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가지 절단작업 중 추락사…관리주체 책임은?

서울서부지법 마근화 기자l승인2018.02.09 16:29:16l106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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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대문구 모 아파트에서 나뭇가지 절단작업을 하던 경비원이 추락해 사망한 사고로 인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기소된 관리사무소장 A씨와 주택관리업자 B사가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고 최근 그대로 확정됐다.
해당 아파트에서는 지난 2016년 3월 22일 오후 3시 10분경 경비원이 안전모만 착용한 상태에서 이동식 사다리에 올라 약 3.6m 높이에서 나뭇가지 절단작업을 하던 중 아래로 추락해 같은 해 4월 6일경 결국 사망에 이른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관련기사 제1037호 2017년 8월 16일자 게재> 
당초 공소사실에 의하면 A소장이 경비원에게 작업을 지시하면서 작업발판을 설치하거나 안전대를 착용하도록 해야 함에도 이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관련법령을 살펴보면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1항 제1호에서는 사업주는 사업을 할 때 ‘기계·기구, 그 밖의 설비에 의한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이하 규칙) 제32조 제1항 제1호·제2호에서는 물체가 떨어지거나 날아올 위험 또는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작업에는 안전모를, 높이 또는 깊이 2m 이상의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하는 작업의 경우 안전대를 지급하고 착용토록 해야 하며, 제42조 제1항에서는 근로자가 추락하거나 넘어질 위험이 있는 장소 또는 기계·설비 등에서 작업을 할 때 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있는 경우 비계를 조립하는 등의 방법으로 작업발판을 설치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1심 법원은 규칙 제42조 제1항의 ‘기계·설비에서 작업을 할 때 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있는 경우’에 이동식 사다리 등을 이용해 일정한 높이에서 작업하는 경우가 항상 포함된다고 해석한다면 사업주가 언제나 지표와 사다리의 정점 사이의 공간에 고용노동부 고시에 따른 엄격한 규격에 맞춰 작업발판 등을 설치하도록 일률적으로 강제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에 부당하다고 봤다. 아울러 피해자의 추락 장소가 작업발판 등을 설치해야 할 장소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점 등을 근거로 A소장이 사고 당시 취했어야 할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1항의 ‘기계·기구, 그 밖의 설비에 의한 위험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에 작업발판 설치의무가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A소장과 B사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대해 검사 측은 항소이유를 통해 “사고현장에 이동식 비계설치가 어려웠더라도 차량용 승강기 등을 통해 더욱 안전하게 작업을 할 수 있었던 점 등에 비춰 보면 A소장에게 작업발판 설치의무가 면제된다고 보기 어렵고, 피해자가 안전대 착용을 게을리 했다는 이유만으로 피고인들이 면책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항소심 서울서부지방법원 형사1부(재판장 지영난 부장판사)도 최근 1심 법원의 판단은 정당하다며 검사 측 항소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특히 “피해자가 추락한 나무 바로 옆에는 맨홀이 지상 높이 33~40㎝ 정도로 돌출해 있을 뿐만 아니라 맨홀 반대쪽 측면에 다른 나무 한 그루가 더 서있어 비계설치나 차량용 승강기 설치를 위한 공간이 확보되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이와 관련해 검사 측은 사고 이후 크레인차량을 이용해 사고 현장의 나무 세 그루를 밑둥까지 자른 사실이 있다며 작업발판 설치가 가능했다는 취지로도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해당 작업을 실시한 조경업체 사장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나무가 위치한 곳 바로 옆에 차량을 주차하기 어려워 16m 떨어진 곳에 주차하고 20m까지 뻗을 수 있는 크레인 버킷을 사용했다는 것이어서 크레인차량을 사용하지 않고 사다리로 전지작업을 하기로 결정한 것을 탓하는 것은 별론, 사다리로 작업을 하면서 작업발판을 설치하지 않은 것을 문제 삼기는 어렵다”고 봤다.
더욱이 “작업 당시 민원이 제기된 나무 3그루 중 2그루의 전지작업을 무사히 마친 후 마지막 나무에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사다리 작업 자체는 통상적인 작업방법으로 가능했다”고 덧붙였다. 
안전대의 경우 몸에 착용한 후 별도의 로프로 사람의 몸을 지탱할 수 있을 정도의 나뭇가지에 감은 후 안전대에 있는 후크를 걸어 사용하는 것이므로 사다리에서 안전대를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추락을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1심과 판단을 같이 했다.
이어 안전대 지급과 관련 ▲A소장이 사고가 발생한 지 한 달 전 경비원들에게 안전모, 안전대 등의 장비를 착용하라는 내용으로 안전교육을 실시한 사실 ▲나뭇가지 절단작업을 위해 안전대를 구입했고 작업당일 관리과장과 경비반장에게 작업자들에게 안전대를 착용시킬 것을 지시하고 안전대의 이상 유무를 확인한 사실 ▲경비반장이 경비원들에게 안전대 착용을 지시했으나 피해자가 불편하다며 안전대를 착용하지 않고 작업을 한 사실 등을 근거로 A소장이 피해자에게 안전대를 지급하지 않았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마근화 기자  yellow@hap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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