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용수의 에세이

 


 

복잡하게 얽히는 것이 세상이다.
이해관계가 다를 수밖에 없는 것 또한 세상이다.
보는 시각이 다르고 생각하는 관점이 다르기에 민주주의다.
너 없이는 못살다가 너 때문에 못살겠다는 게 세상이다.
혼자 있기 싫어서 만나고 같이 있기 싫어서 헤어지는 만남과 이별.
한 이불을 덮고도 부부 갈등이 많아 이혼율이 높단다.
임금이나 노동조건에 따른 이해관계로 발생하는 노사 갈등이야 피할 수 없는 일이지만 이익갈등(利益葛藤)이 너무 많다.
대립과 경쟁이 있는 한 갈등이론(葛藤理論)은 존재할 것이다.
총론에는 찬성을 하지만 각론에는 용납하지 않는다.
혐오시설이 꼭 필요하다고 박수를 치지만 내 고장, 내 지역에는 절대로 아니 된다는 지극한 애향심.
갈등이 너무 많은 오늘이다. 세대 갈등, 고부 갈등, 조직 갈등, 업무 갈등, 노노 갈등, 사제 갈등, 종교 갈등…. 애견인과 비애견인 사이에도, 흡연자와 비흡연자 사이에도 갈등이 너무 많다.
쌍둥이 형제간에도 세대 차이가 난다고 갈등이 있다 하니, 갈등은 반드시 요구되고 없어서는 아니 된다는 필요불가결인 운명인가 보다.
평등, 차별이 없는 것을 말함이다.
남녀의 차이는 있어도 남녀의 차별이 없으면 남녀평등이다. 남녀의 성에 차이는 있어도 성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고 동등하게 대우받으면 양성평등이다. 평등(平等)의 평(平)은 평평할 평이요, 평등(平等)의 등(等)은 가지런할 등이다. 평평하고 가지런하면 평등이다. 고르고 한결 같으면 평등이다. 권리나 의무, 신분 따위가 차이는 있어도 차별이 없으면 평등이다. 입주민과 경비원의 차이는 있어도 사람이라는 차별이 없으면 평등이다. 능력에 따라 연봉에 차이는 있어도 대우에 차별이 없으면 평등이다.
갑과 을에 차이는 있어도 질에 차별이 없으면 평등이다.
갈등과 평등!
칡과 등나무라는 갈등은 푸르기만 한데 사람의 갈등은 참으로 어렵다.
오늘도 광장에 집회가 시작되고 오늘도 도로에 현수막이 걸린다.
파사현정(破邪顯正)이, 국태민안(國泰民安)이, 망원진세(望遠進世)가 사자성어로 무술년의 길을 열지만, 각종 플래카드가 난무하고 고함소리가 시끄럽다.
왼쪽에 눈을 가진 광어가 좌파라면, 오른쪽에 눈을 가진 도다리는 우파다. 광어와 도다리는 바다 속에서 무슨 일로 싸움도 안하고 잘 지내는 것일까.
갈등이 없는 평등 때문일까.
왼손잡이도, 오른손잡이도 내 자식이라는 사랑의 어머니는 비교가 없어 갈등이 없는 평등 때문일까.
뒤엉켜 올라가는 저 칡과 등나무의 덩굴손은 허공을 향해 전진이다.
갈등도 전진인가보다. 덜어내고 보태면서 나눔의 미학으로 뒤엉켜 올라가면 사랑이다.
무술년이다. 저출산과 고령사회를 위한 위원회가 삶이 먼저라고 대책을 세웠단다.
심각한 인구 위기가 마지막 골든타임이라고 외치니, 결혼은 피하지 말고 이혼은 피해야 한다.
갈등이 어찌 없을 수 있으랴만 포기하지 말아야 할 것이 결혼이다. 나중에 하지 말아야 할 것이 사랑이다.
무술년에는 국민소득 3만달러가 넘을 것이란다.
갈등과 평등, 공통분모는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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