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 고

장 석 춘  
서울 성북구 공동주택관리 자문위원
(행복코리아 대표)

 

6·13 지방 선거가 끝났습니다. 한꺼번에 7~8명을 뽑아야 하고, 선거홍보 현수막 수도 지난 선거 때보다 2배까지 늘려 걸어도 돼서인지 요란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전국 어디에서나 하는 사전투표도 투표율이 높았고, 전체 투표율도 역대 최고를 기록한 2017년 대선(77.2%)보다는 17% 낮았지만, 2016년 지방선거(56.8%)보다 3.4% 높고, 2017년 총선(58.0%)보다 2.2% 높은 수준이었습니다.
공직선거에서 투표를 한다는 것은 주권이 국민에게 있다는 주권재민(主權在民)을 의미하며 군주주권(君主主權)과 반대되는 개념이기도 합니다. 대한민국 헌법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규정해(헌법 제1조 제2항), 국민에게 주권이 있음을 명백히 천명하고 있습니다. 
선거는 국민이 정치에 참여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고, 국가의 주인으로서 권리를 행사하는 손쉬운 방법입니다. 그래서 선거를 ‘민주주의 꽃’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선거만으로는 참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없습니다. 선거로 뽑힌 대표자는 나랏일에 국민의 의견이 반영되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국민들은 대표자가 나랏일을 제대로 해 나가는지 계속해서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합니다. 만약 국민 누구에게나 자유로운 선택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거나 선거에 나선 후보자 사이의 경쟁이 불공정하다면, 진정한 민주주의 국가라고 할 수 없지요. 따라서 자유롭고 평등하며 공정한 선거가 이뤄지도록 노력을 해야 합니다. 
아파트에서도 선거는 제대로 된 아파트를 유지해 가는 데 있어서 아주 중요한 일입니다. 아파트 입주민들은 입주자대표회의를 구성하는 동대표를 선출하는 데 있어서 관심을 가지고, 아파트 발전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의지와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동대표에 출마해야 하고, 또 입주민들은 제대로 된 사람을 동대표로 선출하고 입대의를 구성해야합니다. 
또 말도 안 되는 옛날이야기를 하나 하겠습니다. 수요일이 지방선거일로 법정공휴일인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공휴일 이틀 전인 월요일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 투표를 한답니다. 이틀만 기다렸다가 공휴일인 지방선거일에 동대표 선거도 함께하면 투표율도 오르고 좋을 텐데요. 원래는 입대의의 임기가 만료되기 2개월 전부터 새로운 선관위를 구성하고 새로 구성될 입대의의 선거 절차를 진행해야 하나, 새로운 선관위는 입대의의 임기가 끝난 후에 부랴부랴 이전 선관위원들이 그대로 재선임돼 구성되고, 동대표 4명을 뽑는 데 공고만 10번 이상 해놓고 동대표 2명만 선출됐습니다. 또 그 후에는 나머지 2명이 아닌 1명만 선출한다고 공고를 합니다. 참고로 행정기관에 입대의 운영 및 구성 신고 요건은 최소인원이 4명입니다. 4명이 다 선출돼야 입대의가 구성됩니다. 과거에는 한 선거구에 2명 이상 출마하면 ‘투표인원에도 불구하고 다득표자가 당선’되는 규정을 개선해 ‘과반수가 투표하고 최다득표자가 당선’되도록 바뀌었습니다. 이는 입주민 대다수의 뜻이 아닌 소수의 참여로 인해 동대표가 몇 사람의 왜곡된 의도로 적당히 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입니다. 선관위는 투표날짜와 시간을 입주민들이 최대한으로 많이 참여할 수 있는 때로 정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입주민은 꼭 투표를 해야 합니다. 내가 투표해야 아파트가 바뀌고, 우리 모두가 투표해야 세상이 좋아집니다.

 

저작권자 © 한국아파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