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사무소장의 시선

김 호 열  주택관리사
인천 산곡한양7차아파트 관리사무소장
‘공동주택 관리병법’ 저자

 

 

 

 

세상의 어쩔 수 없는 변화인지 모르겠으나 예전에 비해 세상 사람들의 개인주의가 점점 심해지는 것을 느낀다.
관리사무소 직원들도 마찬가지다. 직원의 개인주의가 심한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봤다. 
첫째, 가장 큰 이유로 비정규직이라는 구조적 결함이다.
1년 일하고 계속 일할지 말지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서 누구든지 마음을 현 근무지에 안착시킬 수가 없다.
둘째, 저임금의 직종이기 때문이다. 
저임금의 직업은 누구나 쉽게 뛰어 들어왔다가 쉽게 그만두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일할 사람은 많고 일자리에 대한 경쟁도 그렇게 심하지 않다. 
셋째, 갑을 관계에서 갑의 영향력이 너무 크다. 
500가구 기준으로 한 가구당 2명으로 보면 직원 혼자 받들어 모셔야 할 갑은 1,000명이다. 
이 1,000명 중 언제 어떤 사건이 발생해 갑의 영향력이 발휘될지 모르는 일이다. 
특정 직원에 대한 불만 때문에 입주민 하나가 그 직원을 교체하려고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면 그 직원은 견뎌내기 힘들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직원들은 한 공동주택 관리사무소에 오래 근무한다는 개념이 희박하며 언제든지 떠나는 철새의 본능을 갖고 있다. 
그렇기에 관리사무소 직원 급여가 평균 이하면서, 시끄럽거나 일이 많은 공동주택은 관리사무소장도 마찬가지고 직원들이 자주 바뀐다. 
이런 공동주택은 임시방편용 관리의 연속이며 계획적이고 체계적인 철저한 관리는 불가능하다.
그럼 모범적인 관리가 이뤄지는 공동주택은 어떤 곳일까?
직원들의 개인주의 성향이 약한 곳이다. 직원들의 결속력이 단단하며 근무지를 떠날 생각이 없다. 대부분이 장기 근속자며 급여도 상위권 수준을 유지한다. 
관리소장은 공동주택 관리의 총괄책임자로서 올바른 관리를 위해 직원들의 결속을 도모해야 하며 그것이 곧 입주민에 대한 만족스런 서비스로 이어진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걸림돌이 많은 게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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