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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동 연 주택관리사
광주 광산구 우산동 대광로제비앙아파트

 

 

 

신록이 산과 들을 덮고 있는 봄이다. 고향이 같은 관리사무소장들과 달이 지는 섬, 진달이 섬 낙월(落月)도에 가기로  했다.
광주 상무지구에서 승용차로 1시간 거리인 염산 향하도 선착장에 오전 9시 도착했다. 향하도 앞바다는 안개가 진하고 자욱했다.
향우(鄕友) 관리소장 12명은 여객선 매표소에 신분증을 제출하고, 다른 관광객들과 같이 줄을 서고 기다렸다. 매표원이 한참 있다가 오늘은 안개 기상 악화로 승객의 안전을 위해 여객선이 결항한다고 했다.
낙월도 여행은 돌아오는 가을로 연기하고, 향하도에서 가까운 함평 손불면 돌머리 해수욕장으로 갔다.
돌머리 해수욕장은 은빛 찬란한 백사장이 1,000m나 드넓게 펼쳐져 있으며 넓은 소나무 숲이 원두막과  천혜의 절경(絶境)을 자랑하고 있다.
우리 일행은 일상의 아파트 관리업무를 잊고, 백사장과 바다 위 침목 다리를 걸으며 기념사진도 찍고 정담을 나눴다.
푸른 하늘과 흘러가는 구름, 스쳐가는 바람과 파란 바닷물, 초록색 대지, 자연(自然)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침목 다리 의자에 앉아 지평선 너머 푸른 하늘 아래 넓은 바다의 잔잔한 파도를 보고 있으면 마음에서 일어나는 번뇌와 욕망을 잠시나마 버릴 수 있었다. 
삼각산 아래 숲길과 용암 저수지 주변 오솔길 안내는 김모 소장이 했다. 김 소장은 유소년 시절 아버지와 같이 읍내 우시장에 소를 팔고 나서 진하고 구수한 국밥을 먹었던 추억을 이야기한다.
정모 소장은 주꾸미와 모싯잎 송편을 가지고 와서 우리들에게 제공했다.
오후에는 영광 군남면 삼각산 아래 신록의 숲길과 용암 저수지 주변의 나무와 맑은 공기를 보고 느끼며, 오솔길을 트레킹했다.
다음에는 찰보리 문화 축제 장소인 영광 군남면 지내들에 갔다.
군남 지내들에는 거대한 돌탑이 옹기종기 있고, 청보리와 노랑 유채꽃이 봄바람에 물결치고 있다. 논둑에는 자운영이 들풀 속에서 한들거리고, 청보리와 더불어 휘청대며 바람에 누웠다가 일어나곤 한다.
관광객들이 청보리와 유채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연인들이 추억을 만들고 있었다. 우리 일행도 청보리와 유채꽃의 추억을 남겼다. 동행한 여성 소장은 기념사진 촬영, 연출, 감독을 하고, 모바일 메신저에 순간 순간의 모습을 올렸다.
또한 방송국에서는 청보리와 유채꽃을 배경으로 여배우가 시(詩)를 낭독하는 예쁜 모습을 촬영하고 있다. 
많이 들었던 윤동주의 서시였다. 시를 듣고 있으니 젊은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였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잎 새에 이는 바람에도/나는 괴로워했다/별을 노래 =하는 마음으로/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걸어가야겠다/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친다. 다시 몸을 움직여 윤동주의 서시를 마음에 품고 길을 나선다. 가는 곳마다 신록의 봄과, 삶의 따뜻한 향기와 정을 느낄 수 있었다. 자연(自然)의 찬란하고 아름다운 봄을 볼 수 있었다.
우리 일행은 지내들 팔각정에서 휴식을 한 후 봄나들이 하루 일과를 마무리했다.
어느 시인이 “과거는 언제나 행복이요, 고향은 어디나 낙원”이라고 했다. 고향 관리소장들과 함께한  여행이 삶의 활력이 되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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