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 事 논 단

 

하 성 규  한국주택관리연구원 원장

 


미래의 주거에 대한 예측은 매우 흥미롭다. 미래 한국인의 주거양식은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미래 주거양식 및 주거문화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은 무엇인가? 한국인의 주거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을 예측해 보면 크게 5가지 분야로 정리된다. 인구 및 가구변화, 경제, 기술, 사회, 환경이다. 미래 예측 시기는 향후 30여 년으로 상정한다.
인구 및 가구특성으로는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해 노동인구는 줄고 1인가구와 노령가구가 증가하게 된다. 외국인과 다문화 가정도 점차 증가하게 된다. 경제는 저성장이 지속되고 저금리기조와 소득 양극화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기술 분야는 주택분야에 있어 인터넷과 로봇 등의 응용기술이 현실화 된다. 인간에게 더 좋은 지능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텔리전트 기술, 사물 인터넷(Internet of Things)이 주거에 적용된다. 3D 프린트 주택이 생산되기도 한다. 그리고 주거 환경적 관점에서 기후, 재난으로부터 안전하고 주택관리에 있어 자동조절기능이 접목된다. 사회적 측면에서는 사람들의 가치관과 삶의 방식이 다양해지고 웰빙(well being),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해 주택 건설 및 관리에 있어 새로운 접근방식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주거트렌드를 변화시키는 요소와 함께 주택의 사용자 가치를 증대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변화될 것으로 추측된다. 먼저 주택의 규모는 어떻게 변화될 것인가다. 1인가구와 노령가구가 증가하고 자녀의 수가 1명인 가구의 경우 작은 규모의 주택을 선호할 것으로 보인다. 도시지역에 거주하는 1인가구나 노령가구의 경우 굳이 큰 평수의 집이 아닌 가구원수에 적합한 주택규모를 선택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주택의 선택에 있어 기능적인 면을 먼저 고려하게 된다. 즉 규모는 작지만 기능은 중형 이상의 주택과 같은 것을 선호하게 된다. 이들 소형가구들이 필요로 하는 예측 평균 주택규모는 50㎡ 전후 수준 이다.
향후 주택공급과 관리에 있어 정책적으로 강조될 것으로 전망하는 것은 에너지 생산과 저에너지 주택이 높은 가치로 평가받는 시대가 온다는 것이다. 즉 환경 친화적이고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 신축 주택에 관심이 증가하게 된다. 
오래된 주택들도 리모델링과 재건축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의 경우 리모델링은 거주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보다 더 안전하고 편리한 시설들을 보강하게 된다. 예를 들어 녹물이 나오는 오래된 수도관의 경우 교체보다는 세척방식이 보편화될 것이다. 특히 일본에서 많이 사용하는 관의 내부를 세척해 수명을 늘리는 ‘관 갱생(更生) 공법’이 보편화된다. 
주거선호와 주거문화라는 관점에서 세 가지의 큰 흐름으로 예측할 수 있다. 하나는 주택의 편리성, 기능성, 접근성에 초점을 둔 도심형 주거와, 다른 하나는 쾌적성, 안전성, 공동체성을 강조한 교외형이다. 도심형은 주로 20~40대가 주도적인 연령층으로 직장이 도심에 위치하고 자녀교육이 우선적인 가구 및 1인가구가 선호한다. 
그리고 교외형은 50대부터 생활에 여유를 가진 연령층으로서 병원, 커뮤니티시설 등이 잘 갖춰진 도시에서 멀지 않은 교외지역의 주택을 선호한다. 세 번째는 도심형과 교외형 둘 다를 구가하는 통합형이다. 직장과 가까운 곳에 집을 두고 주말과 휴가기간을 주로 이용하는 교외형 주말주택을 활용하는 사람들이다. 서구 중산층 사람들의 별장 혹은 세컨하우스(second house)와 독일의 주말농장 개념의 클라인 가르텐(Klein Garten)이 우리나라에도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부분 한국인의 경우 여전히 교외지역 보다는 도심지역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가장 큰 이유는 교통 편리성과 자녀교육문제 때문이다. 아울러 아파트의 경우 가격상승률이 높고 거래가 원활한 지역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래는 위에서 말한 도심형과 교외형이 병존하는 형태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유가 있는 중산층은 세컨하우스가 보편화될 것이다. 
미래의 주거공간은 작아짐과 동시에 더욱 스마트하고 기능적으로 변할 것이다. 인공지능(AI)을 탑재하고, 사물인터넷(IoT)기반으로 운영되는 새로운 개념의 주택이 유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미래 예측은 단순히 주택사업을 하는 업자들의 관심영역뿐 아니라 주거정책을 다루는 정부와 공공기관에서도 면밀히 분석하고 논의해야 할 중요한 영역이라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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