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가 제시한 재도장 업체 ‘적격심사표 조작’으로 배제
입대의 회장 및 동대표 “관리소장은 나서지 마라”

안산 모 아파트 입찰비리… 관리사무소와 입주민이 막아 온영란 기자l승인2018.04.12 10:49:11l106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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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재도장 공사를 진행하면서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을 비롯한 일부 동대표들이 사업자 선정지침을 무시하고 최저가 업체보다 약 1억4,600만원이나 비싼 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점수를 조작하는 등의 부정행위를 하다 관리사무소에 적발됐다. 
경기도 안산에 소재한 이 아파트는 약 1,000가구의 규모로 지난달 21일 이 아파트 입대의는 단지 내 각동 내·외부 및 부속건물 균열보수와 재도장 공사를 맡을 업체로 입찰과정에서 최고점을 받은 A사를  선정했다. 
이 아파트 재도장 공사에 참여한 업체는 총 9개로 이 중 4개 업체가 최종 후보에 올랐고 적격심사를 통해 A사가 최저가를 써낸 B사를 제치고 100점 만점에 97점을 받아 업체로 선정되기에 이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이 아파트 관리사무소장은 “적격심사제 세부평가표에 따라 입찰가격에서 최저가를 써낸 B사가 1순위로 30점을 받아야 함에도 4순위인 12점만 받는 데 그쳤고, B사보다 1억4,696만원 더 비싼 가격을 써낸 A사가 30점을 받아 업체로 선정된 것은 의도적으로 해당 업체를 최저점수로 평가해 배제시킨 것”이라면서 “이는 국토교통부 고시인 사업자 선정지침을 무시한 것으로 동일한 조건하에 정상적인 평가가 이뤄졌다면 당연히 최저가를 제시한 업체가 최고득점을 득해 선정돼야 하는 것”이라며 입찰과정의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이렇게 문제를 제기하자 이 아파트 입대의 회장은 “관리소장은 나서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며 소장의 발언을 저지하고 A사와 계약을 체결, 업체 선정 다음날 관리소장의 서류 검토조차 없이 입대의 회장과 감사는 관리사무소를 찾아 소장에게 계약금을 빨리 지급하라며 재촉하자 소장은 이를 단호히 거절했다. 이후 관리소장과 관리직원들은 입주민에게 막대한 손해를 끼치는 것을 막기 위해 지난달 26일과 27일 새벽 단지 내 출입문과 승강기와 전 가구를 돌며 재도장 공사 업체 선정 과정의 문제점을 담은 안내문을 붙였고, 이를 알게 된 입주민들이 반발하자 업체 선정에 앞장섰던 입대의 회장과 5명의 동대표는 지난달 28일 오후 임시회의를 열어 계약을 해지하려 했지만 이를 안 입주민 300여 명이 순식간에 현장을 찾아 반발하면서 회의는 무산됐다. 
이날 현장에 모인 입주민들은 입대의 회장과 감사 등 동대표들에게 해명을 요구하며 목소리를 높였고 이에 입대의 회장과 감사는 “재도장 공사와 관련해 견적을 의뢰해 견적가를 받았고 예가를 근거로 견적가에 가까운 금액을 낸 업체를 선정했다”면서 “또 최저가 업체를 선정해야 하는지 전혀 몰라 발생한 일로 A사와 원만한 합의를 통해 계약을 해지하겠다”고만 할 뿐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에 입주민들은 “아파트 입주민들을 대표해 일할 수 있는 동대표들을 믿고 뽑았는데 점수를 조작해 입주민들에게 막대한 손해를 끼치고 법령조차 몰랐다는 것은 변명이며,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전문가인 관리소장의 의견을 무시한 채 계약을 진행한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입대의 회장을 비롯해 5명의 동대표는 즉각 사퇴하고 관리소장의 주도하에 이들을 상대로 형사고발을 진행함과 동시에 나머지 동대표들도 책임을 통감해 모두 물러나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동안 입대의 회장이 모든 권한을 갖고 아파트에서 군림하는 동안 입주민들은 이에 무관심했고 오늘날 이런 문제까지 발생한 것”이라면서 “앞으로는 아파트 일에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나서달라”고 호소하면서 “아파트에 부임한 지 2달밖에 되지 않은 관리소장이 입대의의 압박에 굴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나서준 덕에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고 감사함을 전하기도 했다.
갑작스런 임시회의 다음날인 지난달 29일 열린 주민총회에도 입주민 300여 명이 참여해 부정행위를 자행한 입대의 회장 및 동대표에 대한 해임 결의를 진행했으며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현 입대의가 진행한 캐노피 부실공사와 관련해서도 모든 서류를 재검토하기로 했다.  
이 아파트 관리소장은 “이번 일은 혼자서 감당하기에 힘든 일임을 알고 공사가 진행되기 전 관리직원들과 함께 신속하게 입주민들에게 이를 알렸고 입주민 모두가 적극적으로 참여해 힘을 모아준 덕분에 그동안 입대의 회장이 자행해 왔던 문제를 뿌리 뽑을 수 있게 됐다”며 입주민들과 관리직원들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한편 이 같은 상황을 접한 대한주택관리사협회 이선미 경기도회장과 권익위 한용훈 고충처리위원장은 지난 3일 해당 아파트를 찾아 “입대의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입주민들의 권익을 위해 용기를 내 줘 주택관리사의 귀감이 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주택관리사로서 소신을 갖고 최선을 다해 달라”며 관리소장을 격려했다. 
현재 이 아파트는 자치관리로 현 입대의가 집권하는 동안 6명의 관리소장이 교체됐으며 입대의 회장의 갑질이 빈번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온영란 기자  oyr@hap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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