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 대신 선관위원 모집공고 한 전임 회장 ‘유죄’

수원지법, 자격모용 사문서 작성 및 행사죄 적용 ‘벌금형’ 마근화 기자l승인2018.06.05 15:24:37l107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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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성남시 모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A씨는 2016년 2월 말로 임기가 종료됨에 따라 차기 선거에서 동대표 후보로 다시 출마했으나 선출되지 못했고 해당 동대표로는 B씨가 선출됐다. 이후 선거관리위원장은 B씨를 포함한 7명의 동대표 당선공고를 했다. 
하지만 A씨는 선관위 규정을 위반한 부정선거라며 이의를 제기했고, 선관위는 관리규약에 따른 선거관리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아 당선결과 공고의 효력을 알 수 없다며 판단을 유보했으며, 선관위원 전원이 사퇴했다. 
이에 A씨는 임기 만료 전인 2월 25일 선관위원 모집공고를 냈다. 이후 선관위원에는 7명이 출마했으며 관리사무소장은 3월경 추첨을 통해 이 중 5명을 선임한다고 공고했다. 하지만 선관위원 추첨은 순탄치 않았다. 추첨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자 관리소장은 경찰 입회하에 추첨을 다시 진행키로 공고했으나 추첨당일 선관위원 후보 중 3명이 불출석했고, 그중 2명은 사퇴했다. 
한편 A씨는 3월 17일경 입대의 직무대행 명의로 선관위원 추첨에 참석한 4명이 선관위원으로 당선됐고 1명이 공석이므로 나머지 선관위원을 다시 모집한다고 공고했다. 반면 관리소장은 다음날 선관위원 후보 중 사퇴한 2명을 제외한 5명이 당선됐다고 공고했다. 그런가 하면 A씨는 자신의 선관위원 추가 모집공고에 따라 3월 22일 C씨가 선관위원으로 당선됐다고 공고했으며 3월 25일 C씨가 위원장으로 선출됐다고 공고했다. 
하지만 이 같이 공고한 행위로 인해 A씨는 ‘자격모용’으로 기소됐고 지난해 10월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으로부터 1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최근 진행된 항소심 수원지방법원 형사8부(재판장 송승우 부장판사)도 A씨의 항소를 기각, 자격모용 사문서 작성 및 행사를 적용, 유죄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A씨는 위임계약에 관한 법리에 따라 임기 만료된 입대의 회장으로서 그 임무를 수행함이 부적당하다고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급박한 사정을 해소하기 위해 필요한 범위 내에서 적법한 신임 회장이 선임될 때까지 회장으로서의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업무수행권을 가진다”고 전제했다. 
그러나 “이 아파트 관리규약에서는 선관위원 공개모집의 주체를 선관위원장으로 명시하면서 선관위가 구성되지 않거나 선관위원장의 해임·사퇴 등으로 위촉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입대의 회장이, 같은 이유로 입대의 회장이 위촉할 수 없는 경우에는 관리소장이 이를 대신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면서 “선관위원 공개모집은 원칙적으로 선관위원장의 권한이고, 선관위원장이 권한을 행사할 수 없는 경우 예외적으로 입대의 회장이 권한을 대행할 수 있으나 입대의 회장도 궐위 등의 사유로 권한을 대행할 수 없는 경우에는 차순위 권한대행자로 관리소장이 명시돼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A씨의 임기가 만료돼 입대의 회장이 공석이 된 이후의 선관위원 공개모집에 관한 권한은 관리소장에게 있다”면서 “이 사건 공고는 임기만료된 입대의 회장의 업무수행권의 범위를 벗어나 입대의 회장 권한대행의 자격을 모용한 것”이라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아울러 “A씨는 자신의 임기가 만료된 이후 선관위원 위촉 절차를 진행할 권한이 관리소장에게 있다는 사실을 공고 당시 알고 있었다”면서 “A씨에게는 자신의 권한을 초월해 입대의 회장 직무대행 자격을 모용해 공고를 한다는 인식이 있었다”며 고의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A씨는 임기만료 전 적법한 입대의 회장으로서 선관위원 공개모집 공개를 했으나, 임기가 만료된 이후에는 관리소장이 후속절차를 진행하기 위한 공고를 했는데 이에 대해 아무런 이의 제기를 하지 않은 점, A씨는 관리소장의 선관위원 추첨일시·장소 공고가 적법함을 전제로 해당 일시·장소에 출석한 후보자를 선관위원으로 선임하는 내용의 공고를 하기도 한 점 등을 들었다.
 

마근화 기자  yellow@hap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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