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두칠성을 가슴에 담아 본 적 없지만
꿈 꿀 수 있다. 그녀는
사랑의 꿈을 믿었지만
사랑은 오래 참지 못하고 교만하고 무례했다.
마치 점자를 만지듯 셔츠 단추를 채워주며
아르바이트 나가는 아들의 얼굴 표정을 읽고
한 점 빛이 손짓하는
아침을 향해 한 발 내딛어 보는데.
그녀의 꿈속에선
사랑은 늘 벼랑에서 풀 한 포기 붙들고
헛손질하는 것이었고
하루하루는 넘어야 하는 파도 끝에
다가오는 섬이었고
사과는 늘 까만색이었다.
파랗게 멍이 든 하늘에 별들이 떨어져
담장에 노오란 무더기 장미가 피어나던
밤, 아들은 오토바이를 타고
하늘로 번지점프를 했다.
그녀의 입에서 뻗어 나오던
초록빛 하트 모양의 담쟁이 넝쿨
더 이상 위험한 난간을
타고 오르지 못한다.
한 번도 초점이 맞은 적 없는
그녀의 두 눈동자
오늘저녁, 꿈속의 사과는 또 어떤 빛깔일까.
정 채 경
kslee@hap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