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는 종합예술이다 <155>

 

김경렬 율산개발(주) 경영·지원 총괄사장

 

원망(Resentment)은 못마땅하게 여겨 탓하거나 불평을 품고 화를 내거나 미워하는 마음인데 왜 원망을 할까요? 나에게 손해를 끼칠 때보다 나를 알아주지 않을 때 더 원망한다고 합니다. 

1. 니가 나를 모르는데 난들 너를 알겠느냐
잘못을 보고 지적하고 욕하기는 쉬운데 잘한 것을 찾거나 찾아도 칭찬하기는 어렵습니다. 자기의 부족함을 들키지 않기 위해 남을 욕하고 험담을 하는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 칭찬하면 내가 더 못나 보여 그런 걸까요? 사랑하면 좋은 점만 보이고 용서하게 되는데 이러려면 우선 내가 스스로를 존중하는 자긍심(self-esteem)이 있어야 하고 자긍심은 대부분 사랑받고 있다고 생각할 때 생긴다고 합니다. 나의 좋은 점을 보아주고 칭찬하며 사랑해 주는데 스스로를 존경하는 긍지가 생기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세나개(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라는 동물 행동교정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주인공 훈련사는 개의 행동을 유심히 살피고 개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훈련을 시킵니다. 그리고 말합니다. 보호자가 개를 사랑하고 잘하는 것을 칭찬해 주며 보상해 주는 것이 잘못된 것을 지적하고 혼내는 것보다 더 사랑받는 개로 만든다고 말입니다.

2. 너무 믿으면 원망하게 된다.
사람은 하나의 작은 성공을 하고 칭찬을 받으면 스스로 성취감이 생겨 또 다른 성공을 하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그건 당연하지’라고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거나 ‘그것밖에 못 해?’라는 평가를 받으면 원망하게 됩니다. 특히 믿었던 사람에게서 이런 반응을 받으면 배신감에 원망이 더 커집니다. 내 편이 될 거라고 믿고 학연, 지연을 총동원해 학교 선·후배나 동향사람을 동대표로 선출해 놨는데 갑자기 뒤통수를 칩니다. 뒤에서 관리소장의 단점을 지적하며 자기가 동대표 되기 이전의 일들을 끄집어냅니다. 전임대표들이 한 일은 잘못됐고 그 이유는 모두 관리소장이 주도하거나 조언을 잘못해 그렇게 됐다는 것이지요. 왜 이렇게 됐을까요? 내가 착각한 것입니다. 동대표는 동대표일 뿐 결코 학교 선후배도, 고향친구도 아닌데 당연히 내편이라고 생각한 내가 잘못된 것입니다. 더구나 그 동대표는 지금 직업도 없습니다. 관리소장이 하는 일을 하루 종일 곁에서 보니 이 정도 일을 하고 그 급여를 받는데 나는 뭐냐는 생각이 앞서고 인연 때문에 계속 못되게 굴 수도 없으니 아예 관리소장을 교체해 맘 편히 동대표 노릇을 하겠다는 것이지요. 철썩 같이 믿은 배신감에 원망만 쌓입니다.

3. 남을 원망할 만큼 나는 잘난 사람인가?
그런데 나는 남을 원망할 자격이 있을까요? 스스로 칭찬할 만한 일을 했다고 생각하는데 남이 칭찬하지 않는다고 원망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요? 칭찬을 기대했다가 질책을 받았다고 원망을 하면 나만 상처받습니다. 상대방이 칭찬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합니다. 특히 못난 사람에게는 공을 돌리고 당신 때문에 이 일을 할 수 있어서 고맙다고 해야 합니다. 즉 상대방의 수준에서 상대방의 자긍심을 세워주지 않으면 내 자긍심도 정체성(Identity)도 잃게 됩니다. 질투란 ‘남의 불행을 기뻐하고 남의 성공은 시기하는 마음’이라고 합니다. ‘나는 예쁘지 않아도 남편이 김지미라고 해준다면 김지미다’라는 자긍심을 가지려면 예쁘지 않아도 자기를 영화배우 김지미 만큼 예쁘게 생각해주는 사람이 있으면 됩니다. 그런데 사랑받으려면 계속 예뻐야합니다. 항상 나에게 열광하고 경탄하게 하려면 범상치 않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스피노자는 말합니다. 원망하는 마음이 생기면 다시 거울을 봐야 합니다. 내 어디가 예쁘지 않은지 행동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말투는 괜찮은지 살펴보고 화장을 고쳐야 사랑이 지속되는 법입니다. 여자가 아내가 되지만 아내는 여자는 되기 힘드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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