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는 종합예술이다 <160>


김경렬 율산개발(주) 경영·지원 총괄사장

 

 

관리업무는 토지나 건물 등 부동산의 개발과 매입, 임대, 처분 등 재산을 관리하는 리츠나 부동산 관련 자금을 조성하는 펀드 등 AM(Asset Management) 분야와, 개발된 부동산의 재산가치를 유지하고 향상시키는 자산관리 PM(Property Management) 및 시설, 보안, 미화, 경비, 설비 등 분야별로 관리하는 FM(Facility Management) 분야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재산관리, 자산관리와 시설관리
재산은 내가 소유한 것을, 자산은 내가 활용할 수 있는 가치 있는 모든 것을 말합니다. 따라서 자본인 재산과 부채를 더하면 자산이 되는 것이지요. AM은 모든 자산을 모아 부동산을 개발한 후 이를 재산으로 삼아 이익을 남기고 투자자에게 이익을 환원하는 업무를 주로 하는 것이고, PM은 개발한 재산이 최대의 가치를 지니도록 자산적 관리를 하는 것이며, FM은 PM을 도와 자산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분야별로 분담해 업무를 처리하는 일을 합니다. AM은 건설 후 분양이나, 임대 후 분양전환으로 매각하기 전까지 자기재산이며, PM은 AM이 소유권을 이전해도 새로운 소유자의 자산가치를 지키기 위한 활동을 계속해야 합니다. 그러니 PM은 단순히 시설관리가 아닌 것이지요. 그렇다고 여러 FM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감독하는 것에 그쳐서도 안 됩니다. 최대의 자산가치는 PM활동으로 지켜지는 것이니까요.

2. 관리주체는 시설관리만 하는 것이 아니다
관리주체는 PM관리의 주역입니다. 단순한 시설관리가 아니라 자산가치를 유지·상승시키는 업무를 해야 합니다. 입지나 활용도, 선호도 등 고정가치는 바꿀 수 없지만 적절한 유지관리를 통해 입주민의 편리성과 안전성을 지켜야 하는데 이를 위해 연중 173가지의 업무를 지속적으로 빠짐없이 추진해야 합니다. 법은 관리소장이 해야 한다고 하지만 이 모든 일을 아무도 혼자서 다 할 수는 없습니다. 또한 혼자 하는 일은 쉽지만 협력은 어렵습니다.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 목적이 다른 사람들, 특히 전체적인 자산가치의 향상이 아니라 당장의 이익을 위해 일하는 여러 FM회사와, 겉으로는 무보수 봉사를 외치면서 속으로는 자기 욕심이 많고 결정권을 가진 동대표들을 조율해 하나의 성과를 이뤄내야 하는 것이니 어렵습니다. 또한 사소한 절차의 위반에 대해서도 처벌로 일관하는 행정관청의 보신주의에 대처해야 하고 때로는 부당한 압력에 직장까지 걸어야 하니 쉬운 일이 아니지요.

3. 종합 자산관리자로서의 자부심을 갖자
재산은 감가상각이 진행될수록 가치가 떨어지지만 자산으로서의 공동주택은 적절한 PM활동을 통해 자산가치가 높아질 수도 낮아질 수도 있습니다. 어차피 개발은 내가 하는 것이 아니고 FM분야는 분야별 전문가들에게 맡겨야 하며 나는 관리주체로서 경영적 관리를 해야 하니 가져야 할 소양이 다릅니다. 종합 자산관리자가 되려면 첫째, 시간의 경과에 따라 달라지는 자산의 가치를 평가할 수 있어야 합니다. 노후와 가치는 비례할 수도 반비례할 수도 있으니까요. 둘째, 소유자의 자산가치 유지에 못지않게 중요한 사용자의 편의를 생각해야 합니다. 모든 관리업무는 사용자의 욕구를 감안해 소유자가 결정하게 되는데, 거주하는 동안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용자와 자산 자체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소유자는 그 욕구가 다릅니다. 셋째, 종합관리자는 한 분야의 전문가가 돼서는 안 됩니다. 사람들은 잘 알고 익숙한 것에 쉽게 빠지기 쉽습니다. 그러나 관리자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잘해 성과를 내도록 조율하는 사람이지 직접 일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자산을 최대한 효용성 있게 관리해 소유자의 자산과 사용자의 편의를 지켜줘야 합니다. 나는 어떤 관리자인지 생각해 볼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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