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의 문화답사

 

 

*노노미야 신사-겐지모노가타리의 무대가 된 신사
일본 문학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장소로 겐지모노 가타리의 무대가 된 신사다. 신사 내에는 손으로 문지르면 소원이 이뤄진다는 ‘오카이메이시’라는 돌이 있어 연인과의 사랑, 합격 기원을 위해 찾는 일본인들이 많다. 신사 내부의 오른쪽에는 여러 가지 작은 명패(일본 부적)를 팔고 있는데 행복기원, 교통안전, 건강기원 등 종류와 모양이 다양하다. 명패에 글씨를 써서 왼쪽편의 거치대에 걸 수 있도록 돼 있다. 신사의 가운데 부분에는 동전, 지폐 등을 시주하는 통이 있고 시주를 한 후에 소원을 비는 사람들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아라시야마-벚꽃과 단풍의 명소, 아라시야마(남산)
봄에는 벚꽃, 가을에는 단풍으로 그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는 아라시야마는 교토 서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헤이안시대에 귀족의 별장지가 된 이래 교토의 대표적인 관광지다. 산과 골짜기가 이루는 빼어난 자연풍경으로 인해 나라의 사적 및 명승으로 지정돼 있으며, 아라시야마의 중심부를 흐르는 강 가츠라가와에 걸린 도게츠교(도월교)는 아라시야마의 상징이다.
도게츠교를 사이에 두고 상류는 오오이가와(대도천)라 하며, 하류부터는 가츠라가와(계천)라 한다. 오오이가와 상류의 호즈가와 유역은 임업이 성행하는데 그 벌채한 목재를 강을 통해 교토로 운반했다. 아라시야마는 그 운반로의 종착점이기도 하다.

*료안지-석정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 없고 연못도 없이 오직 크고 작은 돌과 자잘한 백색자갈로 ‘마른 산수’로 꾸민 이 정원은 선(禪)의 정신을 표현한 추상조형의 극치로 평가받는다.
동서 25m, 남북 10m 정도의 장방형 공간을 낮은 흙담으로 둘러싸고 그곳에 흰색의 모래처럼 보이는 아주 자잘한 자갈을 깔아놨다. 거기에 크고 작은 돌 15개를 드문드문 배치했다. 기이한 모양도 아닌 돌들이 아무런 의도 없이 자연스럽게 놓였다.
돌 주변으로 이끼가 자라 마치 망망대해에 떠 있는 섬처럼 보인다. 모래를 고르게 펴면서 만들어진 갈퀴 자국이 잔잔한 물결을 연상하게 한다.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완벽한 침묵의 공간이다.
료안지의 석정이 언제 조성됐는지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고 있다. 1467년 오닌의 난 당시 불탄 절을 15세기 말에 복원하고 그 즈음에 만들어졌을 것으로 추정할 뿐이다. 료안지 복원은 호소카와 가쓰모토의 아들인 마사모토가 맡아 1488년 방장건물이 완성됐다. 그후에 석정이 조성됐을 것으로 본다.
그 작업을 소아미라는 화가가 했다는 설과 당시 료안지의 주지였던 도쿠호 젠케쓰가 사찰의 정원을 만드는 전문가 그룹과 함께 만들었다는 설이 있지만 정확하지 않다. 아무튼 석정이 500년 전 꾸며졌을 당시 파격이었을 것인데 지금 봐도 파격적이다. 나지막한 흙담을 그림의 프레임이라고 한다면 지극히 이지적인 추상미술 작품이고, 조형예술로 본다면 돌과 모래를 이용한 설치미술이다. 바람소리와 새소리가 음향이고 내리쪼이는 햇살은 마치 조명 같다.
 
*덴류지의 조원지
이 절을 세운 무소 소게키(1275~1351) 국사는 난세를 슬기롭게 헤쳐나간 고승으로 정원 조영에도 뛰어났다고 한다. 불세출의 정원 설계사였던 그는 거주한 사찰마다 훌륭한 정원을 남겼다.
덴류지의 조원지는 ‘마음 심’자 형의 커다란 연못을 조성하고 그 주변으로 산책길을 낸 지천화유식 정원이다.
한쪽 면이 산자락에 바짝 붙어 있어 멀리 아라시야마와 가까이 가메야마의 자연풍광을 그대로 끌어안은 모습이 매우 아름답다.
웅장한 방장 건물 앞의 마루에 조원지를 감상하는 사람들로 가득한 것도 볼거리다. 인공과 자연의 조화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조원지는 한 폭의 산수화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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