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용수의 에세이

 

 

너무 흥분하여 미친 듯이 날뛰는 걸 열광이라 한다.
너무 기뻐서 큰 소리로 부르짖는 걸 환호라 한다.
열광이나 환호는 미리 준비된 것이 아니라 예고 없이 찾아올 때가 많다.
예고도 없는 홈런이, 예고도 없는 3점 슛이 터질 때에 열광하고 환호한다.
열광과 환호가 함께할 때 함성이 된다.
그냥 미친 듯이 날뛰는 발광과는 다르다.
발광이 내는 소리는 고함이다.
고함은 대립에서 많이 발생하니 마주보는 맞고함일 때가 많다.
열광과 환호는 동질에서 발생하니 한 방향을 함께 보고, 같은 방향을 같이 보며 지르는 함성이다. 무술년 해돋이에 바다에서든 산에서든 한 방향을 향한 소리는 함성이다.
만나지만 섞이지 아니하고, 섞이지만 용해되지 아니하는 것들.
사회의 구석구석에서 모두 사라졌으면 좋겠다.
만나면 섞이고, 섞이면 용해되어 함께 흐르는 강물.
격차가 있고 걸림돌이 있지만, 더디더라도 함께 가는 강물.
아무리 못나고 시시하더라도 더불어사는 세상이 아닌가.
이제 평창의 동계올림픽이다.
붉은 악마가 아니어도 괜찮다.
내편이 아니어도 괜찮다.
열광과 환호와 함성은 이기적인 것이 아니라 감동적일 때가 아니더냐.
승자를 향한 나도 모르는 기립의 축복, 나도 모르는 감탄의 탄성, 우리는 그것을 열광이라 하고 환호라 한다.
우리의 정치도 고함 대신 환호와 함성이 많았으면 좋겠다.
우리의 경제도 절규 대신 환호와 함성이 많았으면 좋겠다.
너의 말이 신뢰가 되고 나의 말이 믿음이 되어 가짜뉴스가 없었으면 좋겠다.
작은 겨자씨 하나 세로로 심을 땅 하나 없다 해도, 겨자씨만한 믿음만 있다면 천국이 거기에 있다고 성경은 말한다.
자랑스러운 무술년 대한민국 삶의 응원가는 골목골목마다 열광과 환호, 그리고 함성이기를.
새날의 시작은 이해인의, ‘우리 서로 사랑하면/언제라도 봄/ 먼데서도 날아오는 꽃향기처럼/ 봄바람 타고/ 어디든지 희망을 실어 나르는/ 향기가 되자’는 ‘꽃 이름 외우듯이’로 출발하면 어떨까.
너와 나는 하늘이 점지한 꽃 중의 꽃이 아닌가.

 

저작권자 © 한국아파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