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간이나 막지 못한 가짜 회장의 전횡

사 설 한국아파트신문사l승인2018.04.16 15:06:16l107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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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를 비롯한 공동주택을 관리하는 일은 이미 공적 영역으로 깊숙하게 들어왔다.
많은 사람이 모여 사는 집합건물의 특성상 한 가지 사안에 대한 의견이 모두 제각각일 수밖에 없고, 한 사람만 자기고집을 부리면 아무 일도 진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처럼 맞벌이 비율이 높고, 돌아가는 사정에 무관심한 입주민이 많을수록 잘못된 방향으로 흐를 위험성이 높기 때문에 관리업무에 대한 공공의 관여는 필수다.
주택법에 들어가 있던 관리영역이 공동주택관리법으로 독립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아직도 법체계는 불확실하다. 경기도 안산에서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자그마치 8년 동안이나 계속돼 왔다. <관련기사 1면>
이전에 저지른 범죄경력으로 인해 동대표 자격조차 상실한 사람이 스스로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을 사칭하며 온갖 부정행위를 저질러 온 것이다. 2010년에 자신을 회장으로 올린 입대의 구성신고서를 관할 안산시에 접수했으나, 시로부터 거부당하자 이를 무시한 채 회장업무를 수행했다. 그는 지난 8년 동안 각종 공사를 진행하면서 법 절차를 무시한 채 공사비용을 임의로 집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를 제기하는 입주민에겐 소송을 들먹이며 위협하고, 지자체의 감독권조차 무시해 왔다.
최근엔 선거관리위원회 구성문제로 관리사무소장과 갈등을 벌이다 기전기사와 경비원을 시켜 소장실 집기비품들을 모조리 들어내 은밀한 장소에 숨겨놓기까지 했다.
마치 20~30년 전의 데자뷰를 보는 듯하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대한민국의 아파트는 목소리 큰 사람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경우가 많았다. 대단지 아파트의 회장직에 오르면 아파트가 한 채 더 생기고, 부녀회장만 돼도 승용차가 생긴다는 소문이 실제처럼 떠돌았다. 잡수입을 부녀회장이 관리하며 불투명한 집행이 관행처럼 횡행하자, 결국 법에 의해 관할권이 입대의로 넘어가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일이 다 사라지고, 전설처럼 남은 옛날 이야기로만 알고 있었다. 그런데 어떻게 2018년에도 이런 일이 가능할까?
문제는 담당공무원의 권한이 미약하고, 민원을 두려워하는 구조적 현실에 큰 원인이 있다. 입대의 구성신고서를 반려하긴 했으나, 단지 안에서 벌어지는 무자격 회장의 전횡까지 막을 힘이 없었던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아파트에 있다. 몇 억, 몇 십억의 큰돈이 투명하지 않게 움직이는데도 입주민들은 관심이 없었다. 또 문제를 제기하기엔 가짜 회장의 기세가 너무나 등등했다. 그러니 내 돈인지, 남의 돈인지 모르는 눈먼 돈이 제어도 없이 지출돼 온 것이다.
결국 참다못한 소장이 업무방해 등으로 고소하면서 일이 외부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만일 소장이 굴복하거나 떠나버렸다면 가짜 회장의 불법행위는 언제까지고 계속됐을 것이다.
이 소식을 접한 대한주택관리사협회가 가장 먼저 기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황장전 회장과 이선미 경기도회장 등이 단지를 방문해 지원방안을 모색하고 이런 어처구니없는 전횡을 뿌리 뽑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을 약속했다. 곧바로 시위에 돌입하기도 했다.
입주민들은 대주관의 모습을 보며 힘을 내 다시 한 번 뭉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어쩌면 다른 곳에도 이렇게 알려지지 않은 불법행위가 다수 있을지도 모른다.
정부는 더욱 강력한 법적 장치를 마련해야 하고, 현장의 관리자들 역시 불의에 눈 감아선 안 된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관리는 공적 업무다.

한국아파트신문사  kslee@hap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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