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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석 춘  
서울 성북구 공동주택관리 자문위원
(행복코리아 대표)

 


부부는 서로 싸우면서 살아가는 관계입니다. 평생 한 번도 싸우지 않고 살아가는 부부도 있다고도 합니다만 저는 ‘글쎄요’입니다. 
결혼이라고 하는 것 자체가 사람과 사람이 수평적으로 결합을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주로 돈 문제나, 자녀문제, 친척문제, 배우자의 습관이나 과거지사, 거짓말 등이 흔히 볼 수 있는 부부 싸움의 원인이지만 여기저기 쌓여있던 감정의 앙금이 사소한 계기로 폭발해 싸움으로 번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부싸움을 하게 되면 일단 감정이 나쁜 상태에서 싸우게 되니 서로에게 상처 줄 말만 골라서 하게 되고 여기에 폭력이 추가되면 더 큰 문제가 됩니다. 아울러 자녀가 있는 경우에는 자녀의 정서에 상당히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정서 발달에 중요한 시기인 유년기나 사춘기에 들어선 청소년 시기에 목격한 경우 트라우마로 남는 경우도 많습니다. 예부터 부부 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는 말도 있습니다만, 현재의 이혼율을 볼 때 의미가 많이 퇴색한 속담이 됐습니다. 부부싸움을 제대로 하는 10가지 방법을 소개합니다.
첫째, 문제를 쌓아두지 않는다. 오래된 과거의 문제에 연연하거나 들먹이지 말고 최근에 생긴 지금 당장의 주제 하나만 갖고 싸우십시오. 둘째, 첫 마디를 부드럽고 긍정적인 표현으로 시작한다. 먼저 부부가 싸우는 이유는 여러 가지겠지만 목적은 관계회복에 있다고 봅니다. 부드러운 것이 더 강한 것이라는 것을 명심합시다. 셋째, 서로의 입장을 바꿔서 생각한다. 어항에 든 고양이와 어항 밖에 있는 물고기는 서로를 부러워하지만 입장을 바꿔보면 정반대의 상황이 됩니다. 넷째, 폭력은 절대로 사용하지 않는다. 습관이 새로운 습관을 만듭니다. 또 가재도구를 던지는 것도 결국은 자신만 손해입니다. 다섯째, ‘이혼’이라는 단어 자체를 사용하지 않는다. 말이 씨가 된다고 하지요. 절대로 사용해서는 안 될 단어가 있습니다. 여섯째,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자. 서로 잠시 생각이 달라서 의견을 조정하는 과정인데, 하늘이 맺어준 인연으로 맺어진 사람들이 어찌 남과 비교할 수 있겠습니까? 일곱째, 제삼자를 개입시키지 않고 집 안에서만 싸운다. 부부가 함께 모이는 회식자리에서도 부부간에 비난하고 헐뜯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이럴 경우에 주변의 다른 사람들은 웃고 즐거워하지만 당사자들은 참 어리석고 난처하게 보입니다. 집 밖에 나오면 배우자가 ‘해가 서쪽에서 뜬다’고 하더라도 부부는 한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여덟째, 상대방의 상처와 과거를 끄집어 내지 않는다. 쓰레기가 바람에 흩어져 날리면 주변을 더럽히기만 합니다. 쓰레기는 땅속에 묻어야 썩어서 퇴비가 됩니다. 서로의 아픔과 상처를 보듬어주고 껴안아 줘야 합니다. 아홉째, 같은 주제로 또 싸우지 않는다. 회의에도 ‘일사부재리’의 원칙이 있습니다. 똑같은 내용을 들먹이고 또 들먹이는 것은 비생산적이고 또 비겁한 반칙이기도 합니다. 열 번째, 잘못이 있으면 인정한다. 부부싸움을 시작할 때 가장 바람직한 시작은 이렇게 하는 것입니다. “나는 이것과 이것을 잘못했다. 미안하다. 하지만 당신도 이 대목은 고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먼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들어가는 것이 오히려 현명한 부부싸움 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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