변호사 선임비 및 성공사례비, 인지대, 농성 참가자 간식비 및 보상금 등으로 지출도 입대의 의결을 거쳐 이뤄졌다며 입주자들의 이익을 위해 고소에 대응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판시했다. 뿐만 아니라 고소사건들은 일부 취하되거나 모두 A씨에 대해 무혐의 처분으로 결론이 난 것으로 확인됐다.  
 

마근화 기자  yellow@hap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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