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는 날씨의 금오산

독자투고 전기택l승인2018.06.05 13:09:46l107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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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기 택 
거평프리젠아파트 관리사무소장

 

간혹 어떤 행사 전 마침 그날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를 들을 때 가야할지 말아야할지 망설여질 때가 있다. 주말에 비가 온다는데 토요일 아침에 창문을 열어 보니 가느다란 물줄기가 땅바닥을 적시고 있었다. 그래도 부리나케 집을 나서 전철로 집결지에 도착해 금오산행 관광버스에 올랐다. 비가 와서 그런지 좌석은 듬성듬성 비어 있었어도 반갑게 맞이해 주는 사람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보니 어느새 경북 구미에 있는 금오산 주차장이다. 우산도 쓰고 비옷도 다시 가다듬고 나서 우리 일행(강산모)이 폭포 쪽으로 오르다 보니 벌써 금오산을 갔다 내려오는 낯익은 얼굴들과 마주친다. 비오는 날의 산행은 불편함이 있지만 반대로 미세먼지가 씻겨 나간 하늘은 푸르고, 오르는 길 옆 도랑은 물이 차란차란 알맞게 흐르는 것을 보면 마음이 넉넉해지기도 한다.
길지 않은 시간에 해발 약 400m 지점에 위치한 대혜(大惠)폭포에 당도해 정상목표팀은 더 오르고 폭포관광팀은 남았다. 
은혜가 더 없이 커서 붙여진 이름이련가? 대혜폭포가 바라보이는 곳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점심을 먹으면서 패인 골짜기로 세차고 매끄럽게 내려오는 28m 폭포수를 바라보니 금오산에 온 보람을 느낄 정도의 새로운 풍경이었다. 하산 길에 대혜폭포의 물이 하류로 흘러서 모이는 금오산저수지를 둘러보면서 행사장에 합류했다. 수많은 행사장 천막 안은 산행을 마친 소장들이 비를 피해 처마로 들은 나그네를 보듬듯이 환한 얼굴로 서로를 맞이했다. 소강상태였던 비가 조금 후 다시 주룩주룩 내리며 앉아 있는 의자 등걸이를 적시니 할 수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천막 속을 서성거리며 차려진 음식을 비운 빗속의 하루였다.
요즘 신문을 장식하는 일부 난폭한 입주민이 관리소장을 일방적으로 폭행한 사건이라든지, 폐비닐 배출 거부로 인한 경비원 구타사건 등을 접할 때 어떤 방법으로 대처해야 할지 새삼 생각하게 된다.  나도 한때 입주민의 돌발적인 행동으로 피해를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가해자로 몰려 곤란한 지경에 빠진 적이 있기 때문에 폭행사건이 남의 일 같지 않다. 비단 신문에 난 사건뿐만 아니라 안 보이는 곳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일들도 적지 않을 것이고, 그러한 일이 발생하면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불상사가 점점 줄어들 것이다. 
우리나라의 사회·문화 수준이 점점 높아지고 투명해지고 있는 이때 입주민들의 현 종사자들에 대한 시각 변화가 관건이라고 할 수도 있다. 아무튼 오늘 모임에 참석한 활기찬 소장들을 보니 언제 내가 이렇게 세월을 보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올해 98세인 연세대 김형석 명예교수가 인생 후배에게 들려주는 ‘인생을 살아보니 60세부터 75세가 가장 황금기’라는 가르침을 떠올려 본다. 
노력하는 사람들은 75세까지는 정신적으로 인간적인 성장이 가능하다고 하고, 건강 또한 일이 유지해 준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 번 되새겨 볼 수 있었다.

전기택  kslee@hap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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