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사무소장의 시선

김 호 열  주택관리사
인천 산곡한양7차아파트 관리사무소장
‘공동주택 관리병법’ 저자

 

 

 

직급 상하나 연령 고하를 막론하고 관리사무소에서 직원 간에 경어를 쓰는 것은 기본 예의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나이 차이를 따지는 유교문화 잔재가 있어 나이 차이가 많이 나면 직급에 상관없이 고령자가 어린 자에게 반말을 하는 경향이 있다. 
30대의 직원이 관리사무소에 새로 오게 되면 50대 이상의 관리사무소장, 기술직, 경비원들은 어리다고 반말을 하는 경우가 있다. 
젊은 직원이 대리거나 과장일 경우 직급이 낮은 고령의 반장이나 경비원이 반말을 하면 당연히 거부감을 느낀다. 
관리소장이 반말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상급자이니 그럴 수도 있다고 대부분 수긍하는 편이나 수긍하지 못하는 직원도 있다. 
반말에 거부감을 느끼는 젊은 직원은 갈등한다. 
“상대가 반말하는데 나는 존댓말을 써야 할까? 아니면 같이 반말할까?”
신입 직원이 나이가 어린 데다 경험이 없고 실력이 없어 보이면 누구나 깔보려는 경향이 있어서 그에게 존댓말이 쉽게 나오지 않는다. 
반말을 함에도 요령이 있다. 반말을 해도 상대가 기분 나빠하지 않을 때 반말을 해야 한다. 
상호 친분관계가 쌓여 신뢰가 있다면 반말을 해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상대방이 자신을 얕보고 반말을 하면 우리는 반감을 갖는다. 
직급이 높거나 나이가 많은 것이 반말의 면죄부가 될 수 없다. 인간은 자신이 존중받는다고 생각할 때 상대를 존중해준다. 
직원이 얕보인다고 함부로 반말하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만연하고 있는 ‘갑질’의 일종이다. 
상대가 약해보인다고 함부로 하는 것이 ‘갑질’이다. 
약자에게도 존중받을 만한 가치와 인격이 있다. 직위 고하, 연령 상하를 막론하고 상호 존중하는 사회가 바람직한 사회다. 
‘갑질’이 만연하면 동방예의지국이 아니다. 직원을 얕보고 하는 반말은 ‘갑질’이다. 
‘갑질’ 문화를 없애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반말을 되도록 삼가해야 한다. 관리소장이라면 우선 본인이 반말을 삼가하고 반말을 하는 직원이 있다면 계도해 못하게 해야 한다. 
직원 간의 화합은 상호 존중에서 오며 상호 존중은 경어 사용에서 온다. 
생각 없는 반말은 조직문화에서 없애야 할 ‘갑질’의 하나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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